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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암도인처럼 환자를 오행 이론으로 진단해 치료하면 효과 UP↑
간 관련 질환, 정격∙승격으로 치료 70%이상∙정승격만 알아도 큰 도움돼
사암은 사물을 오행으로 봤다. 환자 역시 오행 이론에 의해 어떠한 증상이라도 최소 5~12가지로 증을 분류했다. 예를 들어, 울증(鬱症)은 목울, 화울, 토울, 금울, 수울증 등으로 구분하고 목울은 간, 화울은 심, 토울은 비위 등으로 구분해 진단했다.
현대에서도 이 방법으로 진단하면 임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즉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의 원인을 5가지로 구분하는 것이다. 이번 호에서는 간과 관련한 질환 치료로 간정격, 간승격을 기본으로 간한격과 간열격의 배합 및 의미를 알아본다.
▲ 간정격
『사암도인침구요결』 중 간 관련 증상에 정격과 승격을 사용한 것이 전체 70%에 해당된다. 이를 제외한 20%가 정승격의 변형방이고 나머지는 정승격을 벗어난 사암도인의 직관에 의한 치료다. 따라서 정승격만 충분히 알아도 70% 이상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각 혈자리는 간정격(음곡, 곡천 보/경거, 중봉 사), 간승격(경거, 중봉 보/ 소부, 행간 사), 간열격(소부, 행간 보/음곡, 곡천 사), 간한격(음곡, 곡천 보/태백, 태충 사)이다.
간 정격과 승격의 핵심은 대돈에 있다. 보하거나 사하는 것도 결국 대돈을 보하고 사하는 것이다. 간정격에서 음곡과 곡천을 보한 것은 수생목(水生木)의 개념으로 목(木)을 살리며, 경거와 중봉을 사한 것은 목을 극하는 금(金)의 기운을 줄여 결국 목을 보했다는 의미다. 이는 간(木)의 목혈인 대돈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간승격에서 금혈인 경거와 중봉을 보하면 금극목(金克木)하는 것이며 금 기운을 극하는 화혈인 소부와 행간을 각각 사해 금의 기운이 순조롭게 목을 극하도록 도운 것이다. 여기서도 역시 목의 성질을 가진 간경의 목혈 대돈을 사한 것으로 이해한다. 결국 5행의 시각에서 보면 대돈이 목경의 목혈로 원천으로 간을 보는 것은 대돈을 보는 것과 같다.
간 기능의 항진 또는 부족 모두 대돈의 기능의 항진 및 부족으로 봐야 한다.
▲ 간열격
간열격은 행간, 소부 보/ 음곡, 곡천 사하며 한격은 음곡, 곡천 보/ 태충, 태백 사한다.
정격 승격과 같은 해석으로, 열격은 화를 보했으니 화생토(火生土)해 간경의 토혈인 태충을 보한 다. 한증이 된 원인은 토의 기능저하(중앙토의 기능 저하)라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한증은 토의 기능저하, 한격은 수혈을 보했기 때문에 목표는 대돈(목혈)의 기능이상을 보완한 것이다.
따라서 정격과 한열격을 섞거나 승격에 한열격을 함께 사용가능하다.
예를 들어 간승격과 폐정격을 함께 쓸 경우, 간승격(소부, 행간 사/ 중봉, 경거 보)하고 폐정격(소부, 어제 사하고 태연, 태백 보)하면 간대폐소(肝大肺小)한 태음인에게 적격이다.
만일 태음인 환자의 증상이 간을 중심으로 한 경우, 폐정격의 4개혈을 모두 쓰지 않고 경거 하나만 보해도 폐정격 4개혈 모두를 취혈하는 효과가 있다. 폐정격은 토혈을 보해 토생금(土生金)하며 금을 극하는 화혈인 소부와 어제를 사했다.
이는 금기를 가진 폐경의 금혈인 경거에 초점을 두고 조합된 것으로 경거 하나만 사용해도 폐정격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간정격에 폐승격도 같은 이치로 사용할 수 있다.
간한격은 임상에서 심혈관 관련 또는 당 증세 등 만성질환에 상당히 많이 활용한다.
▲ 임상례
① 유방암 수술을 받고 3년이 지난 60대 초반 환자가 수족말단이 따갑고 아프며 저리는 증상을 주소(主訴)로 내원했다. 진단 시 협하 및 기문혈 압통이 발견됐다. 이에 간한격을 사용해 이를 줄였으나 만족하지 않아 20분후 폐정격을 더했더니 압통 및 주소가 소멸했다. 폐정격은 금극목(金克木)의 개념으로, 금의 기능을 보완하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다.
② 소화기능 저하, 항시 수족 냉증에 피곤해 하는 40대 중반의 여성 환자가 있었다. 혈압은 다소 낮았다. 주소(主訴)는 소화불량으로, 중완보다 상완에서 압통을 더 느꼈고 협하에 뻐근한 증상이 있었다. 이에 간열격을 사용했더니 상완의 압통이 남아있어 위열격을 더했더니 수족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며 제증상이 소멸됐다. 수족냉증은 혈액순환 불급으로 봤고 위열격을 쓴 이유는 위주혈(胃主血)의 개념 때문이다.
▲ 위주혈의 개념
위주혈이 낯설다면 한의대에서 주로 음장부인 장(臟)의 개념만을 강조, 부(腑)의 기능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임상에서 부(腑)를 다스릴 기회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집고 넘어가야 한다.
위주혈(胃主血)/대장주진(大腸主津)/방광주근(膀胱主筋)/소장주액(小腸主液)/심포주맥(心包主脈)/삼초주기(三焦主氣)
-위주혈: 간에 저장된 혈액을 온몸으로 돌리는 것이 위의 기능이라는 말이다.
-대장주진: 간에 저장된 혈을 진으로 바꾼 뒤 이 진액을 온몸으로 분포한다. 피부가 건조하거나 변비 등 진을 주관하는 대장이다.
-방광주근: 지난 1월호에 풍과 관련 언급했듯, 양수(陽水)가 부족하면 사지불수(四肢不隨)가 된다. 양수란 방광수(膀胱水)로, 방광의 양수가 근을 자양하지 못하면 나무가 마르듯 전신 근육도 뒤틀려 움직임이 자유로워지지 못한다.
-소장주액: 소장이 전신의 액(관절의 활액) 등을 주관한다. 오십견 증상에 소장경을 이용하는 것은 여기에 근거한다. 노년에서 많이 나타나는 무릎통증은 같은 활액의 문제이나 심장과 소장 문제로 두 개 장부를 잘 봐야 한다.
-심포주맥: 심포가 안정적인 맥을 유지하게 한다. 부정맥 등 심장의 물리적인 활동을 심포가 주관한다.
-삼초주기: 인체의 항상성(homeostasis) 및 교감 및 부교감신경은 삼초가 주관한다. 한의학적으로 생각하면 삼초와 상합관계인 폐는 호흡 시 대기 중 산소를 몸 안으로 빨아들이는 역할을, 삼초는 이를 각 세포에 이를 전달한다. 임상에서 삼초경을 쓸 땐 상합관계에 있는 폐경과 함께 고려한다면 한 단계 높은 임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윤동원 원장(가야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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