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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3, 2024

최락완 교수의 한의철학 ⑧ 티벳의 통렌(Tonglen) 수행법

△ 통렌 수행을 통해 나와 남이 함께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사진 ⓒ Dollarphotoclub_khubic다

 

자신은 물론 고통 받는 타인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

최고의 명상법

 

자신과 환자를 잘 보살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통렌 수행법을 소개한다. 이 수행은 티벳불교 카규파의 대승 첫 번째 수행방법이다. 매우 강력해서 티벳에서는 최근까지도 비밀이었다고 한다.

티벳불교의 수행법이라고는 하나, 누구든 어떤 종교를 가졌든, 종교가 없을지라도 수행은 가능하다. 이 다난한 현상세계에서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강력한 치료수단이기 때문이다.

 

▲ 통렌 수행이란?

‘통렌(tongren)’은 티벳어로 ‘주고받기(give and take)’를 뜻하며, 호흡을 매개로 자비를 주고받는 방법이다. 원리는 ‘세상의 고통은 내가 떠맡고, 나의 행복은 세상에 준다’는 것이다.

호흡법은 대부분 청정함을 들이마시고, 몸 안의 불결한 것들을 내쉬면서 자기 몸을 정화한다.

반면 이 명상은 탁하고 병든 기운, 불건전한 모든 것들을 들이마시는 대신 일체 중생을 위한 건강, 맑음, 행복함 등 청정과 건강의 염원을 내뿜는다. 모든 행복과 이익을 다른 이에게 주고 모든 손해와 좌절을 자신이 취하는 것이다. 각각의 정좌시간은 20분 정도가 적당하다.

 

▲ 수행의 원리

진아의 차원에서 나와 남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 ‘하나님’, ‘공(空)’을 떠드는 사람이 나와 남을 바꿀 수 없다면, 하나뿐인 진아 자각, 순수한 비이원적 자각을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떠안으면서 ‘나와 남’이라는 이원론을 넘어서야 한다. 지장보살이 지옥 중생을 다 구제하기 전까지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한 것, 나사렛 예수가 인간의 원죄를 지고 십자가를 지고 가신 것이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나쁜 기운을 마시면 그만큼 자기 몸이 나빠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를 품게 마련이다. 하지만 스승들은 “통렌 호흡을 할수록(나쁜 기운을 받아 마실수록) 네 몸 안에 맑고 좋은 기운이 가득 찬다”고 가르친다. 이를 믿고 해보면 과연 그렇구나 감탄한다. 실제로도 통렌을 수행하면서 병드는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자신 뿐 아니라 남까지 건강하게 만들고, 그 방법이 참되고 진실된 원리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이다. 남에게 하는 것이 곧 내게 하는 것이라는 절대불변의 원리인 것이다.

 

▲ 나를 위한 수행

필자가 즐겨 쓰는 방법을 소개한다. 전신이 다 비치는 거울 앞에 편히 앉는다. 긴장을 풀고 호흡을 고르며 마음이 고요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거울 속에 편히 앉아 있는 자기 모습을 ‘진짜 나’로,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거울에 들어 있는 모습이라 생각한다.

거울 속에는 자비심 넘치고 따뜻하고 전지전능하고 진정으로 우리를 위해 이곳에 있고자 하며, 실수나 약점을 판단하지 않는 자신의 본성이 있다고 상상한다.

통렌 수행은 자비심을 마음속으로 심상화 하여 실현하는 방법이므로, 자신에게 이러한 확신을 줄 수 없다면 거울 속에 있는 나를 관세음보살이나 혹은 예수로 심상화 시켜도 좋다. 실상은 자신의 마음인 것이다.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자신을 거울 속의 내가 본다. 즉 쉽게 상처받고 쉽게 오해하고 좌절 당하여 비참하고, 어린이처럼 부당하게 취급 받고, 학대 받고, 대우받지 못하는 ‘내면의 아이’를 거울 속의 내가 본다.

숨을 들이쉴 때, 거울 밖에 앉아 있는 자신의 모든 괴로움, 부정적 성향, 고통, 상처를 거울 속에 있는 자신이 마음을 활짝 열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껴안고 치료한다. 이에 감동 받은 거울 바깥쪽 자신은 포옹 속에 안겨 들며 온갖 고통들이 녹는다고 상상한다.

숨을 내쉴 때는 ‘거울 속의 자신’이 치유한 사랑, 따사로움, 신뢰, 위안, 확신, 행복, 기쁨을 내면의 아이인 ‘거울 바깥쪽 자신’에게 보낸다고 상상한다.

이 방법은 자기를 객관화하거나 타자화하는 것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

 

▲ 타인을 위한 수행

숨을 들이쉴 때에 괴로움에 빠진 그의 고통이나 병들을 자비심으로 받아들인다. 숨을 내쉴 때는 그를 향해 따뜻함, 치유, 사랑, 기쁨을 뿜어낸다.

이 수행은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 심지어 자신을 해한 사람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자비심을 키울 수 있다.

숨을 내쉬면서 평화, 환희, 행복, 고요함으로 변환된 ‘찬란한 빛’을 내뿜어 고통에 빠진 사람에게 보낸다. 그 빛이 그의 온갖 부정적 카르마를 정화한다고 상상한다.

내 보리심의 빛이 고통에 빠진 그에게 계속 흘러가는 순간, 그의 부정적 업(카르마)은 정화되었다고 믿는다. 그는 완전히 고통에서 벗어나 그에게 깊은 환희심이 지속된다고 굳게 확신한다.

이 수행은 나쁜 짓을 한 그를 찾아가 직접 말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기를 수 있고, 마음 깊은 곳에서 타인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할 수 있는 자비를 키울 수 있다.‘

 

▲ 죽어가는 이를 위한 수행

숨을 들이키면서 죽어 가는 사람의 고통과 두려움의 모든 측면이 뜨겁고 검고 더러운 연기덩어리로 응집되는 것을 상상한다. 자아에 대한 애착과 집착이 무너지며, 온갖 부정적 카르마가 정화된다고 여긴다.

숨을 내쉬면서 나의 깨달은 빛이 죽어 가는 사람에게 안녕과 평화를 가득 채워주고, 그의 온갖 부정적인 카르마를 정화시킨다고 상상한다.

최락완 교수(사우스베일로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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