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C
Los Angeles
6.2 C
New York
Thursday, November 21, 2024

불면증의 한방적 치료는?

△한의학에서 ‘불면증’은 영양이나 혈액∙진액 부족, 담음 등의 이유로 나타난다.

사진ⓒAVAVA_shutterstock

 

혈액 조성∙기의 움직임에 문제 있으면 발생

 

현대인의 시각에서 불면증의 유형을 대략 구분해 본다면, 과로나 흥분으로 인한 일시적인 불면, 스트레스 또는 심리적 갈등에서 오는 신경성 불면, 우울증에 수반해서 오는 불면, 뇌의 기질적 병변에 의한 조울증, 분열증 등과 함께 오는 불면 등이 있겠다.

한의학 관점에서 불면의 이유는 크게 ‘혈(혈액, 血液)’에 관한 것과 ‘기(기운, 氣運)’에 관한 것, 두 가지로 볼 수 있다.혈에 관한 불면은 혈액 조성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기에 관한 불면은 기의 움직임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우선 ‘혈’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보자.

 

영양 부족

인체에 흡수되는 산소와 당분의 40% 가량이 뇌에서 소모된다.과로로 산소와 당분이 너무 많이 소모되면 뇌에서 필요한 만큼의 영양이 부족해진다.

이때 대조(大棗), 소맥(小麥), 용안육, 산조인 등을 사용하여 뇌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함으로써 잠을 잘 수 있게 해준다.처방으로는 감맥대조탕, 산조인탕 등이 있다.

잠이 잘 오지 않을 경우 포도주 혹은 소주를 조금 마시면 잠이 오게 된다. 그 이유는 알코올이 당분과 영양을 공급하면서, 긴장 완화와 함께 심박동 강화로 인해서 뇌에 산소와 당분과 영양을 충분히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담음(痰飮)

담음이란 우리 몸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않으면서 조직이나 혈액 중에 남아있는 수분을 말한다.

코 안의 점막이나 기관지에서 수분이 완전히 흡수되어 나가지 않고 남으면, 가래가 되거나 알러지성 비염, 알러지성 천식 등을 만든다. 또한 근육운동을 한 다음에 피로물질이 모세혈관을 통해서 충분히 씻겨 나가지 않으면 근육통이 생기기도 한다.

즉, 인체 각 조직과 장부의 대사물질들이 모세혈관을 통하여 배출되는 과정 속에서 수분이 소변이나 땀으로 충분히 나가지 않고 혈액 중에 남아 있으면 담음이 된다.

이로 인해두통, 현훈, 동계, 무기력, 관절 및 근육통, 부종 등을 만들 수 있다.성품이 예민한 사람들은 이러한 수분 즉 담음(痰飮)으로 인하여 불면증이 생기거나, 때로는 공황장애가 오기도 한다.

뇌에 도달하는 혈액은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담음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면 뇌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게 되고 뇌가 수면의 기전 속으로 들어가기 어렵게 된다. 이런 경우 사용되는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온담탕(溫膽湯)이 있다.

담음(痰飮)으로 인한 불면에는 반하, 백출, 창출, 복령, 택사, 목통 등이 사용되고, 필요에 따라 기운을 돕거나 혈액의 조성분을 돕거나, 혹은 울체(鬱滯)를 풀어 줄 수 있는 약물들이 함께 배합되어 있는 처방이 사용된다.

 

혈액 부족, 농축에 의한 어혈

혈액이 부족하면 보통은 적혈구의 부족을 말한다. 이는 뇌에 충분한 산소의 양을 공급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얼굴색은 위황(萎黃)하거나 창백하게 나타난다.

보혈제로 탁월한 효과가 있는 약물로 숙지황이 있다. 숙지황은 이 한가지만으로도 혈액을 넉넉하게 보충시킴으로써 불면증을 개선시킬 수 있다. 그러나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많이 사용하면, 풍부한 미네랄로 인해서 설사를 하거나 소화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이보다 보혈의 효과는 다소 약하지만 소화 흡수에 문제가 없는 구기자, 원육, 상심자, 하수오 등이 포함된 처방을 사용하여 불면증을 다스린다.

숙지황을 중심으로 해서 빈혈을 치료하는 유명한 처방으로 ‘사물탕’이 있다. 빈혈로 인한 불면증에는 사물탕만으로 증상을 개선시킨다. 만약다른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면 증상에 따른 약물을 추가해서 사용하는데, ‘사물안신탕’, ‘ 인삼양영탕 등이 좋다.

이 처방들은 빈혈 혹은 혈허증을 다스리지만, 동시에 어혈(瘀血)을 다스려 불면을 치료한다. 어혈이란 보통 타박상이나 염좌가 생겼을 때 혈액이 뭉쳐서 생기는 것을 말한다.과로나 스트레스로 어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불면이 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로나 스트레스로 심장 활동이 고조돼 열이 많이 발생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폐의 수분이 많이 소모된다. 때문에 혈중 수분이 많이 줄어들고 혈액이 농축 되면서 흐름이 나빠진다. 이것도 어혈에 속하고, 사물탕 종류가 요긴하게 쓰인다.

이 경우에는 혈부족이지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며 흥분상태가 나타나는데, 농축된 혈액이 뇌를 흥분시키기 때문이다.따라서 사물탕 종류와 함께 흥분을 내리고 열을 식히는 치자, 황금, 황련 등을 추가해 사용한다.

불면증 처방으로 유명한 귀비탕에는 보혈제인 당귀와 원육이 사용된다. 여기에 숙지황을 추가하여 흑귀비탕(黑歸脾湯)으로 사용하면 보혈(補血) 효과가 강화된다. 또한 치자, 시호 등을 가한  가미귀비탕은 보혈(補血)과 함께 열기(熱氣)를 다스려준다.

 

진액 부족

진액(津液)이 부족한 것과 혈액(血液)이 진한 것은 비슷한 현상이지만, 관점이 조금 다르고 치료법도 차이가 있다. 진액 부족으로 불면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아래와 같은 증상과 치료법을 사용하게 된다.

진액이 부족하면 혈액 부족 때에 쓰이는 숙지황 대신 생지황, 그리고 맥문동, 천문동, 오미자 등이 사용된다.이 약물들로 구성된 유명한 처방으로는 ‘천왕보심단’이 있다.

이 약은 습관성이 없으므로 남의 우려가 없는 수면제, 진정제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불면이 심하면 환약으로는 약하고 탕제로 써야 한다. 탕제로 사용하게 되면 미네랄이 풍부함으로 인하여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소화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강주봉 원장(한국 샬롬 한의원)

 

<Copyrights ⓒ 메디컬 한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Advertisement -

More articles

- Advertisement -spot_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