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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⑪ 少陰病Ⅱ

△ 소음병의 원인에 따라 각 방제를 처방해야 더욱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Dollarphotoclub_marilyn barbone

 

소음의 음추공능실상은 세 가지 음양실조상황이 있어

소음병이 태음병이나 궐음병에 치우쳤을 경우, 대표방 달라져

 

지난 호에 소음음추의 개요를 설명했는데, 소음의 음추공능실상은 세가지 음양실조상황이 있다.

 

① 소음병 자체의 문제

소체양허자가 한사를 받아 한화(寒化)하여 태양병을 거치지 않고 직접 소음병이 되는 경우를 ‘직중(直中)’이라 한다. 발병초기에 양허음성의 소음한증이 출현하는 것이다. 주요증상으로 단욕매(但欲寐), 오한, 권와(蜷卧: 추워서 웅크리고 잠), 소변청장, 수족궐냉, 하리청곡, 맥침미세 등이며 대표방은 사역탕이다.

소체음허인 사람은 사를 받으면 체질에 따라 열화(熱化)해 음허화왕의 소음열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음이 부족하니 위로 심화가 항성해 심신간 수화불제(水火不濟) 돼 심번, 불면 등이 나타난다. 대표방으로 황련아교탕을 쓴다.

소음음허자가 수기를 겸하여 폐, 위를 침범하면 해구갈(咳嘔渴)이 생기고 방광기화장애로 소변불리도 있으면 저령탕을 쓴다. 방중에 아교는 체질용약이고, 저령 등 나머지 약들은 수기를 다스리는 변증용약이다.

태양과 소음은 표리관계로, 태양병 단계에서 잘못된 발한법이나 공하법은 양기, 음액을 손상시켜 소음병으로 전변되는 상황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태양병편에 보이는 사역탕증, 건강부자탕증, 복령사역탕증 등은 모두 태양병 오치(誤治) 후에 발생한 소음병증들이다. 이 전변은 당연히 표리의 상호관련성 속에서 발생하지만, 그 중에 체질문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태양소음간의 표리전변을 ‘태소양감(太少兩感)’이라 한다. “허증은 소음병에 속하고, 실증은 태양병에 속한다”고 했는데, 허증은 양허체질상태를 내포하며 대표방은 마황부자세신탕이다.

 

② 소음병이 태음병에 치우칠 때

태음의 개방공용실조는 음정개방(開放) 장애로 음성(陰盛)해지니 장부를 배양할 수 없어 태음양명불화가 생겨서 양기수장(收藏) 장애로 장부를 온양할 수 없다. 때문에 중초허한, 한습내성의 태음병이 된다.

예를 들면 277조는 오치(誤治) 없이 설사가 저절로 나며 구갈이 없으면 태음병에 속한다. 족태음비장이 허한이기 때문이다. “마땅히 온양(溫陽)하니 사역배(四逆輩)를 복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했다. ‘사역배’란 소음리허한증을 치료하는 사역탕류로, 태음병이 소음음추의 영향을 받는다는 전형적인 예증이다.

소음병열증도 태음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하다. 물(水)이 마르면 흙(土) 또한 건조하다. 이 경우 비위가 모두 영향을 받는다. 비(脾)는 음기를 수포(輸布)하는 ‘개기(開機기)’공능이 실상돼, 위를 도와 진액(음)을 운행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태음양명 표리불화로양기를 거두어 들이는 양명‘합기(闔機)’공능도 실상돼 양열이 번성하니, 실열이 장위에 결취(結聚)된다. 때문에 소음병에서도 급하증(急下證)이 발생한다. 병의 근원은 소음이지만 병변부위는 양명에 있으므로 급하존음법(急下存陰法)의 대승기탕을 쓴다.

이는 소음병에서도 양명병의 대승기탕증이 나타날 수 있는 까닭을 밝힌 것이다. 차이는 전자의 경우 소음음허가 저변에 깔려 있다는 점이다.

 

③ 소음병이 궐음병에 치우칠 때

소음음추문제로 음기를 취합하고 양기와 교통하는 궐음주합(厥陰主闔)공능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궐음병편 337조에 “무릇 궐(厥)이란, 음기와 양기가 상호 순접치 못해 발생한다. 궐은 (구체적으로) 수족궐냉”이라 했는데, 궐음의 ‘음진양회(陰盡陽回); ‘삼음의 교류가 다해 양이 회복)되는 생리공능이 작동치 않아서인데, 여기서 소음병과의 관련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소음병의 주증도 사지수족궐냉이며, 주방인 사역탕(四逆湯)에도 ‘사역’이란 명칭이 있다. 주의할 것은 사역산(四逆散)과의 구별이다. 318조 사역산증이 ‘소음병, 사역’으로 시작한 걸 보면 소음병과 관련함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 약물조성이 소음병과 무관하게 보인다는 점이다.

즉 시호, 백작, 자(炙)지실, (자)감초로 구성되는 사역산이 어떻게 소음병과 관계되는지 설이 분분하다. 결론적으로 병의 기원은 소음이지만 병변부위는 궐음에 있다. 바로 소음추기(少陰樞機)불리가 궐음에 영향을 줘, 궐음병에 치우쳐 나타난 증이다. 때문에 온양법을 쓰지 않고, 소음추기를 궐음 쪽에서 조절하는 사역산을 써서 소음병, 수족궐냉을 다스린다.

 

④ 심층적 고찰

소음병이 음성양쇠(陰盛陽衰)가 되는 것은 ①의 내용이다. 만약 음성에서 음추불리로 궐음에 영향을 끼치면, 간양이 소설(疏泄)기능을 잃고 울결된다.

여기서 양기내울(陽氣內鬱)이 바로 사역산의 병기로, 병변은 주로 간기울결로 나타나며 그 주증이 양울(陽鬱)로 양기가 사지수족에 이르지 못하는 ‘사역(수족궐냉)’이다. 이밖에 양울로 인해 설질홍, 맥현(삭) 등 열상이 출현할 수도 있다. 사역산의 치료는 소간이기를 위주로 해서 간(양)기울결을 해결하는 음추조절방제다.

사역산증(318조)에는 ’기침, 심계, 소변불리, 복통, 설사하리, 이급후중’ 등 혹연증(或然症)도 보인다. 사역산 복용법에 따르면 “기침은 오미자와 건강을 더하는데, 설사하리도 치료한다. 심계는 계지를 더하고 소변불리에는 복령을 가한다. 복통에는 포부자를 더하며, 설사하리에 항문이 묵직한 후중감이 들면 해백을 넣는다”고 했다.

혹연증은 대개 음성(陰盛)과 관련한 증후들로, 주증(수족궐냉)의 병기와 구별된다. 따라서 온열한 약물들로 가미, 사역산증의 기원이 소음병임을 확인할 수 있다.

『상한론』에서 사역산을 소음병편에 배열한 의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소음궐음 추합(樞闔)간의 상호관계가 매우 밀접함을 설명한다. 사역산증은 소음병의 추기(樞機)불리가 궐음합기(闔機)공능에 영향을 끼쳐, 음분에서 추합불화(樞闔不和)가 일어나, 추기가 제대로 전동할 수 있도록 양울(간기울결)을 조절하면 풀린다. 후세 의가들이 사역산으로 간기울결로 인한 수많은 난치병을 치료했는데, 본방이 궐음병뿐만 아니라 소음병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다음은 사역탕과 감별을 위해서다. 두 방이 모두 음추불리를 다스리지만, 그 병기는 허와 실에서부터 확연히 구별된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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