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중 최대의 고용주로 꼽히는 유통업체 월마트가 신입 직원들의 임금을 내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노동자 부족 탓에 많은 고용주들이 임금을 올린 상황에서 이 같은 월마트의 조치는 고용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오늘 (7일) 월마트가 새로 고용하는 시간제 노동자의 임금을 하향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임금체계를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중순 이전까지만 해도 월마트의 온라인 쇼핑 부서 등 특정 분야의 신입 노동자는 기존에 고용된 노동자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임금체계에 따르면 새로 고용되는 노동자들은 가장 낮은 임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월마트의 자체 최저임금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지만, 대부분 시간당 14달러다. 월마트는 임금체계 개편으로 노동자들의 이동 배치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임금이 낮은 부서의 노동자를 임금이 높은 부서에 발령할 경우 임금을 올려줘야 했지만, 앞으로는 추가 비용 없이 노동자의 이동 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만 160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고용시장에서 노동자 우위 현상이 막을 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고용주들이 더 이상 노동자를 불러들이기 위해 높은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도래했다는 이야기다.
월마트는 한때 최저임금 직장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임금을 인상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8%로 작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7천개 증가했지만, 지난 12개월 평균 증가 폭을 대폭 하회하면서 노동시장 과열 둔화세가 뚜렷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