17 C
Los Angeles
10 C
New York
Sunday, November 3, 2024

윤재홍 교수의 인체 부위별 통증 매뉴얼 ⑬ 감기 (感氣)

△ 감기도 계절이나 증상에 따라 원인이 다르므로 먼저 원인부터 찾아 침 또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사진©shutterstock_Chepko Danil Vitalevich

 

겨울감기는 寒風ㆍ봄감기는 冷氣이 원인, 치료법도 각기 달라

표열인 겨울감기는 발한ㆍ이열인 봄감기는 하설로 침ㆍ약 치료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한 계절이면 감기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만병의 근원인 감기는 걸렸다는 뜻의 감(感)과 기운 기(氣)로 그 뜻을 합하면 ‘찬 기운에 정체 되었다, 찬 기운이 몸 안에 침입했다’ 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의 감기는 인체 위기(衛氣)의 저하와 육음(六淫)의 변화에 의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본다. ‘위기(외부에 대한 면역력, 외부감염에 대한 저항력)’가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 환경(육음)의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 질병요인이 돼 감기에 걸리는 것이다.

육기(六氣 = 風寒暑濕燥火)가 정상적이지 않고 병리인 육음(六淫)으로 바뀌면서 병리화 될 때 이를 ‘상한병(傷寒病)’이라고 하며 관련 학문이 `상한론(傷寒論)`이다.

 

▲   육경증으로 보는 감기

한풍(寒風)으로부터 오는 겨울 감기는 외부로부터 오는 기운이기 때문에 옷을 두텁게 입으면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른 봄의 냉기(冷氣)는 아무리 두꺼운 옷을 입었더라도 뼈 속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추위를 이기려면 위기(衛氣)를 실(實)하게 해야 된다. 한풍은 외부로부터, 냉기는 아래로부터(내부) 각각 오기 때문이다.

 육경증(六經證)은 태양경증(太陽經證), 양명경증(陽明), 소양경증, 태음경증, 소음경증,  궐음(厥陰) 경증 등이 있다.

겨울 감기는 태양경증(족태양방광경 = 足太陽肪胱經)으로, 잔등이 오싹하고 잔등과 머리가 무거우며 콧물이 나기도 하고 오한기(惡寒氣)도 난다. 이런 증상은 표열(表熱)이므로 발한(發汗 = 땀)을 시켜야 한다.  매운 음식을 먹거나 몸을 따뜻하게 하고 땀을 흘리면 증상이 많이 개선된다.

요즘은 태양경증이 감소된 반면 심인성(心因性 = 울화 또는 신경성)에서 오는 양명경증의 감기가 늘어나는 추세다.

봄 감기는 양명경증(족양명위경 = 足陽明胃經)으로, 이열(裏熱; 속의 열)이라 하여 목이 붓고 아프거나 변비와 소화기능 이상이 오기도 하며 대체로 피곤하다. 이때는 속의 열을 변(便)으로 내려준다.

즉 표열은 발한(發汗)으로 이열은 하설(아래로 내림下泄)로 각각 다루는 것이다.

 

 

육경증에 의한 병과 보약

자주 변해 전위(傳位)되는 육경증에 의한 병은 간단하지 않아서 두 가지 이상의 병증을 갖고 있을 때가 많다. 또한 오행(五行)상의 오장(五臟)과 오시(五時)에서 겨울철(冬節)은 신장(腎臟)이, 봄은 간장(肝臟)이 각각 주가 된다. (참고로 여름은 심장心臟, 가을은 폐장肺臟)

옛 어른들은 부인과의 관계 횟수도 계절별로 정해 놓았다. 계절별 성관계 횟수 비율을 봄은 춘삼이라 하여 삼 일에 한번, 하륙(夏六)이라 하여 여름에는 6일에 한번, 추일(秋一)이라 하여 하루걸러 한번, 무동(無冬)이라 하여 겨울에는 매일이라 했다. 때문에 사대부들은 봄철에 보약으로 정(精)을 보충했다. 현실적으로도 봄가을의 보약은 그래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현재까지 겨울철 감기에 쌍화탕(雙和湯)을 많이 먹고 또 효과도 뛰어나다. 쌍화탕은 어찌 보면 인체 조화를 이루는 최고 보약 중 하나다.

쌍화탕의 어원을 찾아보면 ‘쌍(雙)’은 한 쌍의 남녀를, ‘화(和)’는 조화를 각각 의미한다.

옛 어른들은 쌍화탕을 남녀 즉 부부가 성생활 하기 전후 복용해 성생활에 따른 부족되기 쉬운 에너지와 음액(陰液)을 보강(補强) 자양(滋養)하는데 이용했다고 한다. 쌍화탕 인체 기운(氣運)과 혈액(血液)을 재 충전시키는 명약인 것이다.

또한 오행상에 봄은 간(肝), 동(東), 목(木), 바람(風)이다. 때문에 봄에 중풍(각종 신경통 포함)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상생(相生)의 수생목(水生木) 즉 수생풍(水生風)으로 수(신장, 水=腎)를 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감기의 한방 치료

감기는 ‘만병지근본(萬病之根本)’ , ‘백병지시야(百病之始也)’라고 했다. 감기를 사전에 예방하려면 평소에 욕구불만의 울화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과도한 체력소모에서 오는 소모성 열이나 과음으로 인한 주화(酒火)도 삼가한다.

침 치료로는 열을 내리고 기침을 다스린다. 주로 쓰는 혈자리는 풍문, 풍지, 외관, 정천, 풍부, 대추, 합곡, 영향, 태양, 그 외 증상에 따라 소상, 열결, 태연, 어제, 폐수, 심수, 천돌, 족삼리, 견정 등을 쓴다.

오한이 있고 땀이 없을 때는 열결, 복유, 오한이 있고 땀이 있을 때는 외관, 소상, 후계, 두통과 코가 막힐 때는 후계, 태양, 영향, 기침, 목이 아플 때는 폐수, 천돌, 태연, 중부, 대추, 곡지, 인영, 열이 심할 때는 소상, 소택의 사혈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약의 경우는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반적으로 코감기에는 소청룡탕, 삼소음, 곽향정기산, 패독산, 방풍 통성산, 기침과 가래에는, 정천탕, 소청룡탕, 행소탕, 해표 이진탕, 궁소탕, 십신탕, 신기환을, 목감기에는 용뇌고, 은교산, 필용 감길탕, 형소탕을, 몸살 감기 중 열이 심한 경우에는   갈근 해기탕, 궁소산, 방풍 통성산 등을 각각 쓴다.

또한 소화 장애가 있으면 오적산, 향갈탕, 일반적 만성 몸살은 쌍화탕, 녹용 대보탕 등을 사용한다. 임신 중 감기에는 삼소음(기침 감기), 소시호탕 (한열 왕래,) 자원탕(기침), 궁소산 (열이 심한 경우), 자소음(임신초기 입덪 및 감기초기) 등 한열 및 발열, 내상 및 증과 호흡기, 근육, 소화기, 몸의 허약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쓴다.

 

양방적 관점의 감기

일반 감기와 독감은 원인, 증상, 치료법이 완전히 다르다.

‘독감’은 ‘독한 감기’가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A, B, C형 3가지 중 A, B형은 심각하며 특히 전염성이 강하고 폐렴 등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A형이 제일 심각하다.

감기는 리노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 200여종의 감기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주로 코, 목 등 기도 윗부분에 콧물, 기침, 가래, 인후통 같은 증상이 국소적으로 나타난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전신에 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므로 흠씬 두들겨 맞은 듯한 몸살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는 백신을 만들 수 없지만 독감은 백신을 만들 수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워낙 다양하지만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한 종류이기 때문이다.

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매년 백신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노약자는 그해 유행하는 독감 백신을 미리 맞는 것이 좋다. 단 백신으로 항체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독감이 유행하기 3~4개월 전에 맞는 것이 좋다.

또 가끔 감기로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코가 간질간질하며 재채기와 콧물이 멈추지 않고 초기 감기와 비슷하지만 목이 붓거나 열이 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증상이 오래 가기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알레르기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감기의 양방 치료

미국에서 감기약으로 나온 양방 약은 약 200여 종이지만 많이 쓰이는 것을 잠시 살펴 보자. 종합 감기약으로 데이퀼(DayQuil)은 타이레놀 성분이 있어 진통, 해열에 효과가 있고, 기침, 막힌 코를 뚫어 준다. 나이퀼(NyQuil)은 몸살, 열, 기침, 콧물을 멈춘다. 다만 복용 후 졸음이 오니 꼭 밤에 먹여야 한다.

또한 델심(Delsym)은 기침 약, 로비투신(Robitussin)은 가래를 배출시키고 숨이 답답한 증상을 해소하며, 이름 옆에 ‘DM’이 있으면 기침도 해소시킨다.

지르텍(Zyrtec)은 콧물과 목이 간지럽고 기침 날 때 효과적이다. 수다페드(Sudafed)는 감기가 온 후 코가 막히고 얼굴이 무겁고 답답하게 눌리는 느낌이 있는 증상일 때 먹는다. 애프린(Afrin)은 뿌려서 코를 뚫어 주는데 내성이 있어서 3일 이상 사용하면 안 된다.

그 외에 해열과 진통에 효과가 빠른 이부프로펜은 일반약 진통제 ‘애드빌’의 주성분으로 많이 사용한다. 부작용으로는 위벽 보호층이 얇아지고 위 점막이 손상될 위험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며, 특히 고혈압 환자는 조심한다.

이 밖에 아스피린으로 대표되는 아세트살리실산은 110년 동안 사용해왔던 진통제로 버드나무 껍질 추출 성분이다.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할 수도 있지만 혈액 응고를 억제하므로 노인 만성질환자나 혈우병 환자 등은 사용을 금한다. 특히 뇌졸중이나 심장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사람이 관절염이나 두통 진통제로 이부프로펜을 먹으면 이부프로펜이 아스피린의 혈전 용해 작용을 방해하여 심장병 발생 위험성이 더 커진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참고한다.

양방에서는 증상에 따라 코막힘에는 비충혈제거제, 가래에는 거담제, 콧물에는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한다. 항히스타민제는 콧물이나 재채기를 동반한 감기에 매우 효과적이지만 가래를 달라붙게 하고 배출하는 기관지 섬모운동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어 가래와 기침이 고질화된 감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숨쉬기 답답하고 기침과 가래가 끓는 목감기에는 진해제와 거담제가 처방되고 가래가 나오지 않는 마른 기침인지 가래가 나오는 습성 기침인지에 따라 치료처방이 다르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Copyrights ⓒ 메디컬 한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dvertisement -

More articles

- Advertisement -spot_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