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의학, 상한방에 체질 특성 첨가ㆍ새로 구성한 독창적 방제
각 체질별 병인/병기별로 해당 처방 정해 실질적ㆍ효과적 치료 가능
‘나는 도망가고 싶었고 그는 죽고 싶었다’
이 병증은 태소음양인 누구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 병증과 병명을 찾는 것은 처음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단지 문진을 하면서 드러나는 환자의 외형과 성격은 확실히 소양인으로 보였다.
원인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를 10년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등을 괜찮고 온몸의 전면과 대퇴이하 발등까지, 주관절에서 손까지 그림과 같은 상태였다.
피부가 너무 딱딱해 침도 놓을 수 없었다. 침으로 진단 내용을 확인도 불가했고 압진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게다가 환자는 오랫동안 증상이 호전되기는 커녕 점점 악화되면서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환자 체질을 판단할 때 외형과 성격을 혼돈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태소음양인의 기본적인 성격은 병으로 변해 있기 쉽다.
해법은 어려울수록 근본으로 돌아가고 복잡할수록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태소음양인의 생리기전을 단계별로 읽어 나가는 것 밖에 없었다.
환자가 이렇게 된 과정을 분석하고 단계를 비교했다. 결론적으로 태소음양인 중 소음인으로 판명했다. 사상으로 진단이 안되는 상황이기에 먼저 오행(五行)으로 접근했다. 사상의학에서는 단계에 따라 방제가 나눠져 있어 환자를 처음 치료하면서 시작한 방제가 향사양위탕(香砂養胃湯)이었다.
향사양위탕을 이용한 이유는 오행 중 하나인 토(土)를 먼저 건드려 본 것이다. 치료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토가 모든 것을 중화 시키는 성격이 있기 때문이고 위주혈(胃主血) 개념을 더해 생각했다.
치료가 진행되면서 점차 차도가 보여 점차 소음인 성격으로 돌아가고 수면, 땀, 대소변에 변화가 오면서 소음인임을 확진했다. 2년3개월 동안 소음인 약물로 치료 후 거의 나아갈 때 사용한 방제는 부자이중탕(附子理中湯)을 기본방으로 마무리했다.
이를 길게 설명하는 이유는 사상의학을 사용하려면 태소음양인의 생리 단계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각 체질에서 어떻게 병이 진행되는지 아는게 중요하다. 생리의 약점이 무엇인가를 알고 그 기전을 안다면 각 병기를 이미 알기 때문에 병기에 따라 정해진 체질약을 투약을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사상인 표리병>
표병(表病)은 어떻게 생기고 리병(裏病)은 어떻게 생기는지 이해해야 한다.
병은 크게 표리병으로 나누고 태소음양인의 각 병증을 세분한다. 반드시 표병에서 리병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일부는 표병의 과정없이 바로 리병으로 병이 들어가기도 한다. 항상 체질적 약점에 이상 증세가 나타나 이를 치료하지 않아 증상이 발전하면 병이 된다.
사상의학은 이제마 선생이 경락학설이 아닌 방제로 접근한 의학이다. 즉 각 체질적 특성을 상한론에 대입, 각 체질에 맞는 방제를 구성한 것이 사상의학의 컨셉트라 생각한다.
사상의학이 이제마 선생에 의해 체계화 되기 이전 상한론은 이미 완결돼 있었다. 여기에 체질적 특성을 나누고 이를 상한론에 대입, 각 방을 구분, 보완, 창안한 방을 만든 것이다. 따라서 표병과 리병의 방제를 구분하고 표병에서 각 질병 단계를 구분한다.
예를 들어 무슨 병증에 무슨 처방을 논하는 내경방이 아니다. 예를 들어 내경방은 대표적으로 신음허에는 육미방이라 정해진 개념에 비해 사상의학은 같은 신음허도 체질별로 원인이 다르다고 보고 체질에 맞게 치료한다.
△태음인은 표는 한병(상한병), 리는 조병(肝燥熱病) △소음인은 표열병(상한병) 리한병(속이 찬 제증상) △소양인은 표한병 리열병이 나온다. 여기서 태음인의 조병과 소양인의 리열병이 유사 증상을 가질 때, 또한 태음인의 표한병과 소양인의 표한병이 유사증을 가질 때 혼란을 주게 된다.
오히려 소음인의 경우는 혼란이 덜 된다. 표병과 리병 개념이 확실하면 환자 상태가 표병인지 리병인지, 표병이 악화, 리병으로 간 것인지, 처음부터 리병으로 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지 않다.
▷표리구분은 병증으로 한다. 표병: 태음인은 위완수한 배추표병으로부터 표병이 시작한다. 소음인은 신수열 표열병으로부터 표병이 시작한다. 소양인은 비수한 표한병으로부터 표병이 시작한다.
▷리병: 태음인은 간수열 리열병으로부터 리병이 시작한다. 소음인은 위수한 리한병으로부터 리병이 시작한다. 소양인은 위수열 리열병으로부터 리병이 시작한다.
약 1,000여개의 방제가 수록돼 있는 『방약합편』은 태소음양인 구분 없이 병증 위주로 기록돼 있다. 사상의학을 공부하면서 이 책의 방제들은 태소음양인의 방제로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면 어떨까.
표리병의 기준은 체질적 약점이 표병태이기 쉽고 체질적으로 태과한 부분이 리병을 주도한다고 이해하면 조금 더 쉽다. 다음호에서는 각 병증 단계를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
윤동원 교수(가야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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