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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December 23, 2024

김영일 교수의 『상한론』 육경병증의 변증논치와 경락 ④

△ 마황탕증과 계지탕증은 태양경병과 관련된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Dollarphotoclub_yangna

 

마황탕증∙계지탕증, 위기 문제 발생해

영위실조된 ‘태양경병’에 중요

 

태양은 표(表)를 주관하고, 족태양경은 두항(頭項)을 지나므로, 태양병은 맥이 부(浮)하고, 두통에 뒷목이 뻣뻣하며(頭項强痛) 반드시 오한(惡寒)을 동반한다. 병증 중에서 이러한 맥(脈)과 증후(證候)가 나타나면 모두 태양병으로 간주한다. 태양표증이 풀리지 않으면 경(經)에서 태양의 부(腑)인 방광으로 들어가 하초축수증과 하초축혈증 등을 일으킨다.

 

▲ 마황탕증과 계지탕증

마황탕증은 사기가 피부(皮膚)에, 계지탕증은 사기가 기육(肌肉)에 각각 있다. 이 모두는 ‘맥외(脈外)’에 있고, 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체표조직이다.

『소문 비론(痹論)』>편에서 “위기는∙∙∙(낮에) 맥중으로 들어갈 수 없다. 피부 속, 분육지간(分肉之間)을 따라 행한다”고 했다. 여기서 ‘분육’은 갈래갈래 나뉘어 무늬결이 있고 골에 부착되는 근육을 가리키며, 비계살이 아니다. 근육간에 있는 공간을 경계로 해서 나눠져 있어 ‘분(分)’이라 칭한다.

『영추 관침(官針)』편에 침자의 심천(深淺)을 서술했다. 침을 우선 ‘피(皮)’까지 찌르고, 다시 ‘기육(肌肉-비계살)’까지 찌르며, 그 다음에 ‘분육”(分肉-근육살)’을 찌르는 것이다.

필자는 여기서 말하는 ‘분육지간’의 ‘지간(之間)’은 바로 근육간의 공간(隙)인 주리(腠理)를 지칭한다고 본다.

『금궤요략 학병편(瘧病篇)』에서도 열증만 두드러지고 한증이 별로 없는 학질은 그 사기가 내부로 심장 등 장부에 숨어 있고, 외부로는 분육지간에 머물러 인체 기육을 소손(消損) 시킨다며 ‘분육지간’과 ‘기육’을 분명히 나눠 설명했다.

즉 학질사기가 밖으로는 주리(腠理)에 잠복한 것으로, 소앵삼초(少陽三焦)와 일치한다. ‘삼초’의 ‘초(焦)’는 원래 육달월(月)변의 초(膲)자이다. 살을 불에 그을려 생긴 주름을 의미하며, 오늘날 막(膜)계통에 해당하는데, 이 막이 바로 ‘주리’를 의미한다. 결국 장중경은 『내경』 인식을 통해 주리와 분육 차이를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 계지탕의 특징

계지탕의 공용은 해기(解肌)다. 여기서 기(肌)는 비위가 주관하는 기육, 즉 피하지방으로 간이 주관하는 근육을 포함하며 일체 ‘육(肉)’을 가리킨다. 조성 중에 생강, 대조, 감초는 비위로 귀경하여 기육(비계살)에 작용하고, 작약감초탕은 간으로 귀경하여 근육에 작용한다. 계지탕 적용범위는 외감병치료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방제학전문가 진조조(陳潮祖)는 “본방을 외감병증에 쓰면 해기영위(解肌營衛), 내과 병증에 쓰면 화기(化氣)하여 조화음양(調和陰陽)할 수 있다. 중경은 계지탕가감으로 영위, 기혈 및 오장 병변을 치료하는데, 여기서 본방 용도가 결코 표증에만 전속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중의치법여방제中醫治法與方劑』”고 했다

계지탕증은 풍한을 받아 위기불고, 영위불화되어 영음이 내부에 고수(固守)되지 못하고 밖으로 빠지는 태양중풍증을 말한다. 이것은 태양 ‘관(關)’ 공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풍사를 받은 후,위양이 사기를 방어하는 ‘관’ 공능이 작동되지 못하니, 주리(腠理)가 열려 땀이 나며(自汗出), 오풍(惡風)이 든다. 표증이므로 부맥(浮脉)과 땀 배출로 영음손실이 있으니 완맥이 동반된다.

청대 가운백(柯韵伯)은 “어떤 경에 상관없이 중풍, 상한,잡병을 막론하고 모두 이것으로 발한한다∙∙∙병증을 다 갖출 필요는 없고, 오직 맥약, 자한을 주증으로 한다(『상한래소집傷寒來蘇集』)”고 했다.

 

▲ 마황탕증의 특징

마황탕증은 풍한을 받아 위양이 막히고, 영음도 울체된 태양상한증이다. 이것은 바로 태양 ‘개(開)’의 공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한사가 심해 위양을 단단히 막고, 이에 위양이 개방되지 않아 영음에 이르지 못하니 무한(無汗)이 된다. 

맥상은 긴맥인데, 이 또한 한사에 의해 위양이 막힌 한주수인(寒主收引)의 소치다. 그러므로 가운백은 “태양은 위기의 개방공능을 행사하니 (본증은) 마황탕을 써서 태양을 개방한다(『상한래소집傷寒來蘇集』)”고 역설하였다.

주목할 것은 마황탕이 태양표증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 여러 질병을 태양으로부터 해결한다는 점이다. 특히 마황은 막힌 위기를 개방해 체표 끝 피부에 도달시켜 땀구멍을 연다. 약리적으로 보면 중추신경, 심장을 흥분시킨다. 이는 때로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계지 등 다른 약과 배합하여 치료작용으로도 유용하다.

남경 오고반(吳考槃)은 송대 『성제총록』에 인용된 마황탕방을 수집하여 『마황탕육십오방석의(麻黃湯六十五方釋義)』라는 책을 썼는데, “여러 마황탕가감방의 창립은 다양한 병증을 처리하기 위해서지 단지 표증만 적응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마황탕가감을 통해 중풍증(지체불수, 언어곤란, 의식불명)을 치료한다는 것이다. 마황탕을 기초로 해서 만든 『천금요방』의 소속명탕 또한 역대로 중풍을 치료하는 대표방이다.

 

▲ 두 탕증의 주요 역할

두 탕증은 모두 먼저 위기에 문제가 발생한 뒤, 영기에 영향을 끼쳐 ‘영위실조(營衛失調)’된 것으로, 이를 ‘태양경병(太陽經病)’이라 한다. 『상한론』 에서 두 방제에 기초한 가감방은 대략 40개 정도로 육경병증전체를 관통한다 이는 영기, 위기가 태양병은 물론 육경병 전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소문 피부론』에 태양피부(太陽皮部)를 ‘관추(關樞)’ 한다. ‘관(關)은 삼양의 관문으로 위기를 주관한다. ‘추(樞)’는 위기의 개방(開放)과 관폐(關閉)에 따라서 유한과 무한, 오한과 발열 발생이 마치 지도리(樞)가 왕래하는 것과 같아 붙은 이름이다.

『소문 생기통천론』에 “인어한(因於寒), 욕여운추(欲如運樞)”라 하니, 한사가 침습하면 인체의 위(양)기는 지도리가 전동하는 것처럼 (열고 닫는) 개합공능으로 한사에 대항한다는 뜻이다.

한사 침입 시, 위기는 관폐작용을 발휘해 외사에 항거하여 사기가 더 깊이 들지 못하게 하는데, 이 작용을 ‘합(闔)’이라 부른다. 반대로 위기가 한사를 밖으로 몰아낼 때, 정사(正邪)투쟁으로 인하여 발열이 생기고 땀이 나는데, 이를 ‘개(開)’라고 부른다. 양기의 운추작용은 바로 위기의 개와 합 양자공능을 모두 통칭한다.

즉 『영추 본장(本藏)』편에서 “위기는∙∙∙개합을 관리한다”고 한 것도 같은 뜻이다. 한의학에서 인체 양기가 체표에 이르는 것을 위기나 위양이라고 한다. 태양의 생리공능은 위양의 개합(개방과 관폐)을 통섭하고, 그러한 태양공능의 변동은 지도리(樞)처럼 작동된다. 태양피부를 ‘관추’라 이름하는 것은 바로 이 까닭이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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