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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체질별 고유 장기강약배열 有, 체질 따라 생리∙병리적 특성 가져
음식의 관계조건적인 기능, 8체질 장부론적 생리∙병리에 중요한 역할
필자에게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는 한의사로서의 직업적 기능이다. 진료실에 남녀노소, 어떤 계층의 다양한 사람이 들어와도 한의사로서의 동일한 기능을 발휘한다.
두 번째 또 다른 기능은 남편으로서 아들로서 아빠로서의 기능이다. 즉 관계조건적이며 상대를 구별해 나타난다. 남편으로서는 오직 아내를 상대로만, 아빠로서는 오직 자녀들에게만 해당 되는 기능으로, 반드시 상대를 구별해 발휘되는 상호 관계조건적 기능이다.
그런데 어찌 보면 직업적 기능보다 관계조건적 기능이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기능이라 할 수 있겠다.
▲ 8체질 의학에서의 ‘음식의 기능’
음식의 기능도 마찬가지다. 첫 번째로는 음식에 함유된 유기 및 무기영양, 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그리고 미네랄과 비타민 등의 영양 및 성분적인 기능으로, 누구든지 육류를 먹으면 많은 양의 단백질과 지방을 공급받게 된다.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기능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관계조건적 기능이다. 마치 남편으로서의 기능은 아내만을 위한 것과 같다. 쇠고기는 인체 다른 장기보다 폐와 특별한 관계를 맺고 폐를 주로 돕는 기능을 한다. 돼지고기는 신장, 닭고기는 췌장을 각각 돕는다.
무엇을 섭취하든지 음식물은 몸 안에서 영양 및 성분적 기능과 관계조건적 기능을 동시에 한다. 서양과학에서 다루는 음식기능 개념이 영양(성분)적인 것이라면, 8체질의학에서 보는 것은 관계조건적 기능이라 하겠다.
앞서 언급했던 자연에서의 생물들은 본능적으로 상호관계조건적 섭생법을 따른다. 그들은 영양적인 섭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체질적 균형에 유익이 되는 상대적 기능을 갖고 있는 음식을 본능적으로 선택해 섭취할 뿐이다.
소가 소로 태어나서 일생 풀을 먹으면서도 많은 지방과 단백질을 축적하고 영양 결핍 없이 건강하게 살며,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이 기름진 단백질 위주의 섭생법으로도 일생을 무병하게 생존하게 되는 이유다.
현대의학적 문화의 한 가운데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일상 섭생을 영양 및 성분적 측면에서만 고려해 섭취하고 있지만, 인체를 몸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건강을 생각한다면 음식에 대한 개념 역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 음식에 대한 8체질 개성의 반응
인간의 체질은 여덟으로 나뉜다. 금양체질, 금음체질, 토양체질, 토음체질, 목양체질, 목음체질, 수양체질, 그리고 수음체질이다.
각 체질마다 고유의 장기강약배열을 유전적으로 타고 나는데, 그 배열은 체질마다의 생리적 그리고 병리적 특성과 성향을 나타내는 근본이 된다. 예를 들어 폐와 대장이 강한 금체질인은 간과 담이 강한 목체질인과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갖는다.
체질별로 나타나는 가장 두드러진 개성의 반응은 음식에 대한 것이다. 폐와 대장에 열이 많은 금체질인이 폐를 돕는 쇠고기를 섭취했을 때, 폐와 대장이 과해지므로 면역기전에 이상기능이 야기되어 여러 질병증상들이 나타난다.
간과 담에 열이 많은 목체질인이 간과 담을 돕는 해물을 섭취할 때, 간기능 이상으로 여러 증상들이 나타난다. 또한 과해진 간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억눌린 약한 폐와 대장으로 인한 병증들 역시 연이어서 발생한다.
체질적으로 부적절한 음식은 최강장기와 최약장기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해당 차강장기와 차약장기에도 영향을 미치며, 인체에 존재하는 여러 관계적인 불화와 충돌을 일으킨다. 결국 전체적인 면역기전에 이상을 일으켜 합병적이고 만성적 질환들을 이어 생성한다.
▲ 체질 따라 질병 처방 및 치료 달라져
좀더 예를 들자면 같은 종류의 피부병도 대장열(금음체질)때문일 수도 있고, 간열(목양체질), 위열(토음체질) 또는 신장열(수양체질)도 원인이 될 수 있다. 과해진 췌장이 강한 폐를 자극(금양체질)해 피부 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금양체질의 경우, 간을 강화하고 췌장을 다스리므로 피부질환을 치료하지만 토양체질은 반드시 신장을 강화하면서 심장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피부병을 치료한다(8체질의학에서는 최강장기나 최약 장기를 다루면서 차강장기와 차약장기도 함께 다루는 것이 필수).
간혹 단일장기의 기능이상으로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체질적으로 부적절한 음식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다수의 장기들이 함께 상관되어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여된 장기의 수가 많을 수록 만성적, 난치질환이라 할 수 있고, 그리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경과됐음을 의미한다.
단순 위염과 만성화된 위궤양은 관여된 장기의 내용이 서로 다른 병으로, 치료 처방 역시 달라진다. 같은 위궤양도 다른 체질간에서는 관여된 장기들의 내용이 전혀 달라진다. 그러므로 같은 질병이라도 체질마다 원인이 다르며, 병증상의 상태는 물론 치료법도 서로 달라야 한다.
음식에서의 영양적 성분은 열량과 대사에 중요 역할을 하지만, 음식의 관계조건적인 기능은 8체질-장부론적 생리와 병리에 관여된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음식의 관계적 기능에 대해 간과하는 현대인들이 날이 갈수록 더 다양하고 알 수 없는 수많은 질병에 노출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8체질침의학은, 각 체질들의 타고난 장기들간의 강약-상호관계를 장부론적으로 이해하여 수리(數理)화 했다. 잘못된 섭생이나 환경적 여러 요인으로 어긋나고 불화하게 된 병리적 상황을 침치료(處方數理)를 통해 서로 조화할 수 있는 생리적 상황으로 바꾸어 놓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권우준 원장(제선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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