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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2, 2024

윤동원 원장의 『사암도인침구요결』 해석 ② 한격과 열격

사진(c)Dollarphotoclub_B.-Wylezich

 

사암도인의 열격과 한격, 정승한열격의 의미와 구성은 무엇일까?

오장육부의 상합/상통 관계 통해 경락 흐름을 오행적으로 구분해 치료

 

한격은 열증에 사용하며 열격은 한증에 사용한다. 예를 들어 간한격은 행간, 소부를 보하고 음곡과 곡천을 사한다. 이는 보화사수(補火寫水)의 의미이다. 소부는 행간을 지원하며 각 경락 화혈(火穴)의 원천이다. 즉 ‘소부를 보’하는 것은 각 경락의 화혈을 모두 보한 것이다. 

음곡 또한 각 경의 수혈(水穴) 원천으로 수가 화를 극해 차가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한다. 한격을 최초에 생각한 것은 수(水)의 항진으로 너무 차가워지는 현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다.

 

▲ 열격과 한격의 구성

열격은 음곡, 곡천 보 태충, 태백 사한 것으로 음곡은 각경의 수혈, 태백은 각경의 토혈을 모두 조절하는 것이다. 한격은 토가 과도하게 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열증이 발생한다. 

이를 임상에서 적용하자면 환자가 열증을 보일 때, 먼저 토의 과항현상으로 이해하고 진단해야 한다.

간한격에서 ‘간경의 화혈인 행간과 심장(화경)의 화혈인 소부를 보’는 간의 토혈인 태충의 기능에 집중한 화생토 개념이다. 간열격의 음곡, 곡천 보 역시 태충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한 선혈이다.

사암도인은 일반적으로 직접 본을 사용하지 않고 상생관계를 통해 본을 돕는 방법을 사용했다.

열격에서는 수경의 수혈인 음곡과 목경의 수혈인 곡천을 보할 경우, 목혈인 대돈의 힘을 키워주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격에서는 토의 문제 열격에서는 목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포커스는 목에 있다고 이해한다.

모두 이같은 방법으로 한, 열격이 구성돼 있다고 이해한다.

 

예외적 상황

하지만 예외는 화경과 수경이다. 화경에서 열격의 사용과 한격에서 수경의 사용이 애매한 상황이다.

심한격의 경우, 심경의 화혈인 소부와 신경의 화혈인 연곡을 보하고 심의 수혈인 소해(少海), 와 신경의 수혈인 음곡을 사하는 등 심경과 신경의 혈만을 이용했다. 

또한 방광열격의 경우, 소장경(화혈)의 화혈인 전곡과 방광경(수경)의 수혈인 족통곡을 보하고 위경의 토혈인 족삼리와 방광경의 토혈인 위중을 사했다. 수혈과 화혈을 보하고 수혈을 극하는 토혈의 기운을 떨어뜨린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토와 목으로 한열을 조절한 반면 위의 두 가지는 일반 틀에서 벗어난다. 동일 수족 동일 경락을 같이 사용한 것이다. 심한격은 수소음심경과 족소음신경을, 방광열격에서는 수태양소장경과 족태양방광경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족양명위경을 곁들여 사용했다.

소장은 부의 경락 중에서 가장 뜨거운 경락(병화)이다. ‘전곡을 보한다’는 것은 ‘물을 부어 열을 식힌다는 의미’로 방광경을 이용한 것이다. 전곡이 소장경의 수혈이기 때문에 보한 것이다.

얼핏 생각했을 때 차게 할 때에는 태양한수의 성질을 가진 방광경을 보하는 것이 맞지만 이는 경락만의 문제에 국한된다. 여러 경락이 서로 상생하며 상극하는 복잡한 환자의 몸 전체를 봤을 때엔 병화인 소장을 차게 하는 것이 더욱 이치에 맞는다는 것이 사암도인 생각이다.

한증의 경우, 대부분 통곡 아니면 음곡을 사용한다. 이 부분은 보는 관점에 따라 논쟁이 있을 수 있으며 그간 선배들이 혈자리 배합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 정승한열격의 운용론

침 하나라도 적게 쓰는 것이 좋으므로 반드시 정해진 4개의 침자리를 다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정승한열격에는 반드시 원천 혈이 있으므로, 나머지 혈은 빼도 된다. 침을 놓는 순서 역시 억매일 필요는 없다. 우선 자경을 취하고 원경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혹 한격은 정승격의 승격과, 열격은 정격과 의미가 유사하다고 생각해 정격과 한격을 혼용해 쓰지 않으려는 경우도 봤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정격과 한열격 또는 승격과 한열격을 혼용해도 진단이 정확하면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예를 들어 위가 허한 환자에게 먼저 위정격(양곡, 해계 보/ 족임읍, 함곡 사)을 사용한 뒤, 위의 열증상이 있다면 위한격(양곡, 해계 보/내정, 통곡 사)을 더해도 좋다. 여기에 내정과 통곡 두 개 혈만 사하면 위정격과 위한격이 된다. 같은 쪽에 써도 다른 쪽에 2개만 자침해도 상관없다.

또한 질환의 원인이 한인지 허인지 보고 발침 순서를 바꾼다. 한의 문제라면 담경의 목혈인 임읍과 위경의 목혈인 함곡부터, 기의 문제라면 위의 수혈인 내정과 방광경의 수혈인 통곡부터 발침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으로 발침 시 원경부터 침을 빼는 것을 권한다.

경험상 한격을 사용했을 때 혈압 측정 시 실제 강압현상이 됨을 느낄 수 있으므로 한격은 저혈압인 사람에게는 유의해 사용한다.

피부소양증의 경우 안면홍조 등에 한격을 응용할 수 있다. 염증 유무와 상관없이 통증에도 한격을 활용해보면 재미있는 효과를 볼 것이다.

 

▲ 사암의 오행적 인체부위

일반적으로 감기의 인후종통에 상양(직자)을 사용한다면 당신은 이미 사암침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인후와 상양 관계를 유추해보면 된다. 상양은 대장경(금)의 금혈이고 사암의 사고에서 언급했듯 대장은 간과 상합, 상통 한다. 사암은 인후부(경: 인후 항: 목)를 간의 영역으로 언급했다. 간대장의 상합/상통관계를 말한 것과 정혈개념인 것이다.

사암도인은 인체 부위를 오행의 의미를 적용, 간의 반대되는 목의 부위는 대장의 영역/경락이 흐르는 부분을 5행적으로 구분했다.

오수혈을 인체부위로 나누면 손가락 끝은 정혈(간/대장의 영역), 손가락 마디(형혈/심, 방광의 영역), 토혈이 있는 부분인 손바닥, 발바닥은 비와 담의 영역, 손목에서 팔꿈치까지는 경혈로 폐와 소장의 영역 등으로 나눠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암침에서는 어깨통증에 소장경을 일반적으로 활용한다. 이는 합혈, 어깨는 화로 본 것이다.

사암도인은 또한 곡천의 아랫부분은 간의 영역, 음낭의 피부는 방광에 속한다고 봤다. 무릎내측 산통은 흔희 방광에 의한다, 외과는 담경에 속한다, 사말과 면부는 위에 속한다는 것이다.

『사암도인침구요결』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사암도인의 인체부위의 구분을 찾아보는 것도 임상실력 향상을 위해 의미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윤동원 원장(가야한의원)

 

(연회원 혜택에 따른 보수교육 페이지-매월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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