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핵기의 방제 약리를 제대로 알면 병의 원인에 따라 처방할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yangna
매핵기, ‘무형의 담’과 관련ㆍ후담제 ‘박하후박탕’ 방제의 약리
기체증을 고려한 처방은 사칠탕ㆍ가미사칠탕ㆍ가미이진탕, 원인 따라 처방
‘격삼법’이라 하면 ‘간실폐허’를 의미한다. 『난경』 75난은 지난한데 오수혈에서 전개된 사암침, 그와 관련된 여러 침법에서도 사남보북의 해석은 분분하여 임상 논문이 기다려진다. 방제학에서 매핵기는 격삼법에 해당된다.
▲ 매핵기의 개념
‘매핵기’라는 용어가 한의학적 사고의 기본 틀을 전환 시키면 어떤 반론이 예상될까? 두 가지가 되겠다.
한의학도는 자신의 주장을 새로운 연구 결과에서 근거를 찾기보다는 오래된 『황제내경』이나 경방인 『상한잡병론』에 기댐으로써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거나, 신뢰성을 확보하려 한다.
그런데 매핵기라는 병명은 『금궤요략: 부인잡병맥증병치』의 반하후박탕에서 ‘부인인중여유련(婦人咽中如有臠),’ 『천금요방』에 ‘인중첩첩여유자련(咽中帖帖如有炙臠)’으로 기재되어 있다.
매핵기라는 용어는 후대의 『적수현주 권삼(赤水玄珠 卷三)』이나 『화제국방』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고전에 기대려는 한의학도가 불안을 해소하려면 아무래도 ‘인중유련,’ ‘인중련,’ ‘인련증’ 등의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시방의 용어를 숭상하는 것은 야릇하다.
또한 증상에 따른 처방은 시대에 따라 변하니 법고창신의 정신이나 금, 원 시대의 ‘옛날 처방은 새로운 질병에 적합하지 않다(古方新病 甚不相宜)’는 사고 위에 서서, 새로운 연구 결과를 중요시하겠다는 역설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새로운 연구에 바탕을 두고, 매핵기에 사용되는 방제 약리, 매핵기에 관련된 『동의보감』의 방제 분석, 일본에서는 방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 박하후박탕의 약리작용
매핵기는 무형의 담과 관련이 있다. 위산 역류증과 매핵기의 감별은 위액의 상승 유무, 위내진수음, 무형의 담에 달렸다.
매핵기의 무형의 담은 두 가지로 대별한다. 먼저 풍담은 평간식풍에 적용되는 의미로 뇌혈관 장애, 정신신경장애를 의미하며 울담은 전간, 매핵기가 해당한다.
매핵기는 무형의 담이 맺힌 것(담결)으로 서양의학에서는 증명되지 않으나 굳이 표현한다면 ‘신경성 담탁 인자’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소화기계나 순환기계의 장애, 인후두부의 신경성 담탁인자 형성 등을 의미한다. 현대 용어로는 히스테리 구, 인두신경증, 인후두 이물감, 식도신경증 등으로 식도와 기도의 경련 등을 꼽을 수 있다.
매핵기라 하면 우선 반하후박탕이 연상된다. 반하후박탕으로 무형의 담을 치료하지만 그 근저에는 심하수기이다.
우선 반하의 조습 작용은 위장의 위액을 제거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실제로는 제거보다 위액의 분비 억제가 결과적으로 위액이 정체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제반하는 위내정수로 인한 구토 억제, 소, 대장의 연동 운동 촉진을 통한 위액 정체의 해소 등 두 가지 작용이 있다.
복령은 건위하여 위내정수를 해소한다. 생강의 구토 억제 작용은 인후두의 이물감은 위장의 수기 정체로 야기되었다는 전제를 고려했다.
인후두 경련을 해소하는 약물은 후박과 소엽이다. 후박의 약리에는 쿠라레(Curare) 유사 작용으로 식도, 기관지 경련 억제, 위액 분비 억제 작용이 있으며 위장 연동 운동 촉진 작용도 있으니, 그 또한 위액 정체로 인해 인후두의 이물감증이 초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엽은 마황의 대용 약물로 약한 발한 작용이 있지만, 기관지 분비물 감소로 기관지 경련을 완화하므로 인후두의 경련에 유효하다. 소장 연동 운동도 촉진시켜 위액의 정체를 해소시킨다.
또한 소엽과 후박에는 항우울 작용도 있다. 그렇게 보면 인후두 이물감에는 후박과 소엽의 약리 작용, 위장의 위액 정체에는 반하, 후박, 소엽, 복령의 작용 등으로 표와 본에 대응하고 있다.
이 방제의 효율적 임상 적용은 식도와 기관지 평활근 이완에는 후박, 소엽의 용량이, 비기허로 인한 위액 정체에는 반하의 용량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인후두 이물감이 위액의 정체가 원인으로 진단했다면 이진탕, 평위산, 복령음 등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반하후박탕은 화담제이므로 담음, 오심, 구토, 식도경련을 위해 창방된 것이다.
▲ 기체증을 고려한 방제
매핵기 치료에는 무형의 담에 대응하는 본초와 처방을 적용하지만 매핵기의 접미어 ‘-기’는 기체를 의미하므로 기체증을 고려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 기체는 칠정이 칠기로 전환된 것이며 방제로는 칠기탕, 사칠탕, 분심기음, 향귤탕이다. 매핵기 항에서 제시된 유효 처방은 사칠탕, 가미사칠탕, 가미이진탕 세 처방이다.
사칠탕은 반하후박탕에 대조를 가미한 것으로 생강이 군약보다 사용량이 많으며 방제약리는 반하후박탕과 동일하다.
가미사칠탕의 가미에서 청피의 기관지 평활근 확장과 위장 평활근 경련 억제 작용, 위장 연동 운동 촉진에 의한 통과장애를 고려했으므로 반하후박탕의 방제 약리와 대동소이하다.
가미이진탕의 가미에는 길경과 자소자로 기관지 평활근 경련 해소, 건위 작용이 적용된 것으로 보아 식도경련과 위내정수가 고려된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는 매핵기가 담기울체성 매핵기, 신경성 매핵기, 어혈형 매핵기로 분류한다. 각각 시박탕, 이진탕, 평위산, 복령음; 시호가용골모려탕, 시평탕, 가미소요산, 사역산; 회염축어탕 등을 각각 적용했다.
반하후박탕보다 스트레스에 더 중점을 둔 점이 특색이다. 테라사와의 EBM에서는 실증에 시박탕, 허증에 향소산, 중간에는 반하후박탕의 임상 결과가 보고되었다. 대총경절은 반하후박탕을 연하곤란에도 적용한 임상 사례를 보고했다.
신경성 기도 경련에 사용된 방제를 기반으로 창방은 가능한가. 쿠라레 작용이 있는 후박 등 기관지와 식도 경련의 해소, 간기체, 구토 등을 주안점으로 삼고 소화기계의 연동 운동을 강화 시키면 부작용에 안심될 수 있다.
다만 위품으로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목향, 빈랑 등은 신중해야 한다.
감기 후 또는 노인성으로 인후두의 부분적 수분 대사 불량으로 매핵기가 나타난 경우에는 인후두의 수분 통로는 맥문동탕에 있음을 고려하면 된다.
주세종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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