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shutterstock_Elena Schweitzer
“일주일 동안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를 했더니 4㎏이 빠졌다”, “점심에 갈비찜에 버터 10g을 올려 먹고 저녁에 곱창까지 먹었는데도 몸무게가 별로 안 늘었다니 놀랍다”
최근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로 다이어트에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버터, 삼겹살 등의 소비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6일 의학 및 영양학 전문가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를 둘러싼 호기심과 입소문이 계속해서 확산하자 과학적 검증이 부족한 건강정보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가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지방의 누명’이라는 제목의 TV 프로그램이 방영되면서부터다.
탄수화물 섭취를 전체 칼로리의 5~1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면 체중을 감량할 수 있고 건강해질 수 있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체중감량 효과에 대한 과학적인 검증이 부족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의학·건강 관련 5개 전문학회(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이날 해당 식단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학회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을 달리한 식사의 체중감량 연구가 세계적으로 많이 시행됐지만, 장기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고기만 섭취하는 황제 다이어트 등 아무런 검증 없이 효과가 좋다고 소개됐던 다이어트 유행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한비만학회 강재헌 홍보이사(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다이어트 성공 후기들을 보면 사람들은 솔깃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대다수 후기는 며칠, 몇주 만에 체중감량을 했다는 단기간의 성과로 이는 고지방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과거 유행했던 1일 1식, 원푸드, 황제 다이어트 등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강 이사는 “사람들은 살이 빠질 때는 다이어트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찔 때는 음식을 많이 먹거나 운동을 안 했기 때문이라며 자신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정작 살을 뺄 때 선택한 방법이 올바른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게 되는데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의 성공사례가 오르내리면서 무작정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법을 따라 했다가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고대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 김양현 교수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에서 단기간에 체중감량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런 식단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반인 가운데 고지방식이 권장되는 경우는 드문데 괜히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일부 후기 내용만 믿고 버터, 삼겹살 등을 과도하게 섭취했다가는 고혈압 등의 혈관질환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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