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풍은 발병시부터 후유증, 재발 방지 등까지 잘 관리해야만 한다. 사진©Dollarphotoclub_freshidea
중풍의 원인은 ‘風邪’, 침/한약/뜸 등으로 상황에 맞게 치료ᆞ재발 방지해야
중풍 칠처혈 ‘백회, 곡빈, 견정, 곡지, 풍시, 족삼리, 현종’ 위주로 침 치료하면 효과 있어
한의학에서 ‘풍사(風邪)’는 외감병(外感病)을 일으키는 제일 중요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보통 ‘풍 맞았다’하고 ‘중풍(풍사風邪가 침범했다)’이란 표현을 쓴다.
양방에서는 보통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거나 막혀서 터지면 뇌경색(腦梗塞, cerebral infarct), 뇌출혈이라고 한다. 또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일어나니 ‘뇌졸증(腦卒中, stroke, apoplexy)이라고도 한다.
▲ 중풍의 원인
기후나 계절 변화에 의한 것을 ‘풍’이라 하고, 정신적인 긴장이나 스트레스를 ‘화’라고 한다. 또한 노화나 지나친 과로로 인하여 나타나는 ‘기허’, 비만이나 체질적인 요인에 의한 ‘습담’ 또는 ‘담음’, 외부의 타박이나 비정상적인 혈액에 의한 어혈 등을 원인으로 본다.
이로 인해 몸에서 기혈 순환이 혼란되면, 갑작스런 의식장애, 운동장애 및 언어장애, 정신장애 등이 나타나는 종합적인 병증이다. 이 원인들은 평소 생활습관이 잘못되 있거나 과도한 긴장, 정서적 불안정, 과도한 성생활, 부절제한 식습관, 과도한 노동, 과도한 음주, 기름진 음식 등으로 순환을 저해해서 나타난다.
중풍의 원인질환으로는 죽상경화증, 고혈압, 심장질환, 뇌동맥류 혈관기형, 동맥염, 혈전성정맥염, 혈액질환, 모야모야(Moya-moya)병(소아의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나 뇌졸중을 야기하는 내경동맥의 협착 및 폐색), 동맥경화증, 당뇨 등을 들 수 있다.
▲ 위험인자
고혈압, 흡연, 연령, 성별, 인종, 고콜레스테롤증과 고지혈증, 비만, 음주, 경구용 피임약 등이 있다.
뇌출혈과 뇌경색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며 수축기 및 확장기 혈압 정도와 뇌졸중 유발정도가 상관이 있다. 특히 수축기 혈압이 관련성이 크다.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이 정상인에 비해 5배 가량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고혈압은 뇌경색과 뇌출혈 모두의 원인이 되며 뇌경색보다는 뇌출혈에 더욱 중요 인자가 되므로 뇌출혈이 많은 나라에서는 더욱 중요한 위험 인자다.
또한 『동의보감』에서 뚱뚱한 사람은 기혈이 통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중풍이 많다고 했다. 이는 혈압이 높아지기 쉽고 당뇨에 잘 걸리며 고지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비만이 고혈압, 당뇨병이나 고지혈증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에는 더욱 위험하다. 특히 복부 비만인 경우, 뇌졸중에 잘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가장 안 좋다. 이는 고혈압뿐 아니라 뇌졸중의 주요 원인이다. 음식을 짜게 먹는 나라일수록 뇌졸중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져 있다.
▲ 발병 상황의 대처
중풍이 발병한 경우,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 가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주변에서 뇌졸중으로 환자가 쓰러지면 전문의가 상주하며 약물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 응급실로 신속히 옮겨야 한다. 아무리 늦어도 발병한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신속한 환자 이송은 중풍으로 인한 신체 장해를 줄이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안정시킨다고 집에서 쉬게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특히 환자에게는 아무것도 먹이지 않도록 한다.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어 음식이 기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급성기에는 혼수나 가래가 기도를 막는 등의 위험한 상태가 올 수 있으므로 기도를 확보하고 의식을 회복시키면서 호흡이나 순환장애 등을 제거한다.
우선 의식이 없을 때에는 구급혈인 백회혈, 용천혈, 인중혈, 합곡혈에 침을 놓거나, 통관산을 코에 분무하여 의식을 회복시키고, 십정혈과 예풍혈을 사혈(피를 내는 것)하여 열을 내리며 기혈순환을 시킨다.
구급약으로 우황청심원, 사향소합원 등을 사용하는데 의식 잃은 환자에게는 아주 조심하거나 사용 안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안정이 중요한데 특히 뇌출혈인 경우 안정을 취하고 환자의 몸에 충격을 주지 않아 출혈이 계속되는 것을 방지한다.
뇌졸중에 걸렸던 사람은 재발 위험률이 10∼20배정도로 높다. 또한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경우에 위험도가 4∼13배정도로 증가하고 흡연을 같이하는 경우는 위험정도가 배가 된다.
▲ 중풍의 한의 치료
우선 열(체온계 상의 상승된 체온이 아닌 체내의 지나친 상태)을 내리고 대소변을 잘 보게 해주며 기혈 순환을 회복시킨다.
초기엔 성향정기산, 소속명탕, 두통 현기증이 심하면 청상견통탕, 변비가 심한 경우엔 소풍순기원, 승기탕 등을 사용한다. 소변이 시원치 않을 때에는 팔정산, 저령차전자탕, 언어장애가 심할 때에는 지황음자, 청신해어탕, 가래가 끓고 열이 심할 때에는 청열도담탕, 속이 답답하고 불면증이 있을 때에는 순기도담탕, 소풍온담탕 등을 사용한다.
또한 침구치료는 필수적으로, 중풍 칠처혈인 백회, 곡빈, 견정, 곡지, 풍시, 족삼리, 현종 등의 주요 7개 혈을 위주로 치료한다. 뜸 치료는 초기 응급상황이 지난 후 시행하면 마비증 개선에 상당히 도움된다. 특히 노인 및 허약자에게 유용한 경우가 많다.
중풍이 걸렸던 환자들은 다른 사람보다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여러 위험 요인들을 제거하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활 및 한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재활치료
중풍환자는 가능한 초기(주로 발병 3일후부터(에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운동치료는 마비된 팔, 다리, 관절을 조금씩 움직이는데 그냥 두면 근육이나 관절이 굳어져 움직일 때 통증을 느끼며 신경이 회복돼도 활동에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팔은 구부러진 상태로 회복이 안 되기도 하고, 다리는 걸을 때마다 발이 땅에 질질 끌리게 되는 풋드랍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다. 마비된 쪽은 물론 건강한 쪽도 팔꿈치, 손목, 손가락 순으로 혹은 허벅지, 무릎, 발가락 순으로 행하며 아침 저녁 반복해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주물러 준다.
이어서 일어나는 연습, 보행 등 환자 능력에 맞춰 재활운동을 한다. 환자 의지가 가장 중요하므로 환자가 의욕적으로 재활운동에 임할 수 있도록 한다.
▲ 합병증
반신 또는 전신마비, 의식장애로 인해 스스로 몸을 움직이지 못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욕창이 많이 생기는데(주로 팔꿈치, 등이나 엉덩이, 발뒤꿈치)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니 환자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면 2시간마다 한번씩 좌우로 자세를 바꿔줘 욕창을 방지한다. 특히 당뇨환자에게는 치명적이니 주의하고 일단 욕창이 생기면 잘 소독한다.
또한 초기 중풍환자나 후유증 관리기의 환자는 연하장애가 있을 때 음식이나 침, 약물 등이 근육 마비로 인해 폐로 넘어가서 폐렴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오랜 투병생활로 면역기능이 약해져 감기로 인해서도 폐렴이 쉽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한다.
이밖에도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소변이 방광에 가득 차 있어도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없거나 방광의 괄약근 이상으로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이때는 적절한 약물 투여하며, 도뇨관을 이용해 소변을 정기적으로 배출시킨다. 이런 경우 요도감염의 위험성이 높으므로 염증이 생기면 빠른 시간에 치료한다.
중풍은 한번 발병하면 심하든 경미하든 다소의 장애를 남기므로 발병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중풍은 완전치료가 어렵고 치료돼도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겪는다. 일단 중풍이 온 후에는 실망하지 말고 끈기 있게 치료하는 것이 최선이다. 환자 자신의 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는 물론 가족들의 끊임없는 격려와 협조가 가장 절실히 필요한 질환이 바로 중풍인 것이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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