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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December 22, 2024

손목터널증후군, 침 치료로 통증 개선 가능

사진(c)Dollarphotoclub_staras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한의학 침 치료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통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국한의학연구원(KIOM)은 최근 원내 임상연구부 김형준 박사가 미국 하버드대 의대 비탈리 내퍼도 교수와 함께 침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팔의 말초신경 부위(정중신경) 전도 속도를 높이고 뇌 구조를 변화시켜 통증을 완화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사무직 종사자들에게 흔한 통증 질환이다. 손목을 이루는 뼈와 인대로 이뤄진 작은 통로인 수근관이 두꺼워지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져 그 속의 정중신경을 압박, 신경 전도속도가 느려지고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에 뇌 영상을 통해 침 자극 시 뇌 반응을 살펴본 연구는 있었으나 이번 연구처럼 임상연구와 뇌 영상기술을 접목해 특정 질환에서 진짜침이 가짜침보다 효과가 좋고 진짜침 만이 뇌를 변화시킨다는 치료기전을 밝힌 적은 없었다.

연구팀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79명 중 56명은 진짜침(verum acupuncture) 치료군에, 23명은 가짜침(sham acupuncture) 치료군에 배정, 8주간 16회 침과 전기침 치료를 하면서 정중신경 전도속도 변화를 비교하고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과 확산텐서영상(DTI)을 통해 뇌의 기능적·구조적 변화를 측정했다.

진짜침 치료군은 다시 통증 부위인 손목에 주로 침을 맞는 근위침 치료군과 아픈 손목의 반대편 발목에 침을 맞는 원위침 치료군으로 나눠 연구했다. 환자들은 모두 같은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고 실험에 참가했다.

연구팀은 또 8주 치료 직후와 3개월 후에 환자의 통증 등 자각증상을 평가하는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BCTQ)로 통증치료 효과를 조사했다.

정중신경 전도검사에서 진짜침 치료군은 감각신경 잠복기가 평균 0.16밀리초(㎳: 1천분의 1초) 감소, 신경 전달속도가 빨라졌으나 가짜침 치료군은 감각신경 잠복기가 오히려 0.12밀리초 증가했다.

또 fMRI로 뇌의 일차감각피질을 촬영한 결과 진짜침 치료군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서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 검지와 중지 자극 시 가장 활성화되는 영역 간 거리가 평균 1.8㎜ 증가했으나 가짜침 치료군은 검지-중지 활성화 영역 거리가 오히려 평균 0.1㎜ 감소했다.

DTI를 이용한 환자 뇌백질(white matter) 구조 영상에서도 진짜침 치료군에서만 아픈 손에 해당하는 뇌백질 부위에 생긴 구조 이상이 일부 회복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스턴 손목터널증후군 설문조사에서는 8주간 치료 직후에는 진짜침과 가짜침 치료군 모두 통증이 경감됐다고 답했으나 3개월 후에는 진짜침 치료군이 평균 25.1% 통증이 감소한 것으로 답해 치료 효과가 유지된 반면 가짜침 치료군은 통증이 11.1% 줄었다고 답했다.

김형준 박사는 “침이 임상적으로 진통 효과를 보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기존에는 환자들의 주관적인 보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침의 효과를 객관적인 지표로 보여주기가 어려웠다”며 “이 연구는 진짜침 만이 정중신경 전도도를 변화시키고 뇌 일차감각영역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MRI를 통해 최초로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탈리 교수는 “침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은 통증 치료법으로, 이 연구는 침이 신경조절작용을 통해 뇌 감각영역에 변화를 가져오고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기전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신경학 분야 국제학술지 ‘브레인(Brain)’ 온라인판에 게재됐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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