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근육통 등에 널리 쓰이는 비처방 소염진통제 이부프로펜(성분명)이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 애그리라이프(Agrilife) 연구소의 마이클 폴리메니스 박사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중 하나인 이부프로펜이 효모, 선충, 초파리 등 다양한 생명체들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인디펜던스 인터넷판과 과학뉴스 포털 피조그 닷컴(Physorg.com)이 20일 보도했다.
제빵에 사용되는 효모, 노화연구에 자주 이용되는 실험생물인 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 그리고 초파리에 이부프로펜을 투여한 결과 수명이 평균 15% 늘어났다고 폴리메니스 박사는 밝혔다.
이는 사람으로 치면 수명이 12년 연장되는 것과 맞먹는 효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 생명체들은 수명이 연장됐을 뿐 아니라 건강상태도 전보다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프로펜 실험에는 사람이 일반적인 두통 등에 사용하는 것과 같은 용량이 투여됐다.
이는 이부프로펜이 노화와 관련된 그 어떤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노화과정의 연구와 이해에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폴리메니스 박사는 말했다.
특히 빵 효모에 대한 실험에서는 이부프로펜이 모든 생명체의 세포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이 수명 연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추적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폴리메니스 박사는 강조했다.
인간에게는 트립토판이 음식을 통해 섭취된 단백질로 얻어지는 필수영양소이다.
이부프로펜은 사람에게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인 사이클로옥시게나제(COX)를 차단한다.
그러나 효모, 꼬마선충, 초파리는 이러한 효소가 없고 염증반응도 없다.
따라서 이부프로펜의 항염증 작용이 이 생명체들의 수명을 연장했다고는 볼 수 없다.
이부프로펜 외에도 우리가 이미 사용하고 있는 다른 약들 중에도 생명체의 노화를 억제하는 약이 있을 것으로 폴리메니스 박사는 추정했다.
이부프로펜은 파킨슨병, 치매 등 일부 노화관련 질환 위험을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결과들도 있다.
이부프로펜은 1960년대 초에 영국에서 처음 소염진통제로 개발돼 처방약으로 사용되다가 1980년대에는 의사의 처방 없이도 구입이 가능한 비처방약이 됐고 지금은 애드빌 등의 여러가지 제품명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부프로펜은 지나치게 많은 용량을 복용할 경우 위장, 간 장애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초건강을 위한 ‘필수의약품 명단’에도 포함돼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과학전문지인 ‘공중과학도서관-유전학'(PLoS – Genetics)에 발표됐다./메디컬 한의 기사제휴지 e-헬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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