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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이한옥 교수의 원론② 太極

 

물리학적으로 시작과 끝 사이 경로가 전혀 없는 ‘종시점’

태극이 陽과 陰을 낳아 兩儀로, 다시 四象을 낳고 八卦로

 

음양오행의 문제점을 논리적 근거와 과학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 동안 혼돈을 거듭해온 동양학의 기본인 음양, 사상, 오행 및 육기의 기준을 설정해 한의학의 많은 문제점들을 설명할 수 있다.

필자의 칼럼을 통해 기존 이론들을 재정립하는 기회와 원리는 물론 나아가 고전 사상 및 학술을 더 많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

이번 호에서는 ‘태극’에 대해 살펴본다.

 

▲ 태극의 의미

태극(太極)의 태(太)자는 어른이 양팔을 벌리고 서 있는 모습으로 ‘크다’는 뜻을 나타낸 글자의 의미(意味)와 요소(要素)로 쓰이나 그것이 사용되는 곳에 따라 △크다 △심하다 △통하다 △처음, 최초 △첫째 △콩 △심히, 매우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서는 ‘처음, 최초’를 뜻한다.

극(極)자는 땅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자라나는 ‘나무’의 모양을 본뜬 글자의 나무와 관련(關聯ㆍ關連)된 뜻을 나타내는 의미(意味)와 요소(要素)로 쓰이나 그것이 사용되는 곳에 따라 △극진(極盡)하다 △지극(至極)하다 △다하다 △이르다, 다다르다 △이르게 하다, 미치게 하다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여기서는 ‘이르다, 다다르다’를 의미한다.

 

▲ 종시점인 태극

그 끝을 말하고 있어서 두 글자를 합친 ‘태극’이란 단어는 ‘태의 시작’과 ‘극의 끝’이 하나인 ‘종시점(終始点)’을 말한다.

즉, 종시점이란 물리학적으로는 시작과 끝 사이의 경로(經路; path=0)가 전혀 없는 점이므로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말할 수 있다.

처음엔 무극(无極; 시작과 끝이 없는 공허한 상태로 태극의 모체)이었다. 여기서 태극(太極; 시작과 끝이 생기는 상태)인 한 획이 생기니 만물의 기본이 된다.

만물은 태극의 씨앗(仁)을 받아 생명활동이 있게 되고, 소멸 되어서는 본래의 태극으로 돌아가는 시초의 점(씨알)으로 『천부경(天符經)』에서 말하는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이나. 결국 하나로 시작해도 시작한 하나가 없고, 하나로 마쳐도 마친 하나가 없음이 태극이다.

종시점(終始点)이 하나인 음양의 씨알이라 할 수 있다. 무(無)는 없는 것이고, 무(无)는 있되 보이지 않는 것이다.

 

▲ 태극의 시작

『계사상전(繫辭上傳) 제11장』에 “역(易)에 태극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 음양)를 낳고 양의가 사상(四象; 太陽, 少陽, 太陰, 少陰)을 낳으며 사상이 팔괘(八卦; 乾☰, 巽☴, 坎☵, 艮☶, 坤☷, 震☳, 離☲, 兌☱)를 낳는다”고 했다.

생생지위역(生生之謂易; 낳고 낳음을 역이라 이른다)고 하였으니 태극이 역(易)이며 역이 곧 태극인 것이다.

『건착도(乾鑿度)』에 태극에 관해 살펴볼 문구가 있다. 하늘에서는 형체가 건(乾)에서 나오는데 이에는 태역(太易), 태초(太初), 태시(太始), 태소(太素)가 있다는 것이다.

태역은 아직 기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고 태초는 기가 나타난 시초이며 태시는 형체가 나타난 시초이고 태소는 물질의 시초이다.

형체와 기가 이미 갖추어진 뒤에는 ‘아(痾)’가 되며 ‘아’란 것은 피로한 것을 의미하는데 병은 여기로부터 생긴다. 즉, 사람은 태역으로부터 생기고 병은 태소로부터 생긴다고 씌어 있다.

또한 주자(朱子)는 “태극이 한번 동(動)하여 양(陽)을 낳고, 정(靜)하여 음(陰)을 낳아 음과 양으로 나누어진 것이 양의(兩儀)가 되고 양이 변하고 음이 변하여 사상(四象)을 낳아 오기(五氣)가 유행하여 팔괘(八卦)를 이루었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이와 같이 태극의 의미는 (+)와 (-) 물질이 음양으로 변환하기 이전의 상태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의미인 것이다.

이한옥 교수(사우스베일로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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