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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May 7, 2024

최락완 교수의 한의철학 ⑦ 심신의 조화

△ 분노, 불평, 슬픔 등이 오래되면 결국 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 Dollarphotoclub_asami

 

 환자의 마음에서 오는 원인을 먼저 찾아야

 

질병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몸과 마음이 부조화가 되어 있는 상태다. 그래서 심신의 부조화된 부분을 되돌릴 수 있으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될 것이다.

 

▲환자의 ‘고집’

환자는 고집과 착각도 함께 지닌다. 병이 깊을수록 더욱 완고하다. ‘고집(固執)’은 ‘자기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지켜서 우김’이란 뜻이나, 실제로는 옳지 않은 것에 대한 집착이나 편견 등이다.

착각(錯覺)은 실제와 다르게 잘못 느끼거나 지각하는 것으로서 악의는 없다고 보나 자의적이지 않은 실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착각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신념적인 고집을 동반하지 않으니까. 문제는 고집이다. 고집은 신념을 동반한다.

이로 인한 심신의 부조화가 오래 될수록 병도 깊어진다. 화를 내거나 불편스럽게 생각하거나 분노하거나 슬퍼하거나 한 뒤엔, 그 마음의 반영으로 병에 걸리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는 이를 모르며, 틀린 생각이나 그릇된 방법을 인정하지 않은 채 어쨌든 옳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고집은 왜 병을 일으키나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라면 이대로 살아도 될까. 그렇지 않다.

질병, 질환, 병환 등엔 ‘행복’이 부재하며 갖가지 불편함과 여러 종류의 고통이 뒤따른다. 대부분의 인간은 고집과 고통의 시소 게임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 자신 있게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당뇨는 소중한 당을 마구 흘려 내보내는 병으로 소중한 것을 소중한 줄 모르는 데서, 고마운 것에 감사하지는 않고 해주기만 바라는 불평하고 있는 마음에서 일어난다.

매핵기는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을 때, 미워하는 마음을 차마 말로 표현하지는 못하면서 속으로 자꾸 되새기고 있으면 목에 무엇이 걸려 있는 듯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불면은 평소에 자신의 뜻대로 안 되는 일을 붙들고 고민한 것이 모이고 쌓여서 나타나거나 지나친 걱정, 염려, 공포 등으로 나타난다. 자려고 하니까 잠이 오지 않는 것이다.

몸이 붓는 것은 화난 마음의 연속에서 나타난다.

상처가 낫지 않고 계속 고름이 나오는 것은 부모형제 또는 부부 사이가 원만치 못하고, 고름이 흐르는 것 같은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을 보여준다. 갈등이 상징적으로 고름이 되어 흘러나온다.

신경성 위염은 상대의 의견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척하는 경향이 강할 때 나타난다. 위궤양은 오랜 기간 걱정, 분노, 미움 등 궤양성 생각을 갖거나 또는 위와 같은 생각이 억압되고 있는 상태가 심한 통증을 수반할 때 나타난다.

자궁근종이나 자궁암, 또는 비뇨기 문제는 부부관계의 심각한 불화에서 온다. 배우자를 기피하는 심정이 표현된 것이다. 근종이란 일종의 혹이다. 불만이 많은 까닭을 상징한다.

또 잦은 설사는 화를 많이 내거나 불평이 많을 때 생긴다. 설사는 귀중한 것을 쓸데없이 내보내는 심정의 반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암에 걸리는 사람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완고한 고집을 가지고 있다. 물론 고집이 세다고 모두 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암 환자를 살펴보면 완고한 사람이 많다.

또 하나는 증오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미워하는 마음을 상징해서 육체 일정 부위가 부어 오르는 혹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환자를 웃게 하라

육체는 마음의 그림자다. 질병이 생기는 것은 병적인 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환자는 무엇 때문에 마음이 아팠는지 살펴서 아집과 집착을 버리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육체의 통증은 마음의 통증, 아픈 마음을 반영한다. 약이 병을 고치는 것이 아니고, 병을 고치는 것은 마음이자 자연 치유력이다. 약은 그 자연 치유력이 쇠약해졌을 때, 작용하기 쉽게 하는 조건을 만들어 주어 협조하는 것이다.

질병엔 원인이 있어 이를 해결치 않고 무조건 결과만을 단번에 얻으려 한다고 쉽게 되는 게 아니다. 오래 치유되지 않는 질병으로 고생하는 마음속을 깊이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비난하고 원망하여 심판하는 심정을 계속하면 병이 악화되거나 지속된다. 모든 것은 마음의 반영이다. 병이나 불행은 실재하는 게 아니라 마음의 그림자로, 있는 듯이 나타나 보일 뿐이다. 이 우주의 모든 것은 자기 마음의 반영임을 다시 한 번 깊이 깨달아야 한다.

환자들은 클리닉에 들어올 때 웃음이 없다. 고통과 불안으로 찡그리고 경직된 표정과 침울함이 가득 차 있다. 병을 잘 낫게 하려면, 환자가 미소를 짓거나 웃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환자와의 교감이 상당히 중요하다.

화내는 마음이 육체에 상처를 내어 병이 나타나게 되는 것을 알게 해서 환자의 고집과 착각을 해소시켜 줘야 한다. 환자가 올바른 마음으로 좋은 말을 하고 늘 밝은 표정을 짓도록 노력하면 신뢰가 두터워져서 병이 잘 낫는다.

그러나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는 것은 상당한 인내심과 노련함을 필요로 한다. 

최락완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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