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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윤재홍 교수의 인체 부위별 통증 매뉴얼 (14) 응급실 가거나 협진 필요한 통증

△ 극심한 통증 환자의 경우 생각보다 위급 상황일 수 있다. 위급 증상을 밀 파악하고 응급실 또는 양방과의 협진을 해야 한다. 사진©Dollarphotoclub_staras

 

이런 경우엔 반드시 주의! 한의사가 꼭 알아야 할 ‘응급 상황의 통증’  

통증 환자의 증상 잘 살펴 위급하면 바로 응급실로 보내야 할 수도 있어

 

몇 해전 우측 하복통 환자를 급성 충수염으로 진단해 응급실로 보냈는데 막 터지기 직전에 수술을 해서 환자 부모로부터 감사를 받은 적이 있다. 

한 번은 구토증세를 보였던 환자를 응급실로 보냈는데 자궁 외 임신에 의한 출혈이 상당히 진행되어 생명이 위험했던 경우도 있었다.  

다른 한의원에서 침 치료를 받는 환자가 지인의 소개로 내원한 적이 있었는데 뭔가 의심이 가서 X-레이를 찍어 확인 했더니 갈비가 부러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때때로 응급 의심이 있는 환자는 양방으로 보내 확실한 검사를 통해 치료하거나 바로 응급실로 보내서 처치해야 하는 환자가 종종 있다.

명의를 꿈꾸며 모든 만병을 침으로 승부하려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때때로 검사가 필요하거나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있을 때는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통해서 최대한 빨리 응급실 혹은 양방으로 보내 환자의 생명을 보전해야 한다. 해당 경우를 함께 살펴 보기로 한다.

 

▶뇌졸증 의심: 맨 정신인데 술 취한 듯 휘청거리거나 사물이 2개로 보이고 한쪽이 잘 안 보인다고 하면서 말을 더듬거리고 한쪽 팔다리의 감각이상을 나타내는 경우다. 이 환자의 증상이 살짝 좋아졌다고 해도 뇌졸증이 의심되므로 바로 응급실로 보내야 한다.

 

▶고환염전증 의심: 서혜부를 채인 것 같은 갑작스러운 통증과 부어 오르는 증상을 동반한 경우엔 고환염전증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의 고환은 두 갈래로 신체와 연결되어 있는데 정액이 흐르는 관을 따라 복부와 연결되어 있고 음낭 가까이에 살집으로 연결된다. 가끔 선천적으로 이 살집이 없어서 정액이 흐르는 관 하나가 꼬여 혈액이 고환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 증상이 발생한 지 4~6시간 내에 조치를 취하면 대개의 경우 고환을 살릴 수 있지만 12~24시간이 지나면 고환을 잃을 확률이 있다.

그 외에는 정자를 보관하는 기관인 부고환이 병균에 감염되어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초음파를 통한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고 감염됐다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다. 고환이 꼬여 있다면 외과 시술을 통해 정액이 흐르는 관을 곧게 편 다음 음낭 가까이에 인공 살갗을 붙이는 수술을 통해서 고환을 살릴 수 있다.

 

▶복부 동맥류 의심: 평소 심혈관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허리를 전혀 쓰지 않았는데 극심한 요통이 있고 침치료와 휴식을 취하고 어떤 계통의 진통제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신장 바로 윗부분의 대동맥이 위험할 정도로 약해져서 나타나는 복부 동맥류일 가능성이 있다. CT를 통해 확실히 진단할 수 있으며 복부 동맥류라면 약물요법, 인터벤션, 수술 등의 방법이 있고 대동맥이 뚫리면 통증도 바로 사라진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신장에 결석이 생겼을 가능성을 꼽을 수 있다. 이 경우엔 정말 심한 통증을 경험한다.

 

▶대동맥 박리증 의심: 가슴과 복부에서 시작된 통증이 등쪽을 칼로 자르듯 심하게 펴지면 대동맥 박리증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는 식은땀이 나다가 혈압이 떨어 지면서 바로 쇼크로 이어 지기 때문에 아주 응급상황이다.

가슴과 복부 중간에 위치한 횡격막을 기준으로 위쪽이 흉부 대동맥, 아래는 복부 대동맥이다.      흉부 대동맥 박리가 생기면 가슴이 찢어지는 통증이 오거나 등, 팔 쪽으로 통증이 퍼져 나간다.    호흡은 가빠지고 힘들어 지는데 통증을 참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부풀어 터지는 대동맥류는 소리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변신경이 눌려도 알기가 힘든데 흉부   대동맥류가 생기면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특징이 있으니 세심한 주위가 필요하다.

 

▶피로 골절 의심: 가만 있어도 발등(중족골), 정강이가 아픈 통증, 소염제나 진통제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는다. 운동을 지속적으로 무리해서 하는 사람에게 발견되기 쉽다.

피로골절은 손상 직후 그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아 자각증상으로 진단하기 힘들며, 통증이 나타난 이후에도 엑스레이 검사(밀도가 작아 바로 판독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음) 등을 통해서 진단하거나 MRI 또는 CT로 진단이 가능하다.

만약 한쪽 다리에서 피로골절이 나타나는 경우, 반대쪽에도 나타날 확률이 있으므로 함께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한방도 치료가 잘 되나 대부분의 경우 처음 통증이 나타나면 단순근육통으로 오인하고 활동과 운동을 병행하여 치료하다 보면 완전 골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상태가 회복 될 때까지 운동과 활동을 중단 시키는 주의를 요한다.

 

▶맹장염/ 췌장염 의심: 칼로 창자를 가르는 듯한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

배가 아픈 부위에 따라 맹장이나 췌장 또는 쓸개 중에 한 장기에 염증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세 가지 경우 모두 원인은 같다.

무언가 장기 속에서 막혀 문제를 일으킨 것이며 치명적인 감염을 초래한 것이다. 제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장기가 파열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으므로 빠른 조치를 필요로 한다.

오른쪽 복부 아래 부위에 반발 통증이 있으면 맹장염일 확률이 높다. 윗배가 아프다면 쓸개(담낭)에 염증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흉골 아랫부분에 통증이 있다면 췌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아니면 췌장은 괜찮지만 담석이 막힌 경우도 있다. 급성으로 이럴 경우에는 담석과 쓸개 모두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협심증 의심: 일시적으로 극심한 가슴통증이 일었다가 갑자기 없어지는 경우 심장 조직 손상에 의한 협심증인 경우가 있다.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심장에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가슴 부위에 통증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상태를 ‘협심증’이라고 한다. 

협심증 환자들은 ‘가슴이 조이는 듯, 짓눌리는 듯, 터지는 듯’한 통증이 가슴 부위에 온다. ‘뻐근하다, 쥐어짜는 것 같다, 답답하다’ 등 통증의 표현방법도 다양하다.

주로 가운데 가슴이나 왼쪽 가슴에서 통증을 호소하지만 때로는 등쪽이나 오른쪽 가슴, 겨드랑이 쪽에 통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가슴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은 협심증 이외에 식도 운동장애, 근 골격계 질환 등이 있다.  심장이나 가슴 주변이 따끔거리거나, 가슴에 날카로운 흉통을 잠깐 느낄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관상 동맥 질환과는 거리가 멀다. 심장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걱정해 심장 검사를 받아보아도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반면 배가 심하게 아프고 체한 증상으로 진료를 받다가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진단되는 임상사례도 적지 않다. 장 혈관이 좁아져 있는데도 당뇨나 비만 환자, 통증에 둔감한 경우 흉통이

나타나지 않거나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흉통이 없더라도 속이 답답한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면서 동시에 식은땀, 어지럼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조치 해야 한다.

 

▶심정맥 혈전증 의심: 부기를 동반하고 한쪽 다리(종아리)에 참기 힘든 통증이 있는 경우 심정맥 혈전증을 의심해야 한다.

심정맥 혈전증(DVI 일명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장시간 좁은 의자에 앉아 있는 동안 다리 깊은 곳의 정맥에 피가 엉기면서 폐혈관을 막아 심폐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10만명 이상이 이 증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장소에 6시간 이상 쭉 앉아 있으면 혈액이 종아리로 몰려서 응어리가 진다. 이 상태를 심정맥 혈전증(DVT)이라고 한다. 이후 종아리의 정맥을 막을 정도로 혈전이 커지면 통증과 부기를 유발하게 된다. 이때 다리를 주물러서 문지르면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다.

다리를 문지를 경우, 커다란 혈전이 허파로 이동하는 것을 도와서 생명을 빼앗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정맥에 색소를 주입한 다음 X-레이 촬영을 하는 정맥 조영도를 실시하면 DVT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약물을 이용해서 혈전을 용해시키거나 손상된 정맥에 혈전을 걸러내는 필터 기능을 더해 치료 가능하다.

 

▶방광암 의심: 배뇨통으로 오는 환자 중 소변이 붉은 녹물 색을 띠면 방광암을 의심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방광암은 특별한 조기 검진방법이 없다. 그 빈도가 낮을 뿐 아니라 방광암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방광경 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매우 번거로워 검진 목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렵다.

방광암이 상당히 진행되면 아랫배 통증 및 혹이 만져지거나 체중감소가 있을 수 있다. 뼈로 전이되는 경우 뼈의 통증이 생길 수 있고 신장부위로 전이되면 요관이 막혀 그 위쪽의 신장이 늘어나 커지는 수신증 등이 생겨 옆구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방광암의 가장 큰 인자로는 흡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담배연기에 포함된 발암 물질 중 일부가 폐에 흡수되어 혈액으로 들어간 후 신장에 의해서 혈액에서 걸러진 후 발암물질이 소변에 모여 방광 내부를 덮고있는 요로 상피세포를 손상 시키면서 암으로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광에 발생한 암의 대부분은 상피세포 종양이며 요로 세포암종,  편평세포암종,  샘암종 등이 있다.

 

위에 열거한 병들 외에도 양방을 거쳐 한방으로 오면 더 정확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병증은 많이 있다. 양, 한방이 인간의 몸과 질병을 바라보는 시각 즉 의료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의 차이가 작용하다 보니 MD와 한의사 간에 많은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면서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질병에 갇히지 않는 건강한 삶을 목표로 할 때 양한방 협진을 통해 긍정적인 사례가 더 많이  이뤄질 것이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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