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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ecember 22,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⑨ 太陰病

△ 태음 공능이 실조된 경우엔 각종 증상이 발생한다. 병의 원인 및 증상에 따라 이중환(開 실조) 또는 마자인환(關 실조) 등을 처방할 수 있다.

태음 공능이 실조 되면 각종 질환 일으켜

開 실조-위 막힘∙구토∙설사-이중환

關 실조-소변 빈삭 및 변비-마자인환

 

태음은 삼음의 표에 거처하며 음분에서 주개(主開) 작용이 있어 음문을 개방하여 음정을 수포 하는 공능을 지닌다. 양기를 주체로 보면 양기가 수장(收藏)되니 음기가 전면에 나서는 것이다.

태음은 삼음(三陰)으로 음기가 가장 성한 단계다. 양기는 상대적으로 잠강(潛降)하여 그 피부(皮部) 명칭 또한 관칩(關蟄)이라 부른다. 여기서 ‘칩’은 음성양복(陰盛陽伏), 즉 음기가 성하고 양기는 엎드린다는 뜻이며 ‘양복’은 표리관계인 양명 합(闔) 공능의 협조 하에 이뤄진다.

『태소』 등 문헌에 의하면 ‘개합추’의 ‘개(開)’는 모두 ‘관(關)’이 된다. 『소문 피부론(皮部論)』에서 태양피부를 ‘관추(關樞)’라 했는데 ‘관’의 원 뜻은 ‘문을 닫는 빗장’이다. 빗장을 풀면 문이 열리니, 빗장 ‘관’은 문의 개폐를 모두 관장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태음피부도 삼음의 최전방에서 관문이 되어 음정을 개방하고 양기는 관폐(關閉)하는 작용이 생긴다.

태음공능이 정상적으로 음정을 개방하면, 인체 경락장부는 각기 생리 공능을 발휘하지만 이 공능이 실조 되면 다음의 두 가지 문제가 발생시킬 수 있다.

 

① 태음 ‘개(開)’의 공능실상: 이렇게 되면 음정이 제대로 개방될 수 없고 음기가 전신에 수포 되지 못해 내성(內盛)한다. 이는 중초양허로 양기가 작용을 일으키지 못한 까닭이다.

이는 마황탕증과 유사한데, 모두 ‘개’ 작용이 이롭지 못해서다. 그 차이는 양분과 음분이란 작용영역이 다르다는 점이다. 후자는 태양병이며, 한사로 위양(衛陽)이 막혀 양기개방에 문제가 있다. 따라서 오한, 발열, 무한(無汗) 등 태양병의 표한실증(表寒實證)이 나타난다(2015년 4월호 칼럼 참조). 반면 이중환증은 중초양기가 부족하여 음기개방에 문제가 발생, 태음병은 리허한증(裏虚寒證)이 된다.

태음병의 제강(提綱) 조문은 이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음지위병(太陰之爲病),복만이토(腹满而吐),식불하(食不下),자리익심(自利益甚),시복자통(時腹自痛)’이라 하는데, 모두 중초양허, 한습내성소치다.

비는 복부를 주관한다. 비허로 한습이 내생(內生)하고, 습에 의해 기체(氣滞)되니 복부창만이 생긴다. 비병(脾病)은 (표리관계로) 위실화강(胃失和降) 되면 구토가 난다. 비기가 운화공능을 잃었으니, 먹은 것이 내려가지 않는 식불하가 생긴다. 비허기함(脾虚氣陷)되면,정미물질은 오르지 못하고, 한습은 하주(下注)되어 하리(下利)가 된다. 중초양허, 한습내성은 기기를 응체시키는데, 때로는 양기가 통했다가 때로는 막혀서, 가끔 복통이 있게 된다.

『영추 근결(根結)』편에 ‘개절(“開折)’이란 말이 있다. 비기허로 태음 ‘개’의 공능이 손상된 것을 가리킨다. 이로 인해 위로는 막혀서 먹을 수가 없거나 혹은 구토를 하고, 아래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을 설사한다. 따라서 비경혈을 취해 치료한다고 하였다. 태음병 주증은 토(吐),리(利),만(满),통(痛) 네 자로 요약되는데, 모두 비위허한으로 태음주개(太陰主開)이 작동하지 못해서다.

태음병의 주방은 이중환(理中丸)을 쓰며, 조성은 건강, 인삼, 백출, 자감초이다. 군약이 건강인가, 인삼인가 이론이 있지만 증에 따라 결정한다. 중초허한위주면 건강이 군약이요, 중초기허위주면 인삼이 군약이다.

태음병편에 소개된 방중에 사역배(四逆輩)가 있다. 사역탕류를 가리키는데, 사역탕, 이중탕, 부자탕 등을 말한다. 이는 태음병이 삼음의 지도리인 소음에 영향을 잘 받으므로 병변상 자주 결합되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필자는 임상 시 태음병으로 간주되면 부자이중환을 자주 사용한다.  

 

② 태음의 관(關) 공능 실조: 외부로 음정개방이 너무 많으면, 내로는 비음이 부족해진다. 이는 양명과의 상호작용이 실조된 것이다. 양명 합(闔) 공능의 실조는 위열을 항성 시켜 비는 제약을 받는다. 이를 위강비약(胃强脾弱)의 비약증(脾約證)이라 한다. 따라서 비는 (위를 도와) 진액을 정상 운행할 수 없게 돼 이상적으로 방출한다.

음정개방이 너무 많은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비약증은 바로 태음주관(太陰主關) 공능이 실조돼 음정이 비정상적으로 개방된 것이다. 임상특징은 진액 등 음의 성분이 전신에 분포되지 않고, 오직 방광으로만 수송되어 소변은 잦으나 대변은 오히려 변비가 된다. 이는 양명의 합(闔)과 태음의 관(關) 공능 간에 상호 협조평형을 이루지 못해서다.

양명주합(陽明主闔)의 공능실상은 양기의 수렴 작용이 작동하지 못하고 유여(有餘)한 양기가 열사로 변해 양분(陽分)의 리(裏)에서 가득해져 양명 위열을 항성 시킨다. 위열로 인해 비기는 제약을 받고 태음은 음정, 진액을 전신에 수포(输布)할 수 없어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방광으로만 수송된다.

비기가 수송하는 진액은 원래 산정(散精)작용을 통해 전신, 혹은 폐로 돌아가야 한다. 수액의 상원(上源)으로 불리는 폐는 선발작용으로 그 진액을 피부로 나가게 하면 땀이 된다. 숙강작용을 통해 삼초수도를 소통, 조절하여 진액을 방광, 대장으로도 내려가게 하는데 이 대사산물이 대소변으로 나간다.

지금 위열로 토가 제약을 받아 직무수행을 못하고, 폐금을 제대로 돕지 못하니, 폐의 선발과 숙강간에 협조평형을 잃고 숙강만 항진된다. 이에 수액이 오직 방광으로만 하수(下輸)돼 소변은 빈삭하고 변비인 비약증이 발생한다. 대표처방은 마자인환을 쓴다.

방중에 소승기탕은 위열과 변비를 치료하고, 백출은 비기를 강화하면서 백작과 더불어 진액을 수렴하여 통변을 돕는다. 행인은 바로 선폐공용을 강화시키는 중요조치로, 태음병이 족태음비 뿐만 아니라 수태음폐도 포함한다는 중요한 표지다.

혹자는 태음병증이 족태음비만 강조한 것을 보고, ‘상한육경은 경락이 아니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필자가 분석한 비약증의 기전에서 보면, 그것은 협애한 인식이다. (2014년 4~5월호 필자 칼럼 참조).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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