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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March 28, 2024

가장 중요한 건 ‘환자 건강’뿐

△‘환자 치료’라는 목표 아래 양방과 한방이 협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금부터 갖춰나가야 한다. 사진(C) shutterstock_Sam721

 

양방-보험수가 아닌 환자 먼저, 한방-객관적 자료 도출

 

미국 정부는 국립보건원 산하에 설립된 대체 의학 연구소를 1998년 국립보완 대체의학 연구소(NCCAM;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로 확대 개편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대체 의학에 관한 연구 평가, 정보 교류, 교육 및 훈련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한편 양∙한방 이원화 체계를 갖추고 있는 중국과 대만에서도 상호 보완 방안으로 각각 중의학과 서양의학의 결합 정책을 펴 오고 있다. 양방과의 협진으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지금, 한의업계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양∙한방 협진 필요한 이유

첫째, 경제 성장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급성 전염성 질환에서 만성 퇴행성 질환 중심으로 상병 구조가 변화되면서 양방의료의 한계점이 노출되었다.

둘째, 국민 소득과 교육 수준의 향상으로 다양해진 의료욕구의 충족과 양질의 의료 서비스 제공을 필요로 한다.

셋째, 양방의 고보험수가로 인한 정부재정의 약화, 의료다원화 체계에 따른 환자의 병원 쇼핑 증가로 인한 의료비 중복 문제가 제기되었다.

 

▲문제점은 없나

서로 진단과 처방기준의 일치를 보기 어려우므로 진료의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진단기의 사용을 양방에 의존하며 한방치료를 하는 양진한치, 또는 협진 및 협치 시스템 등 일정한 프로토콜을 만들어 많은 임상을 거친 후,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사업적인 계산으로 진료비를 올리고 보험수가를 올리는 데에만 집중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 말로만 협진이고 환자는 진료비를 두 배로 부담해야 하는 역효과를 주의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양방의 경우, 무분별한 증상별 대입식 양약처방과 영양제 처방은 삼가야 한다. 약은 부작용을 만들고, 이를 없애기 위해 다시 약을 처방하는 등의 폐단은 배제되어야 한다.

또한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정상으로 여기고 그 외에 고통을 호소하면 정신상의 병적 결함으로 치부하는 관행을 바꿔야 한다. 정신과 질환으로 간주하고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위주의 처방으로 이어지는 것은 검사에 대한 한계성을 간과한 처사다.

한방의 경우, 근거중심적인 주장을 하기보다는 <황제내경>과 같은 고서를 근거로 절대기준을 삼지 말고, 틀렸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침구 사암요결>에 기록된 ‘어혈방’에 따라 어혈은 무조건 어혈방이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서 탈피할 때다.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은 처방의 일부인데, 마치 전부인 것처럼 단언하는 한의사가 적지 않다. 완치도 아니고 몇 번 호전반응을 시킨 것으로, 만병통치 한의사가 될 수는 없다. 통증스케일이나 ROM(Range of Motion) 등의 일관된 기준을 가져야 한다. 구체적인 통계 및 데이터가 있어야 양방과 제대로 협진할 수 있다.

 

▲양진한치

한국이나 미국에서도 한방 치료를 위해 양방 진단을 하는 병원이 많다. 환자 보내기에 지나지 않으나, 양∙한방 협진으로 미화하고 양방의료기관을 이용해 마치 첨단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과대광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바람직한 양∙한방 협진은 양의사와 한의사가 협의해 치료법에 관한 계획을 세운 후, 그에 따라 공동 치료해 효율과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러한 형태의 협진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진료프로토콜과 약물상호작용에 대한 임상연구 자체가 전무한 실정이다. 지금의 협진은 병원 특화를 위해 양의사와 한의사가 만나는 것에 불과하다. 한국식으로 표현하면 학력고사 객관식 문제풀기 식으로 인간의 몸을 관찰하고 수학능력시험 식으로 환자를 치료하겠다고 덤비는 꼴이다.

아마도 좋은 점수와 좋은 대학은 포기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협진 방식으로는 양진한치의 오류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반쪽 짜리 한의학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보완 방안

메디컬 그룹의 최대 목표는 이윤추구다. 환자 상태보다는 보험금을 잘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진료를 유도한다. 의사는 보험수가를 위해 수술 쪽으로 유도를 하는 경향이 짙다. 실질 치료를 담당하고 통증조절만을 목표로, 양약 처방과 수술이 보험수가를 올리는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통증과 근육문제가 장기화된 환자들이 많으므로 진통제의 강도는 점점 강해져 갈 수 밖에 없다. 여기서 물리치료와 침 치료가 실제 환자들의 불만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양방의사는 한 환자 당 3분이내의 간단한 진료시간 만 할애하므로, 환자들의 불만을 듣는 쪽은 실제 치료를 실행하는 한의사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론은 상이할지라도 인체가 나타내는 증상은 동일하다. 양의학은 증상 위주로 진단 및 처방하지만, 한의학은 환자의 몸을 위주로 먼저 생각하고 치료한다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합의점을 도출해내야 한다.

한의학이라 주장을 하지만 현대의학적 지식을 첨가하지 않으면 옛 이론만 가지고는 접근이 불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관념적 뜬구름잡기 식의 오장육부론에 갇혀있지 않고 객관적 검사자료인 CT나 MRI를 의뢰하는 한의사가 많이 있다.

한의학의 단순객관화와 가시화를 위한 일방적 양방검사 이용이 아니라 단점은 과감하게 배제하고 진단에서부터 치료까지 서로간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각각의 진단 및 치료방법을 존중하고 의학용어가 원활하게 상호 이해되는 이상적인 협진 모델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미 주류 사회에서도 인정받는 의학으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곽태훈 기자(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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