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홍 교수의 후세방 치험례 ③ 족번열

△ 족벌열 환자에게 정맥 혈관의 압박과 복직근 긴장을 풀기 위해 소건중탕을 처방하였다. 사진©Dollarphotoclub_Nobilior

십 전부터 발바닥 발열과 쥐나는 증상

변비 등으로 고생한 50대 여성

『방약합편』 상통45 소건중탕 처방

필자는 후세방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처방 사용기준은 감천 이종대 선생의 상태의학에 근본을 두고 있다. 상태의학 이론은 인체 상태를 살펴 생리가 병리로 변하는 과정을 이해한 것이다. 혹 단편적인 상태만으로 한약을 선택할 경우에는 임상에 실패할 경우가 많다는 것을 참고하기 바란다.

이번 호에는 양 발바닥 발열이 심한 여성 환자를 소건중탕으로 치료한 사례다.

▲ 증상

작은 키(4’8”)에 중간 정도 몸집(141lb)의 52세 소음인 주부가 내원했다.

이 환자는 약 10년 전부터 양 발바닥이 항상 화끈(족번열)거리고 때때로 아픈 증상으로 호소했다. 발의 화끈거림이 심해 한겨울에도 이불 바깥으로 발을 내어 놓고 자고,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자다가 쥐가 나서 일어났다가 풀려야 다시 잠든다. 겉보기는 튼튼해 보이나 쉽게 피로를 느꼈고, 족번열로 양방, 한방 병원을 다녀 보았으나 낫지 않아 포기한 상태였다.

참고증상으로는 입안이 항상 건조했다. 또한 집안일을 심하게 하거나 피곤하게 일한 날 다음날 아침은 거의 코피를 흘린다. 변비가 심하고 소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고 잔뇨감이 있었다.

▲ 변증

족번열은 쉽게 이해 할 때 발바닥에 피가 몰려있는 현상이다. 심장의 압출력으로 나간 동맥의 피가 발의 모세혈관을 통해서 정맥으로 되돌려지는 과정에서 정맥의 순환이 문제가 있어 반환점인 발에 피가 몰리게 되어 열이 발생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환자의 특징 중에 하나는 복직근이 경직되어 있는 것이다. 이는 근육내의 혈관을 좁아지게 하거나 주변의 아래서 올라오는 정맥혈관을 압박하게 되므로 복정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여 저류가 형성되어 발에 피가 몰려 족번열의 원인이 된다.

▲ 처방구성

족번열에 쓸 수 있는 처방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자윤물질(滋潤物質)이 부족하여 근육수축이 약화된 경우에는 육미지황환이나 지백지황환등 사물탕을 사용하고 여기 허냉이 겸해 있으면 팔미환이나 우귀음을 사용한다. 피부가 희고 연약한 환자의 심장박출력이 저하 되면서 정맥환류가 제한되어 족번열이 생성된 경우에는 귀비탕을, 복부 적취(積聚)로 인한 경우에는 온백환을 사용 할 수 있다.

이 환자의 경우에는 포도당 등 자양 물질이 부족하여 쥐가 나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보아 근육 조직에 자양물질을 공급하여 근육 긴장을 풀어 부수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무엇보다 가로 세로 경결된 복직근 긴장을 생각하여 복진을 정리한 복증기람(腹證奇覽)을 떠올리고 소건중탕증으로 보았다.

▲ 투약 및 경과

족번열과 복직근 경직, 쉽게 피곤하며 코피 흘리는 증상 및 부수증상을 목표로 『방약합편』 상통45 소건중탕 30첩을 처방했다.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하니 한약 복용 후 일주일이 지나면서부터 족번열 증상이 경감하고 약을 다 복용할 즈음 족번열 증상 소실되었다고 한다. 또한 약 복용 후 변비가 개선되고, 쥐나는 증상도 소실되었다. 약을 먹는 동안 코피를 한번도 흘리지 않았다고 한다.

▲ 투약내역

처방은 『방약합편』 상통45의 소건중탕 본방 1.5배량으로 백작약 7.5g, 계지 4.5g, 감초 1.5g, 대조6매, 강(薑) 7편을 넣었다.

윤재홍 교수(남가주 한의대)

소 건중탕의 처방기준

소 건중탕은 허약한 사람의 근육통, 수족 번열에 사용하며 소아의 성장통, 복통, 식욕부진, 성장부진, 오줌싸개, 몽유병(夢遺病)에도 사용한다. 상한방이나 후세방을 사용하는 사람을 불문하고 사용하는 명방(名方)이며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