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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의사·한의사 치료 영역 다툼, ‘일승일패’

 

한의사 IPL 사용, 의사 IMS 시술…모두 불법

 

최근 한국에서는 의사와 한의사의 치료 영역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최근 한의사가 광선조사기인 IPL(Intensive Pulsed Ligh)을 사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대법원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 것과 같은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이달 초 대법원은 근육에 침을 꽂고 신경에 자극을 줘서 통증을 완화하는 이른바 ‘IMS(Intramuscular Stimulation) 시술’이 실질적인 방법에 따라 의료법상 한방 의료행위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최근 열린 의사와 한의사간의 영역 다툼은 서로 일승일패로 마감하게 됐다.

 

◆ 한의사의 IPL 사용, 의료법 위반

서울동부지법은 IPL을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씨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유죄와 함께 벌금 4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06년~2009년까지 서울에서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IPL로 환자 100여명을 치료했고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했다며 검찰로부터 기소당했다.

 
1심 재판부인 서울동부지법은 A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 재판부는 진료기록부 작성 의무에 관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IPL 기기가 서양에서 만들어졌다는 이유로 이를 사용하는 것이 ‘한의사의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의사나 한의사의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진다”며 “이는 이원적 의료체계의 입법목적,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과정을 통해 해당 의료행위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A씨는 한의사의 IPL 사용에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의학에서도 빛을 병변에 쬐여 피부질환을 치료하므로 IPL을 서양의학만의 원리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서울동부지법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의 IPL 사용이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IPL은 빛의 물리적 특성과 인체 조직의 생화학적 특성에 근거를 둔 것으로 서양의 현대과학에 그 기본원리를 두고 제작된 것으로 한의학적 학문적 원리에 기초해 개발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IPL의 치료원리도 혈색소, 멜라닌 색소 파괴를 이용해 피부 잡티를 제거하는 것으로 기본적으로 서양의학의 이론이나 원리를 그대로 적용 또는 응용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한의학과 의학은 질병 치료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법이 달라 의료인이 학습하고 수련한 체계에 부합하지 않는 진료 방법의 경우 그 부작용을 미리 예방하거나 대처하기 어렵다”며 “IPL이 한의학의 원리에 기초해 개발된 것이 아닌 이상 한의사가 IPL을 이용해 치료를 하는 경우 환자의 생명, 신체상 위험이나 공중 위생상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결했다.

◆의사의 근육내 자극치료, 침술과 방법 같으면 유죄

이달초 대법원 1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 2010년 5~6월 환자에게 침을 놓은 한방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구속된 정형외과 의사인 B씨에 대해 일부 무죄 판결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에 환송했다.

B씨는 근육에 침을 꽂고 신경에 자극을 줘서 통증을 완화하는 이른바 ‘IMS(Intramuscular Stimulation)’를 시술했는데 이것이 실질적인 방법에 따라 의료법상 한방 의료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B씨는 자신이 시술한 IMS가 미국에서 개발된 통증 치료 방법일 뿐 한방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사용한 기구(침)보다 의학적 원리, 배경 등의 차이에 따라 의료행위를 구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정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의사들이 현대 의학을 기초로 한 IMS 시술을 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2심도 “기술이 진일보하는 시대에 의사와 한의사간 업무 범위를 너무 엄격하게 해석하면 오히려 의료기술과 한방 의료기술의 발전을 막게 되고 국민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1심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B씨의 IMS 시술은 한방 의료행위인 침술에 해당할 여지가 많다”고 달리 판단했다.

대법원은 “B씨가 한 부위에 여러 대의 침을 놓았고, 그 침이 침술에서 통상 사용하는 침과 다를 바 없었다”며 “이밖에 침을 놓은 부위, 깊이 등도 통상 침술과 같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B씨가 IMS 시술을 했는지와 상관없이 사용한 침의 종류, 침을 놓은 위치, 방법 등을 종합해 그의 행위가 실질적으로 침술과 같은지를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최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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