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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April 18, 2024

최락완 교수의 한의철학 ①

△현대 물리학 이론 중에서 프랙탈 이론을 설명하는 그래픽. 사진©Dollarphotoclub_Fiona Coulter

 

한 가지 학문만으로는 한 가지 학문도 못하는 시대, 

 

고전들에 의거하고 또 오랜 임상에 의해 발전을 거듭해온 지금의 침법들을 현대물리학의 이론으로 설명함으로써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테면 단순히 “상병하치(上病下治)하고 좌병우치 (左病右治)하니”라고 했을 때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술하는 것하고 이치를 알고 치료하는 것하고는 효과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법성계’의 이치

옛 의가들은 대부분 상근기라서 ‘척’하면 ‘아’하고 대번에 깨달아 알지만. 현대인들은 신경 쓰는 곳이 많아서 직관력의 계발이 매우 미흡한 상태까 아닐까 한다.

특히 화엄사상의 축소판이며 백미인 ‘법성게(法性偈)’의 중간에 “一中一切多中一 一卽一切多卽一 一微塵中含十方 一切塵中亦如是 無量遠劫卽一念 一念卽時無量劫 九世十世互相卽 仍不雜亂隔別成”란 구절이 있다.

이는 “하나 안에 일체 있고 일체 안에 하나 있어 하나가 곧 일체이며 일체가 곧 하나이다. 한 티끌은 온 우주를 고스란히 머금었고 낱낱 티끌 각각마다 온 우주를 품었구나. 끝도 없이 긴긴 세월 무량겁이 찰나이고 찰나가 곧 긴긴 세월 한량없는 겁이로다. 세간들과 출세간이 서로 함께 어울려도 혼란 없이 정연하고 뚜렷하게 구분된다”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구절들의 이치와 ‘상병하치∙∙∙’ 등의 심오한 뜻을 현대 양자역학 이론이나 홀로그램 이론, 프랙탈 이론 등의 물리학이론들이 심도 있게 잘 풀어 놓았다고 볼 수 있다.

이 물리학 이론들은 이론을 좋아하는 현대인들의 구미에도 맞을뿐더러 간단히 물리적인 입장에서라도 우리가 쓰는 어떠한 침법에라도 응용하여 교직시키면 임상에서 아주 훌륭한 효과가 나타난다.

 

Keep off the Hologram

△현대 물리학 이론 중에서 홀로그램 이론을 설명하는 그래픽. 사진©Dollarphotoclub_Giordano Aita

 

▲각 이론들의 핵심

간단하게나마 설명을 하자면 양자역학의 핵심은 물질의 미시적인 끝은 에너지이고 더 나아가서는 의식이라는 것, 관찰자의 효과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양자물리학이 발견한 진실 중의 하나는 관찰자와 관찰대상이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것, 내가 환자이고 내가 치료자라는 것, 그래서 관찰자의 주관이 배제된 객관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주관과 객관이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무엇이 있고 없고는 주관적으로 어떻게 인식하느냐의 문제일 뿐 ‘실제로 무엇이 있다 혹은 ‘없다’를 객관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세상은 전체가 상호 관련을 맺고 있으며 모든 것은 철저히 종속적이다. 그래서 전 우주에서 벌어지는 것은 온전히 내 책임이라는 얘기다.

홀로그램 이론은 모든 부분들이 전체상을 담고 있는 것과 똑같이 우주의 모든 부분이 전체를 품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낱낱의 세포들도 그 속에 우주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프랙탈 이론의 대표적인 특징들은 자기유사성, 반복과 소수차원으로 압축될 수 있다. 자기 유사성은 부분을 확대할 때 전체와 닮은 모습을 보여주는 성질이다.

프랙탈 도형은 ‘자기 닮음’의 성질을 지닌 도형이다. 크기를 변화시켜도 같은 형태를 띠며 반복한다. 카오스 안에서도 찾을 수 있는 질서 있는 구조이며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유사한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 되는 구조다.

이는 부분과 전체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자기 유사성’과 ‘순환성’이라는 속성을 기하학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프랙탈 기하학에서는 고전적 기하학에서와 달리 특정된 크기나 축척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중요하게 이 성질이 인체를 프랙탈화하여 침법에 응용할 수 있는 것이다.

 

Dollarphotoclub_popyconcept

△현대 물리학 이론 중에서 양자역학 이론을 설명하는 그래픽. 사진©Dollarphotoclub_popyconcept

 

▲학문의 핵심은 균형

이제는 인터넷 세상이 되어서 어지간한 지식이나 소식은 한 자리에 앉아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 홀로그램이니 프랙탈이니 양자역학 등을 찾아 보면 되니,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댈 만큼이라도,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활용을 잘해야 통찰력을 얻게 된다.

특히 동양사상과 현대 물리학은 서로 궁합이 잘 맞는다. 예전에 동양은 정신을 우선시 했고 서양은 물질을 우선시 했다.

주역이 서양으로 건너가서는 컴퓨터를 탄생시켰고 동양사상의 아이디어로 서양의 현대물리학이 더욱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작금의 시대는 균형을 맞추는 때가 되었다.

현대는 한 가지 학문만 가지고서는 한 가지 학문도 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예를 들면 물리학이 철학을 포함하는 세상이 되고 한의학이 심리학이나 양의학, 물리학, 종교학 등을 포함하는 세상이 되었다. 주식에 손을 대려 해도 기상학에 미래학까지 섭렵해야 한다. 이것을 알려면 저것을 알아야 하고 저것을 알려면 이것을 알아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왜 하는가. 이 세상이란 무엇인가, 이 모든 것은 무엇인가. 결국은 나란 무엇인가 하는 준엄한 물음으로 귀착하는 것 아닌가.

최락완 교수(사우스베일로 한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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