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가 실내외 마스크 착용 권고를 사실상 해제한 가운데 기존 지침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백신 접종으로 급감하던 코로나19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최대 간호사 노동조합인 전미간호사노조NNU는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서신을 보내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 권고 지침을 다시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13일 보도했다.
NNU는 특히 무증상 감염자로부터의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 제안은 과학과 예방 원칙에 근거하며 간호사와 필수노동자, 환자, 대중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려는 것 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미국 내 40개 이상 주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고, 25개 주 이상에서는 입원환자가 증가 추세라는 현실을 반영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일주일간의 하루 평균 확진자는 2만3천346명으로, 그 전주보다 97% 증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초부터 하루 신규 감염자가 1만 명 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9일엔 4만8천200여 명으로 치솟았고, 전날엔 3만2천7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자라 해도 특히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 보건당국은 WHO의 지침은 미국보다 접종률이 낮은 전 세계적인 대유행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NNU는 백신이 코로나19 중증 및 사망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인정했지만 어떤 백신도 100% 효과적이지 않고, 변이가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에어로졸 즉, 공기 중에 떠 있는 미립자 전염을 대중이 인식하도록 지침을 갱신하는 동시에 의료 및 필수노동자의 감염 보고·추적을 의무화하고 접종 완료자의 경증·무증상 감염 등을 기록해 백신 효과를 측정하라고 촉구했다.
CDC는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접종 완료자는 감염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다며 현재의 완화한 지침을 지속해서 옹호해왔다고 더힐은 전했다.
앞서 NNU는 지난 5월 미국의 감염자 급감으로 CDC가 마스크 착용 지침을 대폭 완화했을 때도 여전히 대유행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들은 CDC의 완화한 마스크 착용 지침이 감염된 접종 완료자의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설명하지 못하는 데다 아직 백신을 못 맞는 아동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 등 3종의 백신을 긴급사용 허가한 미국에서는 12살 이상에 접종하도록 하고 있다.
CDC는 지난 9일 새 학년이 시작하는 가을부터는 백신을 접종한 학생들은 마스크 없이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LA 카운티는 감염이 재급증하자 전날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학생들의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칙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뿐 아니라 플로리다주 오렌지 카운티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도 실내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