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학과 종교의 역사는 곧 인류의 시작과 같이 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Dollarphotoclub_casejustin
종교와 의학, 고대 인류 역사 초기부터 함께 발전
사람의 심신을 치료하며 현대로 이어져
인류는 종교와 의학이란 이름으로 질병과 두려움에 맞서서 연구와 임상으로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해왔다. 넓은 의미에서의 의학은 도인, 호흡법, 명상 등의 여러 가지가 포함된다. 현재도 치료 방법에 있어서 의학과 종교 구분이 모호한 면이 있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의학은 몸을 치료하고 종교는 마음을 다스린다. 의학은 크게 나누어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으로, 종교 또한 그렇게 나눌 수 있다. 지구상에는 예로부터 다양한 환경에 따른 문화와 민족이 존재했고 이에 따른 전통적인 의학체계로 발전돼왔다.
▲ 서양의학의 탄생과 발전
고대에는 동서양 모두 종교와 의학이 거의 같은 집단에 의해 소박하게 이루어졌다. 가장 오래 된 메소포타미아 의학은 BC 5000~4000년경 시작됐다. 인체의 질병은 별의 영향 때문으로 믿고 진단이나 예후를 별의 운행과 관련시켜 점성설을 발전시켰다.
이집트 의학은 건강이나 질병이 당사자의 체액과 관계가 있어 체액 상태가 불순하면 질병이 되고 순수하면 건강하다고 봤다. 이는 병리학설의 발전을 가져왔다.
서양의학에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로서도 유명한 히포크라테스의 의학이론도 소박하다. 인체는 불, 물, 공기, 흙 네 원소로 성립되고, 이에 상응하는 혈액, 점액, 황담즙, 흑담즙 네 가지에 의해서 영위되며, 이들의 조화가 유지되면 건강하고 그렇지 못하면 질병이 된다는 것이다.
서양은 고대 그리스의 소박한 의학 이론으로부터 병리학과 세균학, 해부학을 거치면서 지금은 외과 수술을 주체로 하는 의료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제 2차 세계대전의 끔찍한 전쟁을 치른 이후, 급격히 발전해 항생제 발견과 제약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수많은 감염성 질병들을 퇴치하거나 감소시키는 데 위대한 공헌을 해 왔다.
뢴트겐(184~923년)이 1896년 발견한 X선은 19세기에 발견된 의학적 보조진단방법 중 가장 주목할 만하다. 아직도 유전성, 면역성, 대사성 질환들에 대하여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으나 화학과 물리학 발전에 따른 새로운 방법을 접목해 진단기술과 외과수술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 동양-중국의학
동양은 동북아시아를 위주로 발전되어 온 한의학과 인도의 아유르베다 등으로 발전시켰다.
한의학은 멀리 중국 옛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복희, 신농, 황제, 요순 등의 전설적 인물이 기원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여러 약의 효능을 밝힌 신농은 한약의 조상으로 불린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면서 한의학은 본격적 이론과 기술을 갖추며 한의학 최고서적인 『황제내경』과 한약재의 고전 『신농본초경』 등이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후한의 장중경은 『상한론』을 저술하여 임상의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다. 송나라 이전에는 주로 처방 중심의 의학 대중화가 이뤄졌지만 송대에 이르러 성리학이 크게 발전하자 이론적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면서 음양오행설이 나타나 한의학 체계가 정립됐다.
금원 시대에 이르러선 전쟁과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의학 이론과 임상 방법은 명을 거쳐 청에 이르러 ‘온병학’이란 새 장을 연다. 온병은 열성전염병을 포함한 급성병으로, 당시 큰 문제가 되었던 전염병을 해결하고 한의학사에 중요한 일익을 담당한다.
한의학이 다른 지역 전통의학과 다른 점은 인체를 소우주로 보아 자연 현상 변화를 인체 생리 및 병리에 접목시키며 침을 사용한 것이다.
▲ 동양-인도의학
인도의 ‘아유르 베다 의학’은 기원 전 13~7세기 사이에 탄생했다. 베다 문헌에는 치료와 약물에 관한 지식과 해부 지식, 발생학 및 위생학 지식이 기술돼 있다.
서기 전 4세기에 최종적으로 편성된 한 베다 문헌에는 760종의 약리 물질이 기록돼 있고, 이미 수은, 비소, 안티몬, 명반, 염화암모늄 등 각종 약초 이름도 들어 있다.
서기 전 6세기경에는 내과, 안과, 외과 등으로 전문화 됐고, 통증 없는 외과 수술법, 두개골 천공술 같은 치료법도 시행됐다니 인도 의학의 외과 수술은 부분적으로 현대의학 수준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 의학과 종교
종교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됐고 현대까지 모든 문화와 민족에게서 보이는 현상이다. ‘종교’라는 말은 원래 ‘근본이 되는 가르침’을 의미하는 불교용어로, 19세기말 일본 명치시대에 서양의 ‘religion’을 ‘종교’라 번역하며 일반화됐다. 현재 ‘religion’의 번역어로서의 ‘종교’는 기독교, 이슬람교, 유교 등의 개별 종교들을 총칭한다.
의학과 종교는 인류사를 통해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이 두 가지는 인간에게 양날의 칼과 같아서 상당히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잘 쓰면 매우 유익하지만 잘못 쓰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의학은 대체적으로 인간을 살리고 치료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지만, 종교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순기능과 역기능을 끊임없이 반복해오고 있다.
특히 종교는 잘못된 권력과 결탁하게 되는 순간 타락하며, 그럴듯하게 포장해 진리를 왜곡시키고 인간 정신을 마비시켜 어떤 결과를 나을지 모른다. 질병과 두려움에 빠진 이들을 낫게 해주지 못할지언정 그들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의사는 상대가 어떤 종교이든 차별하지 말고 치료해야 한다. 의사나 종교에 직분을 가진 사람들은 양날의 칼날을 가진 것처럼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최락완 교수(사우스베일로 LA)
<Copyrights ⓒ 메디컬 한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