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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된 골수줄기세포가 뇌에 직접 주입된 만성 마비 뇌졸중 환자들이 단기간에 마비가 사라지는 등 놀라운 효과가 나타나 미국의 신경과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 등이 2일 보도했다.
스탠퍼드 대학 의과대학 신경외과과장 개리 스타인버그 박사는 뇌졸중 발생 6개월이 경과해 더 이상 마비가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만성 마비 환자 18명(평균연령 61세)에게 골수줄기세포를 뇌에 직접 주입한 결과 7명이 1~12개월 사이에 운동, 언어, 시각, 일상생활 기능이 크게 개선되는 놀라운 효과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뇌졸중은 일반적으로 발생 후 미비증상이 조금씩 나아지지만 6개월이 경과하면 더 이상 개선되지 않는다.
마비 개선은 움직이지 않던 엄지손가락을 꼬물거리게 된 정도가 아니라 꼼짝 못 하던 팔과 다리를 올리고 걷지 못하던 사람이 걷게 된 것이라면서 시술팀마저도 어리둥절할 정도라고 스타인버그 박사는 밝혔다.
휠체어에 의지하던 71세 환자는 일어나 걷게 됐고 뇌졸중 후 2년이 경과한 39세 환자는 걷기가 어렵고 말이 어눌했는데 시술 후 말도 나아지고 전보다 훨씬 잘 걷게 됐다.
골수줄기세포는 2명의 기증자의 골수에서 채취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에 기능을 보강한 세포(SB623)를 사용했다.
이 줄기세포는 환자들의 두개골에 뚫은 작은 구멍을 통해 뇌졸중으로 손상된 부위 주변에 직접 주입됐다.
시술은 뇌수술치고는 비교적 간단해 환자들은 시술 내내 의식을 유지했으며 시술 당일 퇴원했다.
부작용은 일시적인 두통, 오심, 구토였고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다. 환자 한 명은 뇌에 물이 차올랐으나 물을 빼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중간엽줄기세포는 근육, 힘줄, 지방으로 분화할 수 있는 전구세포이지만 이 시술로 원치 않는 조직으로 분화하거나 종양을 형성하지는 않았다.
이 줄기세포는 환자자신이 아닌 남의 것이었지만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오히려 면역체계를 적극 억제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시술 환자들에게는 면역억제제가 투여되지 않았다.
시술을 지휘한 스타인버그 박사는 환자에 주입된 줄기세포가 지금까지 생각해온 것처럼 신경세포로 분화한 것 같지는 않고 뇌의 자가수리 기능을 향상시키는 그 어떤 생화학적 과정을 촉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성인의 뇌를 회복이 잘 되는 신생아의 뇌로 바꾸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텍사스 대학 의과대학 신경외과 전문의 숀 새비츠 박사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가장 큰 의문은 줄기세포가 변화를 자극한 것인지 아니면 시술 자체가 어떤 형태의 생물학적 반응 또는 플라세보 효과를 일으킨 것이 아닌 지라고 지적했다.
에모리 대학 의과대학의 신경외과 전문의 니컬러스 불리스 박사는 뇌에는 재활성화될 수 있는 그 어떤 잠복성 경로(latent pathway)가 있을 수 있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논평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효과가 아닌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어서 소규모 환자가 대상이 됐다.
스타인버그 박사는 더 많은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참가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시술 환자는 총 156명이 될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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