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백신을 접종한 경우 아이도 코로나19에 대한 항체를 갖고 태어난다는 것을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예루살렘 하다사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임신 중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성이 낳은 40명의 신생아를 검사한 결과, 충분한 수준의 면역 글로불린(항체)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를 위한 혈액 샘플은 신생아의 탯줄에서 채취했으며, 임신부들이 맞은 백신은 모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제품이다.
연구를 주도한 하다사 메디컬센터의 다나 울프 바이러스 과장은 “(신생아에게서) 코로나19 병원체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반응하는 면역 글로불린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엄마가 배 속의 아기에게 면역을 물려준다는 중대한 발견으로 임신부 접종의 중요성과 이익을 말해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울프 과장은 아기가 물려받은 항체가 감염을 막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그런 기능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아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항체를 유지하는지는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기에는 임신부에 대한 접종이 권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임신부 접종을 권고한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 접종을 진행한 이스라엘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중증의 임신부 사례가 늘어나자, 지난 1월 중순 임신부 접종을 허용했다.
연구진은 전체 연구 대상 중 20명의 분석 결과를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온라인 서비스인 메드아카이브(MedRxiv)에 게재했다. 앞서 이스라엘 연구진은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의 항체가 모유 수유를 통해 신생아에게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미국에서도 백신을 맞은 임신부가 낳은 아이에게서 항체가 검출됐다는 보고가 있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 남부의 의료 종사자인 한 여성은 임신 36주인 지난 1월 모더나 백신을 1회 접종하고 3주 뒤 건강한 여자 아기를 출산했다. 소아과 전문의인 폴 길버트와 채드 러드닉은 아기의 탯줄에서 나온 혈액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항체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구 보고서에서 “산모에 대한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으로부터의 보호 및 감염 위험 감소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사 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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