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동부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충돌 등 폭력 사태가 이어지면서 75만 명 가까운 어린이들의 학교 교육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9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동부 노스키부주와 이투리주에서 올해 1월 이후 분쟁으로 문을 닫은 학교가 최소 2천100개에 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 가운데 1천700개 학교는 주변 지역을 반군 무장단체가 점령하면서 치안이 불안해져 문을 닫았고, 119개 학교는 직접 반군의 공격을 받았다.
나머지 300개에 가까운 학교는 난민 수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유니세프는 설명했다. 노스키부주 주도 고마 근처의 난민 캠프에서 살고 있는 약 24만 명의 어린이 역시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고 유니세프는 덧붙였다. 민주콩고에서는 후투족이 소수파 투치족과 온건 후투족 등 80만 명을 살해한 1994년 르완다 학살의 여파로 폭력 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광물이 풍부한 동부에서는 투치족 반군인 M23와 민주군사동맹(ADF) 등 120여개 무장단체가 정부군을 공격하거나 민간인을 학살하는 등 불안한 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르완다 집권 세력과 같은 부족인 투치족으로 구성된 M23은 수년간의 휴면기를 거쳐 2021년 11월부터 다시 공세에 나서 노스키부주의 상당 부분을 장악했다.
이투리주에서는 민간인 살해와 납치·강간을 일삼아 유엔과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 침해의 주범으로 지목된 ADF 등의 준동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런 무력 분쟁으로 민주콩고에서만 57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2천600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민주콩고 정부는 2021년 5월 노스키부주와 이투리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해 계엄령을 유지하는 한편, 같은 해 12월부터 우간다군과 합동 소탕 작전에 나섰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