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화불량으로 인한 각종 증상들도 한의 치료를 통해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사진© AdobeStock_joshya
비위허약 개선ㆍ비위 담음 제거하는 ‘補中升陽益氣’로 치료
기능성 위장장애는 심비허손, 간위불화, 담음역상 등 원인 찾아 치료해야
우리 한의원을 내방하는 환자의 약 40%는 소화 불량환자이다. 소화 불량은 영어로 ‘dyspepsia’다. ‘dys’는 안 좋다’, ‘pepsia’는 ‘소화’라는 의미로. ‘소화가 잘 안 된다’는 의미다. 의학적으로는 ‘소화장애라 한다. 이번 호에서는 소화불량으로 인한 통증의 증상과 원인, 치료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증상과 원인
“소화가 안되고 등이 너무 아파요”,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항상 더부룩해요”, “얹힌 것 같아요”, “명치가 꽉 막혔어요”, “왜 먹기만 하면 체하지요? 속이 울렁울렁해요”, “속이 우리 하네요”, “속이 부글부글 끓어요”
환자들이 말하는 소화불량의 증상들이다. 표현은 다양하고 분명 통증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여 여러 가지 양방적 검사를 받지만 그 기질적인 원인은 찾아낼 수 없는 경우를 일반적으로 소화 불량증, 다른 말로 기능성위장 장애 또는 신경성 위장장애라 한다.
원인을 짐작하기에 가장 설득력 있는 설은 위장관의 운동장애, 경도의 염증, 내장의 과감각 즉 위장이 예민한 경우와 정신신경성 장애 등이 원인일 것이라는 학설이다.
▲ 위장관의 운동장애 증상
이 가운데 위장관의 운동장애는 위 내용물의 배출장애와 연관되고 위장관의 과감각은 위장관의 뚜렷한 변화 없이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질환의 증상은 식사 후 포만감, 식후 불쾌감, 윗배 팽만감, 윗배에 묵직한 것이 걸린 듯한 느낌, 조금만 먹어도 배부름, 구역, 트림, 속 쓰림, 식욕부진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는데 그 증상은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슴앓이, 연하통 등이 나타나는 식도염증 스타일, 속 쓰림, 신트림, 공복통 같은 증상을 보이는 궤양스타일, 메스꺼움, 구토,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증 등을 호소하는 위 운동장애 스타일 등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소화불량의 증상 중에서 식후 불쾌감과 포만감이 나타나는 운동장애형이 가장 흔한데 이것은 위의 배출능력이 감소되었거나, 위가 음식물로 팽만 될 때 내장 감각신경이 과민 반응을 보임으로서 증상을 나타낸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예민한 사람, 두뇌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 등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유형이다.
지속적인 정서적인 불안과 과로는 위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고 소화불량과 함께 식욕감퇴와 피로하고 무기력이 기억력감퇴 등이 주된 증상이다.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억울감 및 분노는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간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담즙분비에도 문제를 발생시켜 소화불량과 여러 가지 위장기능장애 증상을 유발시켰다고 볼수있다. 이런 경우를 정상적인 생리범위를 벗어난 간의 기운이 위의 기능에 손상을 주었다고 표현한다.
▲ 비위허약 증상
옆구리의 통증과 미열 및 오한이 동반되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비위허약으로 발생되는 담음이 상부로 올라가서 메스꺼움과 어지러움 및 두통이 생기는데 이 경우의 두통의 통증은 이마 쪽에서 주로 나타나며 머리가 깨어질 정도로 심하게 아픈 것이 특징이다. 또 손발이 차고 몸이 산같이 무겁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한의학에서는 기능성 위장장애를 비위허약이라는 범주에서 바라 본다. 비(脾) 위(胃)의 기능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위(胃)는 음식물을 받아들여 소화하고 찌꺼기를 장으로 내보내는 기능을 발휘한다. 또한 비(脾: 서양의학에서 말하는 비장과는 동일하지 않음)는 위가 소화하고 난 영양물질을 흡수하여 전신에 퍼뜨려 주는 기능이 있다.
비위의 이러한 기능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인체가 정상적인 생리기능을 영위하게 되는 과정을 요약하여 위(胃)는 주로 강(降)의 작용을, 비(脾)는 주로 승(升)의 작용을 한다고 표현한다.
만약 비(脾)의 승(升)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영양물질이 전신에 골고루 전달되지 못하고 한편으로는 위장이 무력해 지거나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위(胃)의 강(降)하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아래로 보내줘야 할 물질들이 제대로 내려가지 못해 정체되거나 역류함으로 해서 오심 구토 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는 소화불량의 증상 외에 두통이나 어지러움이 자주 동반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소화작용으로 얻어진 진액을 비위가 제대로 승강작용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다 보니 생리적 물질이라 할 수 있는 진액이 담음이라는 병리적 물질로 변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 하여 담음은 한의학에서 아주 중요하게 취급하는 병리적 물질인데 비위에서 생긴 담음은 상부로 역상하여 머리에 두통과 어지러움을 유발하는 것이다.
비위허약의 담음으로 해서 나타나는 두통은 아주 극렬하여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하며 주로 나타나는 부위는 머리의 앞부분과 양 측면 특히 양쪽 눈꼬리 바깥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나타나는 증상 중에는 심한 무기력감과 불안 우울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
▲ 한의학적 치료 원칙
한의학에서는 당연히 비위허약을 개선하고 비위의 담음을 제거하는 것을 기능성 위장장애의 치료에 핵심으로 삼고 있는데 ‘보중승양익기(補中升陽益氣)’라는 치료원칙이다.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신체기능 중에서 흉부 이상에서 이루어지는 기능을 상초, 상하복부에서 이뤄지는 기능을 중초, 허리선 아래에서 이뤄지는 기능을 하초라고 한다. 비위의 기능은 중초에서 수행하며 비위허약을 다스려주는 개념이 바로 보중(補中)에 해당한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위장의 운동기능이 저하되어 온 것이 대부분이다.
한의학에서는 운동기능이 저하된 것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승양익기(升陽益氣)라는 방법으로 치료 한다.
음양에서 양은 기능적인 면을 상징하고 기는 운동을 발생시키고 추진하는 에너지라고 하므로
승양(升陽)은 기능적인 면을 끌어올리고 익기(益氣)는 저하된 운동능력을 왕성케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약물 치료
보중승양익기(補中升陽益氣)라는 치료법은 저하된 비위의 기능을 보강하고 무력해진 비위의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기능성위장장애를 치료하는 아주 중요한 치료방법이 되는 것이다.
기능성위장 장애는 원인에 따라 각각의 증상이 다르므로 정확한 진찰에 의하여 분명한 원인을 가려서 치료를 하여야 하는데 한방적으로 분류하여 보면
ㆍ심비허손: 정신신경을 안정 시키고 비위의 약화된 기능을 보하는 처방을 사용한다. 보중익기탕, 귀비탕, 보화탕을 사용한다. 명치 부분에 불쾌감이 심하고, 위내정수 (출렁출렁하는 물소리)가 들리고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며 느닷없이 구토를 해서 곤란한 사람에게는 소반하기 복령탕을 사용 한다.
ㆍ간위불화: 정서적 원인으로 손상된 간의 생리를 회복하고 비위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시에는 시호 억간산, 가미 시평탕 등을 사용 한다.
ㆍ담음 역상: 기능성 위장장애 환자에게 가장 많은 유형 이다. 담음을 막아주는 이진탕, 반하백출 천마탕을 많이 쓴다.
이상의 처방들은 기능성위장장애 환자에게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처방들인데 검사상 기질적인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내재된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만 이루어진다면 우수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약 복용기간은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요하는 만큼 규칙적인 섭생과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침 치료
약물치료만으로도 훌륭한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침구요법을 병행하면 그 효과는 배가 된다. 위장근육이 이완되어 아래로 쳐진 위하수의 경우 다리에 있는 합곡과 족삼리(사관)에만 침 시술을 하고 일정 시간 관찰해보면 아래로 늘어진 위장이 상부로 당겨 올라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관찰된다.
필요에 따라 중완, 기해, 구미, 행간, 삼음교, 내정, 해계, 수분 등..을 자침하면 금방 좋아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정확하고 꾸준한 치료만 이루어진다면 무력해진 위장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위장이 점차 정상적인 위치로 되돌아가 불편한 증상들이 줄어들거나 소실되는 것이다.
기능성 위장장애환자들은 한의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수족과 하복부가 냉한 증상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에게는 하복부와 상하에 분포되어 있는 소화기능을 개선시켜주는 단중, 중완 등 경혈들에 뜸 자극으로 온열 자극을 가하는 것은 냉증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위장기능장애를 치료하는 우수한 치료방법이 된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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