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학의 근본 원리를 현대 언어로 이해할 수 있도록 원리를 밝혀내야 한다. 사진ⓒ Dollarphotoclub_zanna26
‘원리’는 임상으로 증명하는 게 아닌 ‘원리’ 그 자체로 증명해야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게 ‘원리’, 임상은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황제내경』은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며 많은 한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는 책이다. 그렇다면 이 책이 그렇게 오랫동안 한의사들에게 이어져 온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로 한다.
▲ 『황제내경』의 특이한 점
전지전능한 ‘황제(皇帝)’라는 사람이 오래 동안 보전하며 어리석은 백성들이 이용하기 쉽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서 질문을 하여 다섯 사람의 스승(岐伯, 鬼臾區, 伯高, 少師, 少兪)의 입을 통해서 말하게 한다.
또한 모자라는 것은 한 사람의 제자(雷公)를 통해서 질문을 받아 자신(황제)의 입으로 모자라는 것을 채워서 완벽하게 들려주도록 만들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것도 철두철미한 규율에 따라서 이행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3재(才; 天, 人, 地)의 중심이 되어 천(天)의 상하로 5인(人; 스승)을 정하고, 지(地)의 음양으로 6인(人; 스승+제자)을 만들어 중심에서 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함께 9법문(法文; 1法天, 2法地, 3法人, 4法時, 5法音, 6法律, 7法星, 8法風, 9法夜; 9를 제일 큰 數라 한다)을 정하여 이를 바르게 이용하지 않으면 재앙(災殃)을 받는다고 경고를 하고 있다.
이후 10편에서는 9×9=81편까지 만들어 나가면서 78편에서 전체를 한 번 더 종합해 보이고 못다 한 것을 챙겨 81편을 만들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이 지금까지 먹혀 들어 9편 법야 종시편에 재앙(災殃)을 받는다고 경고한 곳까지는 변화된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다음 문단부터 오운(五運)을 운용하는 육기(六氣)에서 어떻게 변화를 거쳤는지는 모르지만 서로의 주의(主義)와 주장(主張)*1에 따라 오류가 보이기 시작하여 수많은 오류를 만들고 있는데도 모르고 종교서적처럼 암기하려고 애쓰고 있다. 는 사실이다.
▲ 『내경』의 논리는?
귀유구(鬼臾區)는 『영추(靈樞)』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소문(素問)』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제육십육 천원기 대론편(第六十六 天元紀 大論篇)]에 혼자 나와 오운육기를 정리(몇 군데 오류가 발견된다)해 놓았다.
또한 ‘제육십칠 오운 행대론편(第六十七 五運 行大論篇)’에서 황제가 귀유구와 기백의 말이 다름을 지적하므로 기백이 시샘을 하여 황제에게 이르는 말이 있다.
“그의 집안이 자신까지 10대가 오운육기(한서조습풍화寒暑燥濕風火의 3陰3陽)를 대대로 연구한 집안이지만 천지(天地)의 동정(動靜)과 오행(五行)의 순환은, 비록 귀유구(鬼臾區)라 하더라도 그 천기(天氣)만을 살필 수 있을 뿐, 아직 能히 모두를 알지는 못합니다.”(기백의 오류는 무수히 많다.)
문제는 지금까지도 동양의학에서 그 근본 원리들을 현대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려고 노력하고 있기보다는 이론적인 개혁도, 특기할만한 기술의 개발도, 기초를 확립 하려고도, 하지 않고 있다.
『내경』에서 논리를 증명해 놓은 것은 고작해야 자연에 대한 비유법으로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왜 일(日)은 10이 거듭되는 10진수를 사용하고, 월은 12이며, 년은 365인가를 아무도 이야기해주지 않으면서 그것이 우주의 진리인 것처럼 인용한다는 사실뿐이다.
▲ ‘원리’를 ‘원리’로 증명해야
1년이 12달이니 12경락(실제14경락)이라 하고 1년이 365일이니 뼈의 마디가 365개(216개)라 하는가 하면 침의 혈(穴)자리도 365개라 하면서 억지로 찾아서 맞추려 하고 있다.
또한 완전 하려면 9×9=81이라 『소문』은 81편까지 『영추』나 『맥경』도 81편, 『난경』도 81편에 맞추고 있다. 게다가 법문(法文; 1법천法天, 2법지法地, 3법인法人, 4법시法時, 5법음法音, 6법률法律, 7법성法星, 8법풍法風, 9법야法夜)의 순서가 마치 각각의 필수요소인 것처럼 나열한다.
모두 이들의 제곱이라야만 완성된 완전한 것이라 여겨 천(天)은 유일 요소로 하나뿐이고, 지(地)는 둘째이니 2×2=4로 넷을 논해야 한다. 인(人)은 셋째이니 3×3=9로, 시(時)는 4×4=16이 되어야 하고, 음(音)은 5×5=25이라 완전 하려면 25줄을 사용해야 한다고 25줄 가야금을 만들기도 한다.
그뿐이랴 법은 6×6=36이라 6법을 피하려면 36계를 놓아야 한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설명을 해 놓았어야 할 순서의 해석이나 기본원리인 오행에 관해서는 세세한 설명이 없이 오행의 중요한 요소인 상화(相火)를 제외시키고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역(易)에 가보면 천(天)은 10간(干)이라 하여 하늘의 변화를 상하로 나누고, 지(地)는 12지(支)라하며 땅의 시간에 따른 음양의 변화로서 소상하게 적혀있는 것을 보면 그들이 연구해야 할 먼저는 지금이라도 역(易)을 연구해 본 다음이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원리란 임상으로 증명하는 것이 아니다. 원리는 원리로서 증명되지 않으면 원리가 아닌 것이다. 올바른 원리라면 임상의 결과도 반드시 옳게 나오는 것이다. 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을 원리(原理)라 한다. 임상은 필요조건이긴 하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동양학 과학을 말하다.”
이한옥 교수(사우스베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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