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회복했다가 다시 감염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일간 USA투데이, 미 공영라디오 NPR은 네바다주(州)에 사는 25세 남성이 미국 내 최초의 코로나19 재감염 사례로 확인됐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례를 분석한 현지 공중보건 전문가들의 보고서는 의학 전문지 ‘랜싯 감염병’ 오프라인 최신호 게재에 앞서 이날 홈페이지에 선공개 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최소 22건의 재감염 사례가 기록됐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재감염 의심 사례가 최초로 보고된 바 있다. 다만 미국에서 재감염자가 나온 건 처음이다. 해당 남성은 지난 3월 말 기침, 두통 등 증상을 겪다가 4월 18일에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이후 회복해 5월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5월 말 발열, 어지럼증 등 증상이 또 나타나 긴급 치료를 받았고, 6월 5일 다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그는 첫 번째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가 혈액 속에 남아있었는데도 재확진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두 번째 감염 때 증상이 훨씬 더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남성이 1차 감염에서 회복한 후 더 많은 양의 바이러스에 노출돼 재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 남성은 호흡곤란과 의식이 흐려지는 등 증상을 겪으며 약 6주간 산소치료를 받은 후 현재 완쾌한 상태다. 이 같은 코로나19 재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확산했는지 파악하는 건 현재로선 어렵다고 NPR은 설명했다. 재감염 여부를 확인하려면 첫 번째와 두 번째 감염 때 채취한 바이러스 샘플을 비교·분석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는 상당한 장비와 인력이 필요한 탓이다.
다만 재감염 사례가 공식 확인된 만큼 이미 코로나19가 완치된 사람들이라도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는 등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저자들은 강조했다. 아울러 재감염 사례를 고려하면 백신 투여 등 외부 개입 없이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도달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집단면역이란 특정 집단 구성원 대다수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겨 더 이상 감염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감염 후 자연적으로 생긴 면역력의 지속기간이 수개월에 불과하다면, 집단면역에 필요한 항체 보유비율에 도달하기 매우 어렵다는 게 저자들의 진단이다.
리사 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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