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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김영일 교수의 ④

△각 병증과 체질을 연결하면 환자 치료의 처방이 보인다. 사진ⓒ Dollarphotoclub_yangna

 

습병·중풍 등 외감병증, 백합병·흉비 등 장부병증은 체질적으로 어떻게 치료하나

습병-방기황기탕, 중풍-가감 속명탕, 정신계 이상-백합탕, 흉비-이중탕

 

이번 호에서는 외감병증 가운데 습병 및 중풍과 체질과 함께 백합병, 흉비 등 장부병증 가운데 심계통 병기와 체질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 외감병증-습병(濕病)

습사가 일으킨 병으로, 습체질과 유관하며 『습병편』은 “마땅히 소변을 이롭게 한다”고 했다.

청대 우재경은 『금궤요략심전』에서 “중습은 먼저 내습의 기초 하에 외습을 맞은 것이므로 평소 비(脾)기능이 부족한 사람(平日土得不及)은 체내에 습이 있고 기화가 신속치 않으니 외부의 습이 칩범했다”며 “반드시 내습을 먼저 해결하고, 나중에 외습을 제거해 소변을 이롭게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체질의 ‘이감성(易感性)’과 ‘경향성(傾向性)’ 문제를 엿볼 수 있다. 비기능이 부족한 것은 비허(脾虚)체질로, 방기황기탕 중에 황기, 백출은 비기허체질과 관련된 체질용 약법임을 추측할 수 있다.

 

▲ 외감병증-중풍(中風)

『금궤요략』에서 중풍 주요원인은 장부쇠약과 기혈 모두 허한 것이다.

『중풍편』에서 ‘락맥공허(絡脈空虛), 적사불사(賊邪不瀉)’라 했는데, 정기가 부족해 락맥기혈이 허한 틈을 타고 들어온 외사가 인체에 깊이 들어가 발설되지 못한 것이다. 이는 평소 허약체질상태를 먼저 조절, 개선해야 질병을 방지할 수 있다.

이미 중풍을 맞은 사람은 체질과 변증을 결합해 치료한다. 『금궤요략』에서 부방(附方)으로 『고금록험(古今錄驗)』 속명탕(續命湯)이 보인다.

이 방은 『외대비요(外台秘要)』에서 중경(仲景)의 처방으로, 조성은 마황, 계지, 당귀, 인삼, 석고, 건강, 감초, 천궁, 행인 등 『천금방(千金方)』의대속명탕(大續命湯)과 같지만 후자는 행인대신 백출을 쓴다.

상하이 중의약 대학 초대교장을 역임한 정문설에 따르면 『천금방』, 『외대비요』에 중풍 치료 방제들이 있는데, 대체로 소속명탕(小續命湯; 마황, 방기, 인삼, 황금, 계심, 감초, 작약, 천궁, 행인, 부자, 방풍, 생강)이나 『고금록험』 속명탕 범위를 넘지 못한다.

이 두 방을 종합하면, 중풍은 정허사실(正虚邪實)의 한열협잡증이며 산풍약(방풍, 마황, 계심), 청열약(황금, 석고), 온경약(계심, 부자, 건강), 보허약(인삼, 백출)은 보기(補氣)한다. 또한 당귀, 백작은 화영함 등의 복방(復方)으로 치료한다. (『금궤편해』).

소속명탕은 『고금록험』 속명탕을 가감한 것으로, 방중에 마황탕, 계지탕, 삼부탕, 작약감초탕, 사역탕 등이 혼합됐다.

『탕두가결백화해(湯頭歌訣白話解)』는 이를 “정기가 허약한 사람이 외사침습을 받고 돌연 인사불성에 근맥이 구급하고 반신불수, 구안외사, 언어곤란 등을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청대 서영태 또한 “속명은 중풍의 주방으로, 증상 및 사람에 따라 가감은 다르지만 결국 이 법을 벗어날 수 없다”고 역설했다.

 

▲ 심계 병증-백합병

음허내열로 인해 백맥(百脉)이 부화한 질병으로 음식과 정신방면의 이상 및 구고(口苦), 소편적(小便赤),맥미수(脉微數)가 나타난다. 특히 이 병은 원문에 “여러 약들이 치료할 수 없었다” 하여 많은 약들을 써봐도 치료가 안된 특징을 갖는다.

맥증에서 본병은 심음허체질에서 발전한 것이며, 대표방은 백합지황탕(百合地黄))이다.

『금궤요략』중에 보이는 모든 방약은 체질과 변증 및 변병이 상호 긴밀하게 결합된 용약법의 구체실현이다.

결국 백합(百合)은 변병 용약법이고, 생지황은 변증 약법에 속하나 내면에 체질 인소가 깃들어 있다.

백합지황탕은 오늘날 산조인탕, 감맥대조탕 등을 합해 히스테리, 신경쇠약, 갱년기 종합증 등을 치료하고, 월국환등을 합해 우울증에도 자주 쓰인다.

 

▲ 심계 병증-흉비(胸痹)

본병은 흉만, 답답함, 질식감 심하면 흉통에 이르고, 폐까지 영향을 끼쳐 천식과 담을 겸한 해수가 나타난다.

『흉비편』에 ‘양미음현(陽微陰弦)’은 본병의 병기개괄로, 양미는 상초의 양기부족을, 음현은 중초 및 하초에 음한내성을 가리킨다. 흉비는 흉양(胸陽)이 부족한 상태에서 담음이나 어혈 등의 음사가 상부의 허를 틈타 침범한 본허표실(本虚標實)의 질병이다.

따라서 치료의 관건은 통법과보법을 모두 고려한다. 근래엔 가감(苓桂术甘湯과橘枳薑湯에 홍화, 산사 등을 더한 것)으로 혈액점도와 고지혈을 감소시켜 혐심증 심교통을 치료한다.

이런 통양선비(通陽宣痺)의 통보법은 단순한 활혈화어법보다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는 것이 임상적으로 증명됐다.

이상에서 흉비는 양허 한(寒)체질의 기초상에서 음사를 받아 형성된 질병이다. 청대 주양준이 “흉비의 원인은 사기가 든 것으로, 정기가 먼저 허하기 때문”이라 했다. (所以爲痹者, 邪入之, 其所以爲邪入者, 先虚也 – 『금궤옥함경이주』)

『흉비편』에서 이중탕과 조성이 동일한 인삼탕은 중초양허에서 생긴 음한이 상초의 심흉을 침범해 발생한 처방이다.

당연히 평소 중초비위의 양허병리체질로서, 족태음비경과 그 경별 및 족양명경별이 모두 심장을 통하기에 경락을 통해 심흉에 영향을 끼친 것이니, 비위양허를 치료하는 이중환으로도 흉비 심통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본방을 활혈화어약(단삼 등)과 함께 쓰여 협심증을 치료한다.

청대 서충가는 “흉비는 비록 사기 때문이나 대개 허로 귀결되며, 양기가 미약한 까닭(『금궤요략논주』)”이라 했다.

그러나 병리발전에 따라서 때로 실증으로만 나타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음정체의 괄루해백백주탕증, 담탁옹성의 괄루해백반하탕증, 기역(氣逆)의 지실해백계지탕증, 음사승폐(飮邪乘肺)의 복령행인감초탕증, 기체음조(氣滞飮阻)의 귤지강탕증, 한습내성의 의이부자산증 등이 있다.

의이부자산의 부자는 양허 체질과 증을 동시에 다스리고, 의이인은 습을 없애는 변증용약이다. 의이부자산에 감초건강복령백출탕 등을 더해 좌골신경통을 치료할 수 있는데, 이는 동일체질에 적용되는 이병동치의 처방운용이다.

중요한 것은 “정기가 내에 건재하면 사기가 감히 범할 수 없다”는 원칙에 따라 양허병리체질은 아직 병증이 형성되기 이전이므로 체질조절로 양허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김영일 교수(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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