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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27, 2024

윤재홍 교수의 인체 부위별 통증 매뉴얼 ⑨ 교통사고 후유증

△ 앞으로는 교통사고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미리부터 교통사고 증상 및 진단, 치료 등에 대해 알아 두어야 한다. 사진©AdobeStock_Tom Wang

 

교통사고 후 나타나는 다양한 후유증, 제대로 한의 치료하는 방법

단순한 통증 치료만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은 없는지 살펴 다양하게 치료해야

 

한의원을 찾는 통증환자들 가운데엔 과거의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민의 약5~7%가 과거 교통사고로 인한 통증을 현재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기억에서 사라진 10여 년 전 교통사고의 후유증 때문에 현재는 원인 모를 통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 외상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와 후유증은 신체적 외상과 정신적 외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신체적 외상은 사고 시 외부적 충격으로 인한 뇌진탕, 척추나 사지의 골절, 신경손상 그리고 인대손상 등이다. 정신적 외상으로는 사고 시의 충격이 기억에 남아 악몽에 시달리는 불면증부터 심한 경우는 치료가 시급한 우울증도 찾아오는데, 정신적인 부분은 보통 신체 진단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통증도 심하지 않고 엑스레이 결과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지만 환자가 몇 주에서 몇 개월간 느끼는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진다. 병원에서는 마땅한 병인을 찾지 못하여 오히려 사고 당사자에게는 더 힘겨운 과정이 될 수도 있다.

드물게는 바레-리우 증후군(Barre-Lieou syndrome)이 후유증으로 남기도 한다. 이는 손상된 목과 두부 사이의 작은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고 느슨해지다가 결국 목뼈를 정상적인 상태로 유지 할 수 없게 되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일종이다.

환자가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목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를 하면 목 관절과 머리를 지탱하기 위해 목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 경직되어 통증이 발생한다. 이 때 근육에 인접한 교감신경계가 자극되어 나타나는 두통, 손 저림, 시력 약화, 눈 충혈, 오심, 이명, 어지러움 등의 다양한 증상을 의미한다.

이 증상은 또한 운동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추 부근의 근육이 더욱 약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해당부위의 인대와 근육의 뼈 부착 부위가 늘어나 병의 상태가 더욱 심각해진다.

 

경추 관련 증상

교통사고 후유증 중 가장 흔한 것은 경추(목) 관련 증상들이다. 목은 흉추(등뼈)나 요추에 비해 지지조직이 많지 않고 가동범위가 넓어 더욱 손상 받기 쉽기 때문이다.

차의 충돌에 의한 관성으로 목이 과도하게 앞으로 구부러지거나 늘어나 인대 등에 부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목이 뻣뻣해지고 눈이 아프고 신경이 예민하며 잠이 잘 오지 않으며 귀가 잘 들리지 않거나 ‘윙~’하는 소리가 들리고 기억력이 감퇴되며 만성피로 등을 호소한다.
현대인들은 좋지 않은 자세와 정신적 스트레스로 늘 어깨나 목이 긴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목에 가해지는 충격이 취약하다. 교통사고를 당할 때의 상황을 상상해 보면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고 있는 목에 가해질 충격을 짐작할 수 있다.

교통 사고 때 사용하는 영어 표현은 편타 손상(whiplash) 또는 가속/감속 부상(acceleration/deceleration injury)이라고 한다.

편타 손상은 채찍처럼 강력하고 순간적으로 가해지는 힘으로, 차가 충돌할 때 머리를 앞과 뒤로 흔들어 목을 둘러싼 근육, 인대, 혈관, 신경에 큰 손상을 입히는 것을 뜻한다.

 교통사고는 대부분 뒤에서 들이 받치는 후방 추돌(rear-end collision)이 많다. 이때 좌석 안전벨트에 고정되어 있는 몸은 앞쪽으로 이동하는 반면 목은 과도하게 뒤쪽으로 제쳐졌다가(hyperextension/acceleration injury) 반동으로 급제동을 하면 목이 다시 과도하게 앞쪽으로 구부러져(hyperflexion/deceleration injury) 목 주위 조직에 손상을 준다

앞차를 받는 전방 추돌(forward collision) 시에는 몸이 안전벨트에 고정되어 있어서 움직이지 않지만 머리는 충격에 의해 갑자기 앞으로 과도하게 구부러졌다가 다시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기타 증상
이외에 요추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흔하다. 목보다는 지지하는 조직이 좀 더 많고 강하므로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하지만 허리가 뻣뻣해지거나(염좌), 하지로 퍼지는 통증, 급성 측만증, 양쪽 또는 한쪽 발이 시리거나 저린 증상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염좌보다 좀 더 심한 경우엔 경추간판탈출증(목디스크)나 요추간판찰출증(허리디스크)가 올 수도 있다. 강한 충격으로 경추나 요추의 추간판이 탈출하기 때문이다.

증상은 경부통이나 요통이 있으며 심한 경우 어깨, 팔이나 엉치, 다리로 방사통이 나타난다. 이러한 통증은 일상생활이나 업무 활동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으며, 때로는 지속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벼운 경추 염좌는 대부분 후유증이 없이 치료가 되며 증상은 한 달 이내에 완화된다.

초기에는 최대한의 안정이 필요하며 어느 정도 움직일 수 있으면 그때부터 빠른 시간 안에 운동을 시작해 근력을 키우고 지지력을 높여야 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는 반드시 치료를 서두르고 심도 있게 치료해야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양방적 치료

양방에서는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보통 아스피린이나 이부로펜을 포함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s)를 처방, 조직안의 염증반응을 감소시키도록 한다.

항경련제는 원래 발작성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이지만 종종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사용한다. 특히 카바마제핀(항경련제)은 3차 신경통을 포함한 다수의 통증을 치료하는데 쓰인다. 또한 항간질제 약물인 가바펜틴은 신경통을 치료제로서 통증 완화에도 사용하며 항우울증제도 통증치료에 종종 활용한다.

추가로 불안을 해소하는데 쓰이는 벤조 다이아제핀이라는 약은 근육이완제의 역할을 하고 가끔 진통제로 사용된다.

기타 그 외 통증이 심한 경우, 모르핀을 포함한 양귀비속 식물으로부터 추출된 성분인 바이코딘(Vicodin), 코데인(아편사용 진통제)계의 합성 진통제(Opioids)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약들은 복용 후 나른하고 변비, 구역질 및 구토 등의 부작용을 포함하고 중독성이 있음으로 주의가 요망된다.

 

한의 치료

현재 미국에서의 교통사고 환자는 카이로프랙틱이나 물리치료만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의 치료 역시 늘어날 것으로 사료된다.

한의에서는 골절이나 타박상, 염좌 계통을 모두 ‘어혈’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진단 및 치료하고 있다. 어혈을 영어로는 ‘Extravasated blood’라고 하는데 몸 속에서 혈관 밖으로 나온 혈액을 의미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몸이 놀라거나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 뭉쳐진, 그 외 정상적이지 않은 혈액을 모두 어혈로 보고 있다. 교통사고 후유증의 한방치료는 외부적인 충격으로 인한 어혈을 제거하고, 기혈 순환을 개선시켜 통증을 줄이고 손상 받은 조직을 회복시켜 정상적인 신체 상태로 만드는데 있다.

대표적인 약물 치료로는 당귀수산이나 가미 활혈탕, 오적산, 회수산 등에 적절한 약물을 배합한 처방이다. 물론 침이나 뜸 치료, 추나 요법, 근육상태를 바로잡아주거나 지지해주는 테이핑 요법, 저주파 치료 등 증상에 따라 불편을 해소시킬 적절한 치료 방법을 다양하게 활용하면 된다.  

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적인 충격이나 심리적인 불안정이 동반되는 경우는 온담탕이나 안신탕 계통의 처방을 활용하여 심리적인 안정을 도모하면서 다른 치료법들을 병행한다.

그러나 어혈을 제거하는 한약재는 많이 있지만 때때로 오랜 기간 써야 할 때에 체질적 고려가 없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소음인에게는 당귀, 소목, 홍화 등을, 소양인에게는 치자, 적복령, 생지황 등을, 태음인에게는 대황, 행인, 황금 등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는 『동의보감』의 당귀수산 처방을 주수각반탕(물반 보드카 반)으로 해서 한달정도 사용한다. 참고로 당귀수산의 처방은 다음과 같다. 당귀미 8g, 적작약 4g, 오약 4g, 향부자 4g, 소목 4g, 홍화 3.2g, 도인 2.8g, 계지 2g, 감초 2g (1일 2회 식후 분량).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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