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가지 못하고 집에 머물러야 했던 시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때론 즐겁고 때론 지루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꿈꿔왔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술집과 극장, 상점에 가고 싶었다. 때로는 문득 기차를 타고 싶고, 새 옷을 입어보거나, 심지어 악수가 그립기도 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폐쇄 조치가 완화되고 기업들이 서서히 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료 서비스 제공자나 필수 근로자가 아닌 많은 이들이 당혹스러운 딜레마를 경험하고 있다. 분명 보통의 일상이 재개되는 것은 우리가 고대하던 일이다. 그런데 이것이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험에 맞서는 과정에서, 우리의 일터와 통근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집 밖으로 나오기 위해 준비하면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침내 그 때가 왔을 때, 성공적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서서히 시작되는 일터 복귀와 관련해 우리는 정확히 무엇을 불안해 하는 것일까? 시카고 불안치료센터의 임상심리학자 겸 관리소장인 카렌 캐시데이 박사와 데이비드 로즈마린 뉴욕 불안센터 설립자 겸 하버드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조교수는 이에 이렇게 답했다.
캐시데이는 “수 개월 동안 우리가 빠져 있던 ‘생존에 대한 높은 불확실성’이 엄청난 스트레스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감염률이 오르내림에 따라, 국가 및 지방 정부의 지도자들은 사회 질서를 변화시켰다.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그러다 보니 혼란과 걱정 속에서 살아가는 게 일반적인 일이 되었다. 캐시데이는 “우리의 몸은 스트레스에 대해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피곤하고 슬프고 짜증나고 지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감정들은 폐쇄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한 순간에 마법처럼 해소되지 않는다. 그녀는 얼마 간은 “사회적 고립감은 덜 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것과 같은 고통을 계속 겪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통의 일과가 재개된다는 소식에도 많은 이들이 기뻐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캐시데이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에게 정해진 역할이 있으면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팬데믹의 특성상,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무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팬데믹 속에서)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채로 집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황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불확실성에 더욱 잘 대처할 수 있죠.” 일터로 돌아가는 것은 규칙적인 일상을 만들 수는 있지만, 팬데믹에 대한 우리의 무기력함까지 치료할 수는 없다.
격리로 인해 일상은 분명 단조로워졌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생겨난 몇 가지 혜택이 일터로 돌아가면서 사라지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로즈마린은 “통근과 업무에 드는 시간이 줄어들며 생겨났던 더 많은 수면 시간,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더 많은 시간, 사회적 압박감의 감소” 등을 폐쇄 조치가 사라졌을 때 많은 이들이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사람들이 ‘정상으로의 복귀’에 대해 엇갈린 감정을 가지는 것은 매우 당연하고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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