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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November 4, 2024

메디케어 속이면 ‘형사고발’

 

△최근 메디 케어 등 보험을 속이는 소수의 한의사로 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부터 시행되는 EHB에 대비, 이제는 업계 스스로 정화해나가야 할 때다. 사진(C)Dollarphotoclub_viperagp

 

얼마 전,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감사과(OIG)가 메디케어 허위 청구 혐의로 한의사 이원석(44)씨를 공개 수배명단에 올려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씨는 헌팅턴 파크와 LA에 클리닉를 운영하면서 메디케어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침 치료와 마사지를 시술후,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9년 8월부터 2011년 2월까지 210만 달러를 청구해, 120만 달러를 지급받고 현재 한국에 도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사기는 피해자 고발이 있으면 정부는 의료사기 조사에 착수한다. 의료사기를 한 사람은 벌금이나 영업 제한, 의료면허 정지뿐 아니라 구속 등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범죄자에게 사기 금액의 3배를 징수하고 고발자에게 15~30%까지 고발 현상금을 주는 경우도 있다.

의료사기가 빈번한 원인은 의료비를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은 환자가 의료비를 부담하지 않아 청구서를 꼼꼼히 읽어보지 않는 허점을 노린다. 결국 메디케어 수혜자는 물론 모든 납세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된다.

2014년부터는 필수건강혜택(EHB)에 침 치료가 포함되는 등 한의업계에 좋은 소식이 많다. 하지만 이에 앞서 업계 전체의 이미지를 흐리는 의료사기는 이제 근절돼야 한다. 본지에 들어온 독자들의 제보를 받아 각 케이스 별로 살펴봤다.

 

▲상해 사고

피해자는 차선을 변경하려는 차량에 운전석 문 쪽을 부딪히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보험에이전트에 전화를 했다.

에이전트는 “사고의 정도가 경미하여 다친 곳이 없으면 변호사가 사건을 맡지 않으니, 혼자서 보험회사와 해결해야 한다”며 “차라리 다친 걸로 하고 일을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권해왔다. 그는 또 “차 수리 하느라 시간 들고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니, 이에 대한 보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사고 클레임하면 돈이 생긴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서 못이기는 척 승락하고 에이전트로부터 변호사를 받았다.

변호사 사무장은 피해자의 사고차를 사진 찍은 후, “많지는 않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피해자를 카이로프랙터와 한의사가 상주하는 척추한방병원으로 보냈다. 매우 친절한 병원장은 “평소 아픈 곳이 없냐”며 치료해 주겠다고 했으나, 피해자는 시간이 없어 거절했다.

간호사는 서류작성을 도와주고 사인 몇 개 한 뒤에 “서너 달 후쯤 다시 한번 와서 사인만 하면 된다”고 했다. 피해자는 시간이 지나서 병원으로 찾아가 사인을 했다.

이후 보상금이 나왔지만, 정작 손에 쥔 돈은 얼마 안 됐다. 자신은 물론 변호사와 병원이 3분의 1씩 나누어야 했고, 보험 에이전트에게 소개비도 줘야 했기 때문. 결국 피해자는 얼마 안 되는 돈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쓰고, 범법자가 됐다.

 

▲메디케어 케이스

대기실, 운동실에 대형 TV, 한방 치료실과 물리 치료실, 식당까지 갖춘 꽤 큰 규모의 오렌지 카운티 소재 재활병원. 겉보기로는 그럴 듯 해 보이는 곳이었으나, 이상한 점은 한방 치료의 경우엔 별도 차트정리가 필요 없다는 것.

이 병원은 하루 몇 십 명이 넘는 노인들이 밴을 타고 한꺼번에 몰려와 치료를 받는 시스템이었다. 노인들은 치료 후엔 푸짐한 식사를 하고도 귀가하지 않고 TV를 보거나 운동을 했다. 간식을 먹으며 담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재활병원보다는 노인정 분위기였고 물리치료는 치료가 아니라 마사지 수준이었다. 영어 필기체로 쓴 차트는 거의 모든 내용이 일괄적이었다.   

알고 보니, 이 곳 환자들은 모두 정부의 메디케어 수혜자였다. 최근엔 환자들도 병원 쇼핑을 다니기 때문에 좋은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다른 곳에 가는 추세다. 커버가 되지 않는 데도 원하는 환자들이 많으니, 한의사를 고용해 침 치료를 하거나 마사지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파트타임 의사가 일주일에 한번씩 와서 일괄적으로 환자도 보지 않고 차트서류를 작성하고 돌아가는 시스템으로, 명백한 의료사기였다.

이런 병원들은 감사를 피해 3년 정도마다 폐업처리하고 인근에 다시 새로운 이름으로 병원을 차리기도 한다. 병원은 돈을 벌지 몰라도, 환자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는커녕 정부의 돈만 축내는 케이스였다.

 

▲거짓 차트 작성

LA 북부에 있는 한 종합한방병원, 다이어트 프로그램의 비타민B 주사부터 MRI, 신경전도속도(NCV)검사, 심장검사 등을 양의사의 오더 없이 직접 검사의뢰하고 시술하고 있다. 일부 다이어트 관련 양방약을 한의사가 처방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메디케어 환자의 경우, 한의사가 먼저 검사 오더 용지에 체크한 뒤에 양방의사가 정기적으로 와서 서류 작성 및 사인을 하고 서류를 꾸민다. 얼마마다 한번씩 검사를 의뢰할 수 있는지 직접 원장에게 교육을 받기도 한다.

양의사가 환자를 전혀 만나지 않았어도, 차트만 잘 적으면 감사를 피해갈 수 있으니 꼼꼼히 서류만 정리하면 된다는 식이다. 실제로 차트 정리를 잘 해서 무사히 감사가 넘어간 경우도 있었다. 이 병원 역시 최근 감사를 받은 후 영업이 정지됐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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