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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8, 2024

김영일 교수의 ⑩ 임신∙산후 각종 병증

△ 임신 중이나 산후에 나타나는 병증은 원인이 되는 주요 체질을 먼저 살펴보고 처방한다. 사진©Dollarphotoclub_WavebreakmediaMicro

 

하혈 및 복통-충임허한, 소변불리-혈허

태동 불안-습 체질, 산후발열-열 체질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임신 중 또는 산후에 올 수 있는 각종 병증별 병기와 체질에 대해 알아보겠다.

 

▲ 포조∙임신복통

임신 후 하혈 및 복통으로, 충임허한(衝任虚寒) 즉 음혈을 지키지 못해 정상 혈이 자궁에 못 들어가서 태아 성장에도 지장이 있다. ‘포조(胞阻)’ 혹은 ‘포루(胞漏)’라 한다.

포조 환자는 임신 전에 허한 병리체질로, 《금궤》에서는 “평소 소량의 자궁출혈이 그치지 않거나 조산 후 하혈 지속, 또는 임신 후 하혈”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각 병인은 달라도, 병리기전은 모두 충임허한의 병리체질 기초상에서 발전한 것이다.

이 경우엔 교애탕으로 온보충임(溫補衝任), 고경지혈(固經止血)한다. 방중에 사물탕과 아교는 양혈지혈(養血止血)하여 출혈에 대한 대증(對症) 및 변증(辨證) 용약(用藥)이다. 애엽 만이 한체질을 조절하는 체질용약에 속한다.

병증이 해결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따뜻한 차나 음식 및 약물로 체질을 조절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생강대추차, 귤차, 용안육차, 모과차, 레몬차, 포도, 매실, 여지, 연근, 마늘, 부추, 파인애플, 무화과, 야자, 감자, 고구마, 양고기, 쑥 등이 좋다.

 

▲ 소변불리

임산부는 혈에 의지해 양태(養胎)하여 상대적으로 혈이 부족해지기 쉽다. 더욱이 혈허 체질자는 임신 후 양태시기에 혈이 더욱 모자라게 된다. 때문에 진액이 부족해 쉽게 조열(燥熱)이 발생하므로, 대소변이 불리하게 된다.

이 경우엔 당귀패모고삼환과 규자복령산(葵子茯苓散) 처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자는 당귀가 주약으로 양혈윤조통변(養血潤燥通便)하는 일종의 체질용 약법이고, 패모와 고삼은 청열산결이뇨하는 대증용 약법이다.

후자는 임신수종 즉 자종(子腫)을 전문 치료한다. 임신 후 기혈은 대개 자궁에 모여 양태를 도우므로, 전신기혈순환은 상대적으로 완만해지고 수액운화공능도 정상수준에 못 미쳐 쉽게 내정(內停)되므로 소변 불리가 된다. 태기(胎氣)의 영향으로 방광기화가 장애를 받아 수습(水濕)이 정체되는 것이다. 

만약 임신 전 기혈부족 병리체질였다면, 상대적으로 더욱 쉽게 자종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체질조절을 통해 병증을 미리 예방한다.

방중에 자종병이 됐다면 ‘병세가 급하면 병증을 먼저 다스린다’는 원칙에 따라 건비이수(健脾利水), 통양소종(通陽消腫)하는 규자복령산을 쓴다.

주의할 점은 동규자의 성질이 활리(滑利)하여 낙태를 유발하는 활태(滑胎)작용이 있으니 임신부의과다 복용 또는 장기 복용은 불가하다. 특히 임신부 소체가 허하거나 유산경험이 있으면 본방은 부적합하다. 최근엔 오피산에 소엽을 더해 쓰기도 한다.

 

▲ 태동 불안

포태가 건강치 않아서 잉태가 불안하거나 태위불장(胎萎不長)하여 유산이나 난산 가능성이 있는 경우가 모두 포함된다.

임신 중에는 쉽게 습이 생기는데, 체질에 따라 한습과 습열 증후로 구별된다. 태동불안을 치료하는 양태(養胎)처방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당귀산(當歸散) 증은 습열체질과 유관하다. 습열이 포태 손상하는 것을 예방, 치료하고 양혈활혈하여 출산이 잘 되게 돕는다. 방중에 황금이 바로 습열 체질을 위한 것이고, 당귀와 작약, 천궁은 임신 후 혈액이 자주 부족해지는 것에 대응한 처방이다.

백출산(白朮散) 증의 병기는 비양부족과 한습내조의 소치로, 한습체질의 포태손상을 예방 및 치료한다. 방중에 백출, 촉초는 한습체질을 다스리기 위함이다.

《의종금감》에서는 “산부의 몸과 얼굴이 비백(肥白)한 것은 한(寒) 때문”이라며 “상태(傷胎) 가능성이 있으니 본방을 상복함이 적합하다”고 했다. 후세에 황금은 청열안태로, 백출은 익기안태로 응용되며, 양태처방도 더욱 발전했다.

예를 들면 담습이 내성한 자는 이진탕을 기초방으로, 한(寒)을 겸한 자는 향사육군자탕 등을 합용하고, 열(熱)을 겸한 자는 온담탕을 쓸 수 있다.

 

▲ 산후의 경병, 울모, 대변난

경병(痙病)은 근맥의 구급경련이, 울모(鬱冒)는 뭔가 막힌 듯 답답하고 울적하며 어지럼증이 동반하는 것을, 대변난(大便難)은 대변이 건조해져 배변이 곤란한 것을 말한다.

세 병증은 병인병기가 달라도 모두 산후로 기혈이 부족한 허약체질상태에서 외감풍한을 받거나 진액이 손상되어 발생한다.

산후 혈허진휴(血虛津虧) 기초상에서 나타나므로, 치료원칙 역시 양혈복음(養血復陰)이 된다. 구체처방으로는 경병엔 괄루계지탕, 울모는 소시호탕, 대변곤란엔 마자인환이나 윤장환을 가감한다.

괄루계지탕은 원래 태양중풍에 전신근맥 강급(强急)등을 겸한 유경(柔經)의 치료주방인데, 산후경병과 유사하다. 소시호탕은 소양병 주방으로 목현(目眩), 묵묵불어(默默不語), 울민불서(鬱悶不舒)를 치료, 역시 산후 울모병과 상통한다.  

 

▲ 산후 중풍∙발열∙허열번구∙열리

산후중풍 처방은 양단탕(陽旦湯; 계지탕)과 죽엽탕(竹葉湯)이 있다.

모두 외감중풍이지만, 전자는 표허증(表虛證), 후자는 양허증(陽虛證)을 겸한 것은 다른 체질 때문이다.

특히 후자는 방중에 계지부자탕이 있어, 양허 체질용약에 속하며 죽엽, 갈근, 방풍, 길경은 표증에 대해 쓴 대증용약이다.

산후발열에는 계지탕증, 죽엽탕증, 대승기탕증 등이 있다. 동병이치의 원인 역시 체질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번란구역(煩亂嘔逆)을 치료하는 죽피대환(竹皮大丸)은 허열상요(虛熱上擾), 위기상역(胃氣上逆)의 소치이므로 열체질과 유관하다.

방중에 석고는 열체질을 위한 것이고 생죽여, 백미(白薇) 또한 체질 및 변증용약이다.

산후의 열성하리를 치료하는 백두옹가감초아교탕도 당연히 열체질과 유관하다. 방중에 백두옹탕은 열체질의 체질용약이고, 아교는 산후 열성하리로 음혈이 크게 상한 것에 대한 대증용약이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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