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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ovember 22, 2024

녹용, 비싸면 무조건 최상품일까?

△사슴 뿔의 끝부분인 분골은 얇거나 뾰족하지 않다. 좋은 분골은 생각보다 통통하고 크다. 사진ⓒ조남욱 기자

 

필자는 지난 20여년 동안 직접 산지에서 녹용을 채취, 절단 및 가공하여 한국에 판매해왔다. 당연히 녹용 수집에서 건조, 절단의 각 과정마다 직접 참여했다.

건재상에서 볼 수 있는 녹용은 일반적으로 러시아산, 중국산, 미국, 뉴질랜드산 등 모두 4개 지역에서 생산된다. 가장 흔한 것은 ‘엘크’로 잘 알려진 미국산이나 캐나다산이다.

한국에서 최상품으로 치는 매화록은 뿔의 길이가 성인 손가락 정도에서 자르므로 희소성 및 상품성은 물론 가격도 높은 편이다. 때문에 한국산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뉴질랜드산이 많이 사용된다.

녹용은 크게 성장인자와 조혈성분, 면역강화효과, 항암효과 등이 있음이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돼 있다. 하지만 이런 성분이 녹용의 모든 부분에 골고루 있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가격이 비싼 분골이 가장 좋을 것이라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분골은 성장인자가 많이 들어있지만 조혈성분이 떨어진다. 상대 이하 부위는 성장인자가 적게 들어있지만 조혈성분은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양기(陽氣)가 응축된 분골은 성장기에는 좋지만, 심혈관이나 고혈압 환자, 중년 이후에 복용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녹용 중 가장 비싼 분골을 복용한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란 얘기다.

분골에 대해 잘못 알려진 얘기가 또 있다. 분골은 4월~늦여름에 생기는데, 통통하고 크며 무른 상태다. 교미기간인 가을 이후에는 뿔이 단단해지면서 ‘사슴’하면 떠오르는 뿔의 모습이 된다. 때문에 보약으로 사용하는 좋은 분골 역시 뾰족하지 않다는 사실.

번식을 위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사슴의 유일한 무기인 뿔. ‘보약’하면 녹용을 생각할 정도로 보약의 대명사의 자리에 오른걸 보면 사슴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은 녹용 장사에게는 사치일까.

김영환(LA 한미건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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