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가 미국이나 유럽국가에 견줘 코로나19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조처와 규정을 잘 따르고 남들에게 폐를 끼쳐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문화’ 덕이라는 분석이 재차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은 20일 “서구는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가운데 아시아는 바이러스를 궁지에 몰았다”면서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격차’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재확산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은 ‘코로나19 피로감’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느슨히 해 재확산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백신에 희망을 거는 반면에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신속히 대응한 아시아국가는 코로나19와 지속해서 싸우고 있다는 것이 WSJ의 분석이다.
신문은 “아시아국가들은 전국적 봉쇄조처 없이 코로나19를 억제해왔다”면서 이것이 가능했던 요인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접촉자 추적 노력, 감염자를 분리하는 격리프로그램, 엄격한 해외여행 제한, 지속적인 홍보, 사스, 메르스 경험으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조처의 광범위한 수용 그리고 문화적 차이 등을 꼽았다.
WSJ은 아시아국가 정부들이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시행한 ‘감시전략’이 광범위한 확산을 막은 요인 중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한국을 예로 들었다. 이어 “서구는 사생활 침해라는 비판에 아시아의 감시전략을 따라 하지 않았다”면서 “자발적으로 경로를 남기는 애플리케이션이 유럽에 도입됐지만 널리 쓰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서구와 아시아는 감염자·접촉자 격리방식에도 각각 ‘자택격리’와 ‘시설격리’로 차이를 보였다. 그러면서 서구의 자택격리 방침은 “누더기”라고 평가했는데 실제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연구진이 지난달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연구진이 조사한 영국 격리대상자 4분의 3이 ‘최근 24시간 내 집을 벗어난 적 있다’고 밝혔다.
서구와 아시아의 문화차이도 코로나19 대응 성패를 가른 요인으로 꼽혔다. 테오 익 잉 싱가포르국립대 공공보건대학장은 WSJ에 “아시아권 대부분은 ‘나의 독자행동이 타인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은 인식이 잘 받아들여진 상태”라면서 “아시아인들은 (정부의) 권고를 더 잘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아시아인은 미국인이나 유럽인보다 감염공포를 더 느끼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임페리얼칼리지런던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의 지난달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은 80%가 “코로나19 감염이 두렵다”고 했는데 한국보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미국과 스페인의 경우 같은 답을 한 응답자 비율이 각각 58%와 45%에 그쳤다.
리사 정 기자
-ⓒ 메디컬 한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