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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26, 2024

코로나 반사효과, 북유럽 신생아 숫자 급증해

최근 수년간 아시아와 아메리카, 유럽 등 세계 모든 곳에서 인구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결혼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인 싱글들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그 어느 나라도 전세계적 인구 하락세를 막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런데 북유럽이 인구 감소 고민을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유럽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신생아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른바 ‘베이비붐’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 등으로 사람들이 가정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출산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다.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다보니 오히려 부부 사이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를 출산하는 숫자가 증가하는 현상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이처럼 기대가 실망으로 바뀐 가운데 선진국 중에서는 북유럽만이 코로나 19 베이비붐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2021년) 1년간 핀란드의 신생아 수는 전년(2020년)보다 6.7% 증가하면서 거의 50여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다른 북유럽 국가도 신생아 숫자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이슬란드는 지난해 1년간 출산율이 7.5% 올라 북유럽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노르웨이는 5.5%로 13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스웨덴은 1%로 가장 적은 증가율을 보였지만 인구가 감소하지 늘어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북유럽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출산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은 지구촌 최고 수준의 복지 시스템에 따른 사회 안전망 확보가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이유라고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출산율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이를 낳은 이후 부모의 부담이 대단히 큰 것에 비해서 정부 차원의 도움이나 사회적인 지원이 너무나 미미하다는 점 때문이다.

아이를 낳으면 부모로서 너무나 힘든 부분이 많은데다 그런 사회에서 아이가 제대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 회의가 들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북유럽은 최상급의 복지 시스템으로 부모의 경제적 스트레스를 덜어주고 있고 그것이 아이 출산에 따른 부담감을 최소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차원에서 사회가 최대한 부모를 대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북유럽이 출생 관련한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스톡홀름 소재 노르트 레지오 인스티튜트의 노라 산체즈 가센 연구원은 북유럽 국가 거의 전체에서 신생아 수가 안정적이거나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의 복지 시스템이나 경제 능력에 대한 부부들의 신뢰 표시라고 설명했다.

팬데믹이 시작될 때 이어진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의 Lockdown 조치가 부부를 강제적으로 함께 있게 함으로써 출산이 촉진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그같은 예측과는 정반대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나서 출산율 감소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오히려 많은 국가에서 반대 현상이 일어났는데 이탈리아 경우에는 통계청 Data 분석 결과 올해(2022년) 1월 신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해 사상 최대 감소폭을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향후 50년 안에 인구의 20%가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의 출산율은 지난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다른 나라만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2020년 인구증가율이 0.1%로 건국 이래 최저치를 찍었다.

북유럽이 이렇게 다른 나라와 대조적인 현상을 보인 것에 대해 높은 세금에도 연장된 육아 휴직과 보조금 지원을 포함한 광범위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요소로 꼽힌다. 블룸버그 통신도 광범위하고 철저한 북유럽 복지 시스템이 세계 다른 나라들과 결정적인 차별화 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팬데믹과 가장 관련이 있는 복지 혜택인 실업수당은 스웨덴 경우 11개월간 제공되며, 아이슬란드는 최대 30개월간 지속된다. 실업수당도 이전 급여의 90%까지 받을 수 있어 미국 등 다른 나라들보다 높은 편이다.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난해(2021년) 6월 딸을 출산한 한 여성은 팬데믹이 둘째 아이를 낳기로 한 결정에 확실히 큰 영향을 미쳤다며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육아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 3명의 아버지인 핀란드의 한 남성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기대치 않게 갖게됐던 큰 장점이 부모에 대한 가족적 지원이 많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해 모두가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돼 부모가 일을 할 때 무보수로 아기를 돌볼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경제적 걱정 없이 육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어 팬데믹에 따른 격리가 오히려 출산을 위한 좋은 시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Katherine Cho
Katherine Cho
Katherine Cho has been at Medical Hani since 2015, and currently spends most of her time writing about the World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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