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따른 해수온 상승으로 전 세계 산호초에서 대규모 백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이 어제(15일) 밝혔다.
로이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NOAA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바다 수온이 기록적인 고온 상태를 보이면서 지난해 2월부터 이번 달까지 북반구와 남반구 모두에서 대규모 산호 백화현상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NOAA는 지난해 2월 이후 적어도 54개국과 영토에서 산호 백화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처럼 전 세계적인 산호 백화현상은 1998년과 2010년, 2018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라고 설명했다.
산호 백화현상은 높은 수온으로 인해 산호 폴립이 조직 내부에 사는 조류를 방출하면서 하얗게 변하는 현상이다. 백화현상이 일어난 뒤에도 산호는 일정 기간 생존하며 수온이 내려가면 회복될 수 있지만, 백화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결국 폐사하게 된다. 1985년부터 위성 측량 자료를 토대로 바다의 열 스트레스를 측정해 온 NOAA는 지난해 초부터 미국 플로리다와 카리브해, 브라질, 태평양 동부 열대 해역 등 세계 각지에서 대규모 백화현상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대보초(Great Barrier Reef)에서도 백화현상이 나타났으며 다른 남태평양과 홍해, 페르시아만의 산호들도 마찬가지 상태라고 NOAA는 부연했다. NOAA 산호초감시기구(CRW)의 데릭 맨첼로 조정관은 전 세계 산호초의 54% 이상이 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수온도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산호 백화현상이 더욱 빈번하고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산호가 폐사하면 바다 환경은 물론 식량 안보,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산호초구상(ICRI)에 따르면 세계 1백여개국에 분포하는 산호초는 전체 해저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종의 무려 25%에 서식처를 제공한다. 비영리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은 전 세계에서 대략 8억5천만명이 산호초에 기대 살아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NOAA는 이미 전 세계 산호초의 30~50%가 훼손됐다면서, 대대적 보존 노력 없이는 금세기 안에 산호가 멸종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