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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감기’, 한의학으로 치료하려면?

△한의학에서는 감기의 원인을 환경 변화 및 환자의 생리기능 저하 등을 중요한 변수로 파악한다. 사진©shutterstock_Chepko Danil Vitalevich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가 되면 불현듯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감기다. 일반적으로 감기는 생명을 위협하는 큰 질환은 아니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반복되는 기침이나 코 막힘, 콧물 등으로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도 힘들기 마련이다.

감기에 걸려도 보통 3~4일 정도만 지나면 자연치유력으로 바로 낫기도 한다. 하지만 일주일 넘게 심하게는 보름에서 한 달까지도 잘 낫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 감기는 양방 뿐 아니라 한의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질환이다.

 

▲한의학적 인식

한의학에서는 감기(感氣)를 ‘감모(感冒)’라고 한다. 바람이나 온도, 습도 등 외부의 다양한 환경변화로 인해 인체의 생리기능(衛氣)이 저하돼 적절한 적응능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때문에 주로 환절기에 자주 발생한다.

임상 증상은 계절별, 신체 각 장부(臟腑)의 허실(虛實)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다. 치료는 인체 정기(正氣)의 강약과 외부에서 침입한 사기(邪氣)인 육음(六淫)에 따라 거풍(祛風), 산한(散寒), 거습(祛濕), 청열(淸熱), 보기(補氣), 보혈(補血) 등의 치료법 중 적절한 방법이 응용되고 있다. 

 

▲서양의학적 관점

양방에서는 감기를 콧물, 코 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을 주 증상으로 하는 가벼운 호흡기질환으로 지칭한다. 상기도 점막(上氣道 粘膜)의 바이러스 감염(感染)으로 인해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본다.

때문에 서양의학에서는 감기를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상기도 점막으로 인한 하나의 복합 증후군로 이해하고 있다.

주요 증상은 호흡기 증상으로 콧물, 코막힘, 재채기, 인후통, 기침 등과 전신 증상으로 발열, 두통, 전신피로 혹은 전신 관절통(全身 關節痛)등이 나타난다.

 

▲원인

한의학과 서양의학에서 생각하는 감기의 원인은 사뭇 다르다.

서양의학에서 감기는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다양한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즉 바이러스나 세균이 원인이 되어 콧물이나 기침 등의 기본 증세에 인후통, 발열 등의 증세가 추가될 수 있는 상기도의 질병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기후 변화, 한난실상(寒暖失常),인체 저항력감소, 풍사침습(風邪侵襲)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원인은 인체 정기(正氣)의 강약(强弱)에 따른 신체 적응력, 면역능력에 의해 증상의 차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환경 변화 및 환자 자신의 생리기능 저하도 중요한 변수로 파악한다.

실제로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은 30%나 약해진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들의 경우, 단순한 감기증상을 방치하다가 조기에 진단하지 못해 폐렴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흔한 편이다.

 

▲임상 증상

감기의 잠복기는 대부분 24~72시간이고 급성증세는 보통 2~4일 간 지속된다.

초기 증상은 미미하여, 약간 나른하며 콧물, 코 막힘, 건조, 가려움 등 코에 대한 증상으로 시작해 목의 통증, 마른 기침, 재채기, 비성, 애성, 발열, 오한, 근육통, 두통, 전신쇠약, 식욕감퇴 등의 다양한 증상이 발현된다.  

이 가운데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은 주로 감기 첫 날에 시작되며 2~3일 정도되면 최고조에 달한다. 기침이나 쉰 목소리는 보통 코 증세가 없어질 때까지 지속되는데, 흔히 이른 아침에 가       래가 많다거나, 기침이 잦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 감염 시, 소아들에게는 초기 2~3일간 열이 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화농성 합       병증이 생기면 다시 열이 오르게 된다. 성인과 영아에서의 발열은 흔하지 않아, 성인에서의 열의 존재는 인플루엔자 감염 또는 세균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간헐적으로 눈이 따갑다는 호소와 구토와 설사가 동반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치료의 개요

감기의 일반적 치료법으로는 안정과 보온이 필수적이며, 습도의 적정유지 또한 필요하다.

감기의 치료법으로는 초기에 땀을 내는 발한법(發汗法)을 많이 사용하는데, 사기(邪氣)를 몰아내는 적절한 방법이나 지나친 발한은 신체의 정기허약을 더욱 초래하므로 신중하게 응용한다.

즉 기(氣)와 양(陽)이 허약한 경우, 지나친 발한치료법은 몸의 기(氣)를 더욱 허(虛)하게 하여 몸을 냉(冷)하게 하고, 심하면 소화장애 증상과 무기력,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혈(血)과 음(陰)이 부족한 경우, 지나친 발한법은 진액(津液)을 손상해 사열(邪熱)이 치성하게 함으로써 몸 안에 염증을 더욱 유발시킬 수 있다.

난방기와 에어컨 사용과 함께 공기순환이 잘 안되고 밀폐된 실내에서의 생활이 늘어나면 인후통이나 목안의 이상감을 호소하는 등 감기증상이 점차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치료할 때는 진액 보존에 주의한다. 또한 감기 발병 시, 신체기능의 강약에 관계없이 대증요법으로 약물만 투여한다면,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는 몸의 피로가 더욱 심해지거나 소화기 장애 또는 병이 점차 기관지나 폐 등으로 진행되는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감기에도 인체 및 기능적 강약은 물론 코감기, 기침감기, 목감기, 몸살감기 등 환자마다 주로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적절히 투약을 하여 그러한 부작용을 감소시키고 있다.

즉 신체의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부족해진 기(氣), 혈(血), 양기(陽氣), 음기(陰氣)를 보충하면서 동시에 사기(邪氣)를 없애는 치료를 실시한다.

서운교 총장(동국대 LA캠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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