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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진피)에서 암 환자의 체중 감소를 완화할 수 있는 물질을 추출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최근 원내 한의기술응용센터 마진열 센터장이 한약재 진피 추출물이 암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근육과 체중 감소를 줄인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진피(陳皮)는 귤나무의 열매껍질을 말린 것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서 의료와 미용 목적으로 사용된다.
진피는 비장, 위장 등의 소화기를 보강하고 소화불량, 식욕감소, 구토, 구역질을 다스리는데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 쓰인다.
학계에는 항염, 항바이러스, 항산화, 항비만 등의 약리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실험 쥐 복부에 대장암세포를 접종한 뒤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식욕 감퇴,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유도했다.
이어 암세포를 투여하지 않은 정상군과 암세포를 접종한 대조군, 암세포를 접종한 뒤 식욕 감퇴 등을 유발한 실험군으로 나눠 체중과 사료 섭취량을 측정했다.
실험 결과 진피추출물을 하루 한차례, 모두 17일 동안 투여한 실험군은 정상군 몸무게의 90%까지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암에 의해 현저하게 줄어든 ‘사체'(실험 쥐 혈액과 장기를 제거한 상태)의 무게, 심장 무게, 헤모글로빈 수치 등이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암 환자의 체중 감소를 일으키는 혈액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와 근육 내 근육분해효소를 측정한 결과, 대조군에서 혈액 내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와 근육분해효소 발현량이 정상군에 비해 급격히 늘었다.
반면 진피추출물을 500mg/kg 투여한 실험군에서는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65%가량 줄었고, 근육분해효소 발현량도 정상군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암 환자의 50% 이상, 특히 췌장암·위암·식도암 등 소화기계 암의 경우 80% 이상 환자에게서 체중 감소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가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욕 개선을 유도하는 시판 치료제는 장기간 복용하면 자궁 출혈, 혈전 색전증, 우울증, 구토, 오심 등의 부작용이 있어, 더 안전한 항암 치료제 개발이 요구된다.
마진열 센터장은 “진피추출물은 안전성이 입증된 한약재로서 암에 의한 근육소실을 억제함으로써 체중을 유지하는 효능을 확인했다”며 “암환자의 체력저하를 막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항암제 치료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항암보조제로 개발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김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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