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는 최근 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10명 중 9명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의계가 의료기기 한의사 사용 관련 대국민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박 의견을 개진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은 최근 전문 리서치 기관인 케이스파트너스에 ‘한의사의 기본적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국민조사 보고서’ 의뢰·분석 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전국에 있는 20~70대 남성 501명, 여성 499명 등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이메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발송해 자료를 수집하는 조사를 진행한 것.
조사 결과 ‘한의사가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X-ray, 초음파, 혈액검사 등과 같은 기본적인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되므로 한의사의 기본적인 의료기기 활용을 인정해야한다’는 의견이 88.2%(882명)로 집계됐다.
‘한의사가 진료에 초음파영상진단장치와 X-ray기기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가’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79.1%(791명)와 82.3%(823명)가 ‘허용해야 한다’고 밝혀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한의사가 한의과대학에서 해부학과 생리학, 영상진단학 등 현대과학을 필수 교육 과정으로 이수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는 문항에는 ‘모르고 있었다’가 58%(580명)로 ‘알고 있다’ 42%(420명) 보다 많았다.
‘현재 한의사가 관련 과목을 교육받았음에도 X-ray, 초음파영상진단장치 등과 같은 기본적인 의료기기를 활용하여 진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응답자의 38.4%(384명)만이 ‘알고 있다’를 선택했다.
한의학정책연구원은 “90%에 육박하는 국민들이 한의사의 의료기기에 대한 자유로운 활용에 찬성한 것은 한의학이 보다 더 세밀하고 정확한 진료로 국민들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더욱 기여해 주기를 바라는 열망이 담겨져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한의학정책연구원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은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 결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법부도 적극 권고하고 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입법부와 국민들까지 모두 바라고 있는 사항”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이러한 한의계의 입장에 대해 비판을 하고 나섰다.
모 의료단체의 한 관계자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의사 면허를 보유한 의료인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면 그에 합당한 자격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한의사들은 그런 면허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의사들은 환자 진료 뿐 아니라 의료기기 사용 자격을 얻기 위해 수 년, 길게는 수 십년 간 불철주야 노력을 하는데 한의사들의 의료기기 사용을 허한다면 이러한 의사들의 노력을 하루 아침에 허사로 만드는 소위 짓밟는 행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미 의협은 지난해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사용 주제를 두고 설문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의협 전 회원을 대상으로 닥터서베이를 통해 1주일 간 1229명에게 답변을 받은 결과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의 정당성’을 묻는 설문에 대해서는 무려 응답자의 93.9%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2.3%에 불과했다.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우려 이유로는 76.2%가 ‘오진 위험성이 높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한방진료 및 치료에 소홀할 우려가 있다’가 8.7%로, ‘한방 의료비가 상승할 우려가 높다’가 8.5%로 집계됐다.
즉, 대다수의 의사들이 오진 위험성을 이유로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의료 인사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국회의원들이 정치적인 해석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일부 보건복지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정치적 포퓰리즘의 좋은 예”라며 “국민들의 건강을 진정 생각한다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 그리 쉽게 말하진 못 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 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강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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