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에게서 혈전(혈관 속 굳은 핏덩이)이 발견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보건 당국이 경고에 나섰다.
혈전은 특히 어린이 감염자 중에서도 발견됐으며 코로나19 감염자 중 혈전이 발생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불분명하지만 중국, 유럽, 미국 등의 연구에서는 입원 환자 중 3∼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코로나 사망 중 40%가 혈전 때문인 것으로 지목됐다.
혈전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같은 다른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 감염자에서도 나타났지만 규모가 훨씬 작았다고 미 뉴욕 파인스타인 의학연구소의 알렉스 스피로풀로스 박사는 전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병원, 대학의 의사 및 과학자 수십명이 코로나19 환자의 혈전 발생 위험을 파악하고 예방 및 치료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혈관을 공격하면 염증 같은 강력한 면역 반응이 일면서 혈전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게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발렌틴 푸스터 박사의 분석이다. 특히 혈전은 뇌졸중, 심장마비 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와의 연관 가능성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뉴햄프셔에 사는 43세 여성 달린 길더슬리브는 이달 초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한 후 원인 모를 신체 마비, 언어 장애를 겪어야 했다. 그는 신경과 진료를 받은 후에야 자신이 두차례 뇌졸중을 겪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한다. 그는 코로나와 혈전의 연관성을 모르는 채로 뇌졸중 증상을 겪느라 “혼란스러웠다”고 그 때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에서는 코로나로 실려 온 감염자에게 혈액 희석제 투여를 늘리기도 하며, 미 노스웰 병원은 퇴원한 환자들에게 하루 한차례 희석제 처방을 내리고 있다. 또 코로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자칫 고령층이나 ‘집콕족’은 혈전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집안에서라도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유했다.
캐서린 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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