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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한의사 초음파기 사용 유죄”…의료계·한의계 갈등

사진(c)Dollarphotoclub-grki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여부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방침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법원이 초음파기기 등을 사용한 한의사에 대한 유죄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형사 제22단독)은 최근 초음파 기기를 사용하여 자궁근종을 진단하고 한약 등을 처방한 한의사와 카복시 기기를 사용하여 한방 비만치료를 실시한 한의사에 대해 한의사 면허 범위 외의 행위를 이유로(의료법 제27조 위반) 각각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원화된 현행 의료법체계의 취지, 공판과정에서 전문가의 전문적인 증언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의료기기의 사용이 한의학적 원리에 기초하거나 이를 발전시킨 한방의료행위로 인정되기 어렵고 해당 의료기기는 모두 국민의 안전을 감안, 2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돼 있어 부작용의 발현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의약육성법의 기본적인 취지는 한의학적 원리에 기초해 현대의학, 과학발전을 접목시켜 발전시킨 한방의료기기의 개발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근거로 한의학적 기초에 의거하지 않은 의료기기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초음파기기를 통한 진단은 그 작동기전과 연계성 등을 감안할 때 한의학적 진단방법 등을 발전시킬 수도 없으며 초음파검사를 통해 예상될 수 있는 추가적인 검사, 처치에 적절히 대응할 수도 없다고 보이고 초음파기기 등을 주로 사용하는 영상의학과의 경우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에서의 필수설치 진료과목이고 초음파의 검사영역은 영상의학과전문의 전문적인 영역에 속한다고말했다.

아울러 다른 카복시 고발 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결정은 무죄의 확정적인 절차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것만을 신뢰해 적법한 것으로 알고 사용했다는 주장은 인정되기 어렵고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의사, 한의사간의 논쟁이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는 영역이고 사용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결국 전문가들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입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영역으로 이원화된 현행 의료법령의 체계 하에서는 피고인의 주장대로 한의대 커리큘럼, 개원 후 임상교육 등을 충분히 받았다고 해도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현명한 판결이라며 환영의 입장이다.

이같은 판결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의 초음파 기기 사용은 한의사의 면허범위 외의 행위라는 기존의 판례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며 “아울러 카복시 기기와 관련해서는 그 원리가 현대의학에 기초한 것으로서 한의사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법원의 판결로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한의사들은 교과과정이나 연수교육을 통해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지금까지 주장했으나 이번 판결은 이 같은 한의사들의 주장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판결”이라며 “재판부 판결처럼 현대의료기기 사용은 면허범주의 문제라며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의계는 유감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항소할 예정이라며 최근 한의사가 초음파를 사용해 국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결정적인 근거자료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 2심에서는 이러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더 현명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의협에 따르면 정부가 국민과의 약속인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한의사가 특정 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을 사법부에만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고 국민의 소중한 건강과 직결된 이 문제는 결국 보건복지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결자해지해야 할 사항이다.

한의협은 “복지부가 더 이상 사법부의 판결 등을 핑계 삼지 말고 하루 빨리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서 진정으로 국민의 뜻을 받드는 행정부로서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는 빠른 시일 안에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유권해석한 혈액검사기와 헌법재판소가 판결한 안압측정기와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 5개 의료기기외에는 다소 비관적인 태도다.

복지부 김강립 보건의료정책관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의료일원화·의료통합방안 정책토론회’에서 “헌재 결정 외 다른 의료기기 사용을 확정하는 데는 일정한 추가적인 논의와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헌재가 결정한 5개 이외의 의료기기는 폭넓고 사회적인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안전성과 현장 효과성, 학문적인 영역, 기술 합치성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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