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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20,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⑥

사진(c)shutterstock_JinYoung-Lee

 

본증의 병기를 태양병, 방광기화불리, 삼초기화실사(失司)로 인한 수기내정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충분치 못하다. 여기에는 족태양뿐만 아니라 수태양소장도 관여하는데 바로 경락의 상관성때문이다.

 

태양 不行으로 氣不化水 된 수기병엔

오령산, 영계출감탕, 소청룡탕

 

▲ 족태양방광과 수기병

족태양방광은 수부(水腑)로서 한수(寒水)를 주관, 태양병이 되면 수기병(水氣病)을 쉽게 일으킨다. 대표방으로 오령산, 영계출감탕, 소청룡탕 등이 있는데, 모두 태양의 양기개방공능이 불행(不行)하여 기불화수(氣不化水)된 소치이다. 수기가 모인 부위를 (수액운행통로인) 삼초로 나눠보면 아래와 같다.

수기가 주로 상초 폐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청룡탕증이다. 수기가 중초 위완에 있고, 上犯(상범)하여 심흉부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영계출감탕증이다. 수기가 하초의 방광, 소장에 모인 것이 바로 오령산증이다.

수기병은 모두 양기를 개통하여 이수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데, 위 세 방에 모두 계지가 있는 것은 통양화기(通陽化氣)의 뜻이다. 나머지 약물들은 대개 수기가 모인 부위에 따라 배합된 것이다. 예를 들면 수기사폐(水氣射肺) 치료방 소청룡탕안에는 세신, 건강, 오미자, 마황을 써서 온폐화음(溫肺化飮), 지해평천의 작용을 한다.

수기가 중초에 머문 담음치료방 영계출감탕은 복령, 백출, 감초를 써서 건비이수, 보토제수(補土制水)한다. 하초축수증을 치료하는 오령산은 택사, 저령, 복령 등으로써 이수한다.

 

▲ 태양축수증이란?

태양병이 체표에서 경맥을 따라 수부 방광으로 들어가면, 기화불리되어 방광에 수기가 축적된 것이 ‘태양축수증’이며 소변불리가 주증이니 하초축수증이라고도 한다.

『오령산 조문71조』 “태양병, 발한후, 대한출, 위중건(胃中乾), 번조가 있고 불면이며, 음수(飮水)하는 자는 조금씩 물을 마시게 하여 위기를 안정시키면 낫는다”고 했다. 여기서 ‘위’는 소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수태양소장경은 위에 이르고 소장에 속하며 대장과 상통한다. 『내경』은 “대장, 소장은 모두 위에 속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228조는 양명병인데 “위중필유조사(胃中必有燥屎)”라 하여 마른 대변은 대장에 있는 것으로 대장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태양병인데 과도한 발한으로 진액이 손상되고 위액도 부족해 건조하면 소장의 수액흡수가 감소된다. 위, 소장이 모두 경락상 심과 통하므로 “위가 불편하면, 잠이 안 옴(胃不和, 則卧不安)”이 되며 번조가 발생한다. 중경은 여기까지 일시 현상으로 보고 약간의 물을 주면 낫는다 봤다.

71조엔 “만약 맥이 부, 소변불리, 미열, 소갈(당뇨가 아닌 구갈, 물 마셔도 해결 안 되는 증후)인 자는 오령산으로 주치”라고 했다. 한사가 방광으로 들어 기화불리되니, 진액이 상승하지 못한 탓이다. 방광기화불리는 수기를 방광에 축결시켜 소변불리가 생긴다. 동시에 태양표증이 잔존하여 맥부, 발열 등 태양경병이 나타난다.

여기서 수태양소장도 관여하는 것에 주의한다. 소장생리공능중에 수액을 흡수해 상부로 수포하는 데, 태양병으로 이것이 실조돼 소변불리, 소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수족태양의 부병이 동시에 출현하는 것이다.

 

▲ 오령산의 조성과 쓰임

오령산은 택사, 저령, 복령, 백출, 계지로 조성된다. 계지로 방광의 양기개방을 돕고 사령산은 방광, 소장을 도와 소변을 이롭게 한다. 관건은 계지의 쓰임이다. 오직 계지만이 주요모순(축수증)에 대해 치료하며 나머지는 대증 치료다.

축수증이 급하므로 ‘급즉치표(急則治標)’에 따라 이수약위주로 조성된다. 여기에 계지를 가해 태양의 막힌 문을 개방하고 통양화기(通陽化氣) 시켜 치본(治本)을 도모했다. 만약 소변불리가 태양표증을 동반하지 않고 이미 소음으로 전변된 것은 진무탕증이다. 표리관계인 두 탕증을 잘 감별해야 한다.

이밖에 전신의 수액통로인 삼초공능에도 영향을 미치나 태양양기개방이 회복되면 자연히 정상화된다. 만약 삼초병변자체가 주요모순으로 소변불리하면 소양병으로 간주, 소시호탕 등으로 삼초기화를 활성화시킨다.

 

▲ 유장영의 치험례

다음으로 유장영(兪長榮)의 치험례를 살펴 보자. 고열, 구갈, 섬어(헛소리), 불면, 소변단적, 맥부홍대한 환자였다. 양명병으로 변증해 인삼백호탕 세 첩을 대량 복용시키니 오히려 구갈이 심해졌다.

그의 집안은 선조대대로 ‘상한치료는 세 첩을 넘기지 않는다’는 유훈이 있어, 세 첩으로 호전이 안되면 고명한 의사에게 환자를 양보해야 하며 자기 견해대로 환자의 병을 끌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환자에게 다른 의사에게 갈 것을 권유했으나 애써 만류하며 간곡히 재진을 부탁했다. 이에 유장영은 상대방에게 “더운 물을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대답했다. 물이 뜨거워 손을 갖다 대기 어려울 정도인데 한번에 들이킨다는 것이다.

이에 다시 설진 해보니 설질이 홍색, 무태이나 물기가 있었다. 그렇다면 부홍대맥, 고열, 구갈은 백호탕증 같지만, 더운 물을 좋아하니 백호탕은 부적합하다. 이것은 무근(無根)의 화가 상승한 소치로, 설질이 홍색이고 허화(虛火)가 신명을 요란 시켜 섬어가 생긴 것이다.

화가 제자리로 귀속하지 못해 방광기화가 직분을 잃고 소변단적이 된 방광축수증이다. 이에 오령산을 탕으로 처방하고, 계지는 육계를 써서 인화귀원(引火歸元)을 도모했다. (육계가루 팔 푼을 탕제에 타서 복용) 단지 두 첩을 복용하자 열이 내리고 구갈이 정상 회복되고 소변도 편해졌다. 『상한론회요분석(傷寒論滙要分析)』

▷ 필자평어: 설태가 활윤하고 더운 물을 좋아하는 것은 내한수정 소치다. 또한 맥상이 부홍대맥이지만 이런 경우 침취(沈取)하면 대개 무력하다. 『금궤요략』은 이에 대한 치료총칙을 명확히 제기하고 있다.

수기병편에서 “대기(大氣)가 일단 돌아가면 수기는 흩어진다”고 했다. 대기는 흉중 양기(종기)를 말한다. 또한 담음병편에서는 “담음병은 마땅히 온성약을 써서 조치한다”고 했는데, 양기개방은 온화하며 열성이 지나쳐서는 안 된다. 소량의 육계 사용은 바로 소화생기(少火生氣)로 담음수기 흩어지게 하며 인화귀원, 즉 위로 뜬 허양(虛陽)을 원자리로 돌려보내는 뜻이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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