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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25, 2024

김영일 교수의 ⑫ 산후병증∙부인잡병2

△ 월경병 및 음병 등 각종 부인병 역시 병기와 체질을 살펴 처방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진©Comp_apops

 

 ‘월경병’ 및 ‘음병’의 각 질환별 병기와 체질

월경부조∙경폐∙경루 및 누하 등 월경병,

음창∙음취∙전포 등 음병의 각종 처방

 

《금궤요략(이하 금궤》는 <부인잡병편>에서 후세 의가들에게 중요한 말을 남겼다.

“기수동병(其雖同病), 맥각이원(脉各異源), 자당변기(子當辨記), 물위불연(勿謂不然)”이란 얘기다. 이 뜻은 “비록 같은 병일지라도, 맥상이 제 각각이면 병의 근원을 달리한다. 그대들은 마땅히 변별해서 기억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고 경솔하게 부정하지 마라”이다. 이 의미를 되새겨 볼 시점인 듯 하다.

이번 호에서는 지난 호에 이어 산후병증 및 부인잡병의 병기와 체질을 살펴본다.

 

월경병-월경부조

어혈조체(瘀血阻滯)로 인한 것은 토과근산(土瓜根散)을 쓴다. 방중에 토과근, 계지, 작약, 자충(蟅蟲), 술(酒)은 혈어체질의 조절 및 각종 어혈병증도 쓰인다.

활혈거어하는 토과근(苦寒; 왕과근이라고도 함)이 없을 때는 목단피, 단삼, 도인으로, 자충은 삼릉이나 아출로 각각 대용한다.

월경부조의 원인 중에는 열입혈실(熱入血室)도 있다. 월경기간에 외사를 감수한 후, 열사와 혈이 혈실(자궁)에서 박결(搏結)하여 출현하는 병증을 말한다. 본증은 열사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체질과 더욱 관련 있다.

정도에 따라 기분과 혈분으로 구분한다.

전자는 소시호탕으로 화해소양(和解少陽)하면 되고, 청열력을 강화하기 위해 석고, 지모를 더할 수 있다.

후자는 신지증상(섬어 등)이 나타난다. 경한 것은 소시호탕에 혈분약(생지, 목단피, 단삼 등)을 선용한다. 중한 것은 양명병과 어혈에 의한 출혈이 동반되니, 저당탕 혹은 《온병조변》의 도인승기탕으로 바꿔 쓴다.

후세에 월경부조처방은 다양하게 발전했다. 기혈허약체질은 팔진탕에 익모초를, 열체질은 육미지황환가감방이나 증액탕가감에 우슬, 단피, 단삼 등을 각각 더한다.

한체질은 대보원전(大補元煎), 당귀건중탕, 우귀환 등에 삼칠, 홍화, 택란 등을 선용할 수 있다.

담습체질은 이진탕에 사물탕을 배합하고, 습열자라면 온담탕, 용담사간탕, 사묘산 등을 선용한다. 여기에 활혈약들을 선택해서 쓴다.

혈어체질이 간(담)위불화가 있으면 혈부축어탕을 합용하며, 어혈이 심하면 삼릉, 아출을 더한다.

이상 처방들에 귀경약으로 소간(疏肝)의 약물을 써야 더욱 효과적이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체질에 따라 선용한 처방들은 월경부조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병기가 같으면 모든 질병에도 가감응용한다는 점이다.

 

월경병-경폐(經閉)

본편 경폐치료는 두 종류다. 수혈(水血)이 자궁에서 호결된 대황감수탕증(大黄甘遂湯證)과 어열내결(瘀熱内結) 소치의 저당탕증이다.

전자는 대황, 감수, 아교로 조성되며, 대황용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보아 열체질이 일으킨 병증에 적합하다.

후자는 활혈하는(酒浸) 대황, 도인, 수질, 맹충(蝱蟲)을 대량 사용하였으니 토과근산보다 활혈력이 훨씬 맹렬하다. 맹충은 삼릉, 아출로 대용하고, 수질은 가루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월경병-경루(經漏), 누하(漏下)

월경기가 아닌 때의 자궁출혈로, 온경탕, 교강탕(膠薑湯) 및 선복화탕(旋覆花湯)이 있다.

온경탕증은 충임허한(衝任虚寒)상태에서 어혈이 소복(少腹)에 정류하여 하혈이 생긴 것이다. 방중에 계지탕(대조제거), 계지복령환(복령, 도인제거), 오수유탕, 사물탕(숙지황제거), 맥문동탕(대조, 갱미제거) 등이 다양하게 내재한다.

한체질 조절 처방에는 활혈과 보혈양음의 대증약(對症藥)을 더한 것이다. 복용법에 “역주부인소복한(亦主婦人少腹寒), 구불수태(久不受胎)”라 했는데, 소복부가 차거나 오래도록 불임인 부녀를 주치한다는 듯이다.

이는 온경탕을 쓰는 핵심어이며, 방증 중에는 어혈에 의한 음혈부족증상(저녁발열, 수심반열, 구순건조) 이 보인다.

교강탕증 또한 충임허한이다. 여기에 경맥하함(經脈下陷)으로 기가 혈을 통섭하지 못해 혈루(血漏)가 그치지 않는 병증으로, “함경(陷經)”이라고도 부른다. 본증 역시 한체질과 상관하며, 건강은 바로 체질용약법에 속한다.

선복화탕증은 반산루하(半産漏下) 즉 유산이나 단속적인 자궁출혈을 주치한다. 또한 간착(肝着) 병을 치료하는 방으로도 쓰인다.

간착이란 간경이 지나는 흉, 협부가 창만해 손으로 자주 누르거나 두드려야 편하다. 한사가 간경을 침입해 기혈울체된 소치이다.

선복화는 간경의 락맥을 통하게 하고(通絡), 총경(葱莖)은 통양산결(通陽散結)하며, 신강(新絳; 천초茜草를 가리킨다)은 활혈거어하며, 간경혈착(肝經血着)을 치료하는 변병용약이다.

이렇게 보면, 본증은 혈어체질이 한사를 받아 생긴 병이며, 임상에서도 어혈형 늑간신경염, 협심증, 만성간담질환에 쓰인다.

 

월경병-통경(痛經)

월경기 복통을 말한다. 본편 중에 홍람화주(紅藍花酒), 당귀작약산 및 소건중탕이 보인다.

홍람화주 병기는 풍혈상박(風血相搏),기체혈어(氣滯血瘀) 소치다. 풍은 병인이고 혈은 혈어체질을 가리킨다. 풍사가 주증 ‘복중자통(腹中刺痛)’을 반드시 일으키는 것이 아니며, 풍이라는 병인이 혈어체질에 작용하여 발생한 것이 풍혈상박증(風血相搏證)인 것이다.

홍화와 술은 증(證) 속에 내재한 체질을 위해서도 쓰는데 평소 자주 복용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치풍선치혈(治風先治血), 혈행풍자멸(血行風自滅)’의 의미도 들어 있다.

당귀작약산과 소건중탕은 이미 전술한 바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음병(陰病)-음창(陰瘡)

음부에 부스럼(瘡)이 생겨 헐어 문드러지고, 가려움과 통증이 있으며 탁한 분비물이 나오는 질환이다.

습열과 충독(蟲毒)이 원인이며, 원래 습열체질에서 발전하여 음부로 하주(下注)된 것이다.

낭아탕(狼牙湯)으로 외용하여 치료하는데, 낭아는 낭아초로서 선학초의 별명으로, 음부의 습양증(濕癢症)이나 창(瘡) 및 옹종 따위를 치료한다.

 

음병(陰病)-음취(陰吹)

전음부에서 배기(排氣) 소리가 난다고 하여 질음증이라 부르며, 음도나 자궁내벽의 변성(變性)이다.

대장조결(燥結)로 인해 탁기가 전음부로 나간 것이면 저고발전(猪膏發煎)으로 치료한다.

또한, 조결(燥結)을 겸한 황달(혹은 위황)을 치료하기도 한다. 저고(猪膏: 돼지기름)는 혈맥을 이롭게 하고, 조결을 윤하(潤下) 시킨다. 난발(亂發)은 혈여탄이며 어혈을 풀고, 이수작용이 있다.

따라서 본 방증은 혈어체질이 조사(燥邪)를 겸한 것이다.

본병은 노년기 몸이 쇠약한 자, 출산과다자, 평소 대하가 심한 자에게 다발한다. 원인이 다양하여 비기하함, 비신양허(脾腎兩虛), 습열내결 등도 있으므로, 변증구인(辨證求因) 및 체질조리를 통하여 치료와 예방을 도모한다.

 

음병(陰病)-전포(轉胞)

방광계(膀胱系)가 서로 얽혀 통하지 않으니, 뇨액이 방광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소변불통이 된 병이다.

신양부족, 기화실상으로 인한 것은 신기환으로 치료한다. 본 방중은 당연히 소체 신양허와 밀접하며, 방중에 부자, 계지는 체질조절과 관련하는 용약이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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