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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주세종 교수의 최신 임상본초와 약리 ⑨ 비기허와 관련 방제

△ 비기허로 인한 다양한 소화기계 병증은 각각의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처방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marilyn barbone

 

소화기계의 최초 병리는 ‘비기허’, 소화기계의 기능 저하 의미

위장 기능 저하에 인삼 중요, 습∙담∙열∙혈허 원인 따라 처방해야

 

이번 호에서는 소화기계의 일반적인 증상과 처방을 알아보겠다. 소화기계 일반을 다룰 경우 한의학에서 적용되는 처방은 해표제, 보혈제, 안신제, 개규제 고삽제, 활혈거어제, 치풍제, 구충제, 용토제, 옹양제를 제외한 처방을 모두 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반적인 소화기계의 증상에는 어떻게 접근하면 되는가.

 

소화기계의 작용

소화기계는 음식물의 흡수와 배설을 담당한다. 곧 구강을 통해서 들어온 음식은 인후, 식도, 위, 소장(십이지장, 공장, 회장)을 통하고, 대장(맹장, 상행결장, 횡행결장, 하행결장, S결장, 직장)을 거쳐 항문을 통해 배설된다.

분문과 유문에서는 점액이 분비되며 위벽에서는 펩신과 HCL이 분비돼 소화흡수를 돕는다. 평활근은 자율신경의 지배하에 있는데 특히 위장의 혈액 분포 중 소만과 유문에는 동맥 분포가 적어 자율신경의 영향으로 혈류가 감소되기 쉬우므로 위궤양이 다발된다.

또한 내분비는 스트레스에 좌우되는데 위액의 분비도 자율신경에 의한 신경성 조절에 의한 것이므로 한의학에는 이러한 상태를 ‘간비부조’, ‘간화범위’라 한다. 이는 간주소설과 관계되므로 간계에서 다루겠다.

 

소화기계의 병리

최초로 시발되는 병리는 한의학에서 눈을 감아도 알 수 있는 비기허이다. 비는 한의학에서 중요한 용어지만 사실 소화흡수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고 혈액을 저장해 필요에 따라 말초에 혈액을 공급한다.

반대로 출혈이 있으면 공급을 억제해 말초혈관의 혈액을 조절하고 림프구와 백혈구를 생산하며 노화된 적혈구를 파괴하여 헤모글로빈을 간장으로 보낸다. 또한 급만성 감염에는 면역 항체를 만들고 갑상선에 대해 길항적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소화흡수와 관계없는 비장을 한의학에서 주요 장기로 내세운 것은 『영추: 본론』에서 ‘비합위(脾合胃)’ 라 했으니 위장에 대한 오행의 개념으로 내세운 것으로 추론한다.

‘비기허’란 용어를 처음 들을 때는 의아하지만 너무 자주 들으면 새로움에 대한 전율도 사라지고 만성에 의한 무감각, 정신적 날카로움이 무뎌져 모호한 상태로 남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의 의미와 작용

비는 소화기계 일반을 의미한다. 비의 운화 작용의 축자적 이해는 ‘옮겨서 바꾼다’는 의미이지만 실제로는 두 가지 작용으로 이해된다.

첫째 음식물을 항문으로까지 운반한다는 의미와 당분이 인슐린에 의해 세포 속으로 들어가는 작용을 포함한다.

둘째 ‘운화’는 소화흡수를 의미하고 미토콘드리아에서 당분해 작용으로 활동에너지로 바뀌는 의미다. 비기는 결국 소화흡수와 음식물 운송 및 활동에너지 생산을 의미한다.

한편 흡수된 영양물질이 간, 심, 폐로 전송되므로 소화흡수와 전신 공급을 비의 상승작용으로 보고 있으니 이 또한 비기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비주운화’, ‘비위후천지본, ‘생화지원’이라 했다. ‘비주생혈’, ‘통혈’은 앞서 살펴본 대로 비장의 림프구 생산, 백혈구 생산이지만, 조혈 기능은 골수이므로 고인들은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통혈은 혈액의 저장과 적혈구의 파괴 등인데 이를 모두 묶어 비기로 보았다.

 

기허의 개념 방제

기허를 독립적으로 이해하면 생체의 활동에너지가 부족한 것인데 장기인 비에 기허가 결합해 소화기계의 기능 저하를 의미한다. 일차적으로 영양섭취가 안 되면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 여기서 기허 증상은 현대의 과다 영양 공급 세상에서는 흔히 관찰되지 않고 영양실조가 중첩돼 항문이 벌어지는 상태까지 가야 적절히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소화기계의 기허에는 위 아토니, 위 디스키네시아가 우선 생각나고 처방이 고려된다. 여기에는 흔히 사군자탕, 보중익기탕 등이 해당된다.

한의학의 모든 이론이 다랑이 감별에 바탕을 두고 있듯이 처방도 예외는 아니다. 다랑이 감별은 한의학 이해의 필요 불가결한 용어인데 변증과는 다소 다른 의미이므로 이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한론』의 서문을 사마천의 『사기』와 대조하며 읽어야 이해 가능하다.

현재에는 한의학 분야가 모두 이 경시적 변화가 제거되어 있다. 특히 방제는 증상에 중심이 있고 현대에는 양방 병명에 초점이 놓여 있어 전모의 파악이 용이하지 않다.

 

각종 적용 방제

비기허가 소화흡수 능력의 감퇴와 설사를 가져온다면 이는 ‘비생담’과 관계 있다.

위장 기능 저하에서 인삼은 중요하다. 인삼은 위장에 혈액이 많이 모이게 한다. 길익동동은 인삼이 귀한 약인 탓인지 모르지만 심하비에는 죽절인삼을 사용했다. 인삼탕은 인삼의 열량을 최소화하면서 그 기능은 살리고자 한 것으로 이해 가능하다.

소화기계의 습에는 복령, 의이인, 곽향, 반하 등이 이습 작용을 한다. 근위세뇨관에서 소변 재흡수를 약하게 억제하는 약리 작용이 있다. 반하는 병리적 산물인 습이 오래된 담의 제거, 조직의 수분 흡수, 소염, 진경 작용이 있다. 방제로는 사군자탕, 삼령백출산, 칠비백출산 등이 있다.

담이 발생하면 진해, 진정, 제토, 진통 작용이 있는 약물이 필요한데 소화기계의 기능 감소와 복부팽만감, 트림, 딸꾹질, 스트레스에는 소화흡수 촉진, 위장의 가스 제거 등에 진피, 목향, 사인 등을 이용한다.

소화불량에는 신곡, 산사, 맥아 등이 있다. 소화기계에 한증이 발생한 경우는 건강, 오수유를 사용해 건위, 제토, 순환 상태 개선으로 이중탕, 양부환, 강유육군자탕 등을 적용한다.

소화기계에 열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위산 분비가 많고 덩달아 위에 염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는 사심탕류를 적용한다. 혈허라면 당귀, 백작이 배합된 당작육군자탕이 바람직하다. 시작육군자탕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반복적인 미열이 있을 경우에 사용한다.

사군자탕의 변화에는 삼령백출산, 이공산, 칠미백출산, 육군자탕, 자생환, 향사육군자탕, 귀작육군자탕, 치임신오조방, 치위통구역방, 치궤양방 등등으로 전개되지만 어느 것이나 기본방의 증상에 공격인자와 방어인자를 염두에 두고 처방에 임해야 한다.

주세종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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