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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26, 2024

알레르기 비염엔 ‘청비환’

사진©shutterstock_Chepko-Danil-Vitalevich

 

보기∙청열∙배독∙해울 등

면역 치료와 비염 치료를 동시에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엔 은근히 무서운 고질병인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 등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코 막힘 증상을 보이는 것은 기본이고, 초기에는 감기로 오인해 시간만 보내다 고질병이 돼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감기가 나았음에도 재채기나 콧물, 코 막힘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알레르기 비염 또는 축농증 등을 의심해봐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두통, 집중력, 기억력 저하 등이 뒤따라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 및 축농증 등의 증상엔 청비환(淸鼻丸) 처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적응증

알레르기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동시에 정상적인 면역기능을 촉진하는 조절작용이 있어야 한다.

매우 안전한 천연 한약재로만 만든 ‘청비환’은 장기간 복용해도 졸림 등의 부작용 없이 외부 호흡기의 염증, 즉 바이러스성이 아닌 급만성 비염 및 축농증 등을 치료한다. 또한 콧물 재채기, 후비루 등 분비물이 있는 증상 치료나 코감기에도 적합하다.

탕제보다 환약의 형태로 만들어 복용이 편리하고 효과도 우수하게 나타나며, 경제적인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청비환은 호흡기의 제반 질환을 원인적으로 치료하는 처방이다. 전신 면역 약재에 인경 약을 가미하여 코와 상기도, 상악동을 비롯한 귀, 눈, 코와 인후부의 알레르기성 염증을 치료하도록 구성되었다.

코와 기관지 폐의 증상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는 주증을 따라 청폐환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상기도와 코 주변의 증상이 주 증상일때는 청비환(淸鼻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처방원리

코와 기관지 그리고 폐는 발생학적으로 동일한 피부조직이다. 수정란의 증식과정에서 피부 조직이 함몰되어 코와 기관지 그리고 폐 조직이 이루어진다.

한의학에서 ‘폐주피모(肺主皮毛)’라고 하는 것은 발생학이 없던 시절에 발견한 놀라운 혜안이다. 호흡기의 치료는 피부의 면역기능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피부질환이나 비염 및 천식질환 치료에 동일한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사용하는 것도 같은 의미일 것이다.

양방의 알레르기 관련 과에서는 비염, 천식, 피부질환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호흡기의 치료에 피부 면역기능을 고려해야 하며, 피부 질환에 호흡기의 면역기능을 조절해야만 효과적인 치료가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갑자기 공기의 온도가 4도 감소하면 인체는 비강을 좁혀 풍한의 침습을 억제하며, 바이러스나 이물질의 자극을 받으면 재채기와 콧물을 분비하여 씻어내어 염증을 방지한다.

한의학에서는 바이러스의 침습일 경우, ‘감모’라는 병명을 사용한다. 체온이 낮고 면역이 저하된 경우, 바이러스가 아닌 진드기나 이물질이 비강이나 호흡기의 점막에 부착되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기능이 작동되어 콧물과 재채기 비강폐색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바이러스는 일정기간 생존 후 물러가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이 호흡기에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지속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나므로 비염의 증세가 장기간 지속된다.

이러한 경우, 감모나 급성비염의 치료에 준하여 치료하면 일시적인 호전 후 재발하기를 반복한다. 따라서 보기, 청열, 배독, 해울 등의 면역과 연관된 치료와 비염의 치료를 동시에 진행해야만 면역반응이 서서히 줄고 증상이 사라진다.

 

▲치료과정

청비환은 바이러스성의 비염에도 효과가 있으나 주로 면역기능이 약화되어 일어나는 비염의 제반 증상을 치료하는데 주안점이 있다.

만성의 증상들은 3~7일 전후에서 점진적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콧병 치료는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체질을 개선시켜 막힌 기운을 뚫는 데 중점을 둔다. 실내 환경이 중요하므로 자주 환기를 시켜주고 바퀴벌레 등 실내 공기를 오염시킬 수 있는 문제를 제거한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달걀, 생선, 콩, 귤, 토마토, 딸기, 아몬드 등의 섭취도 주의한다.

육식을 피하고 담백한 곡물채소, 과일, 해초 등을 즐겨 먹음으로써 기혈의 순환을 잘 되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지름길이다.

치료는 보통 3개월 단위로 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치료 첫 달에 30~50%의 효과가 있을 경우에는 두 달째에는 증세가 90% 이상 사라지게 된다. 세 달째에는 주요 증상 치료라기 보다는 재발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치료라 할 수 있다.

또한 1개월 복용한 후 90%정도가 호전되었으면 이후 1개월 정도의 예방치료를 하고 모든 치료를 마치면 된다.

 

▲임상례

지난 5월, 44세 여성이 알레르기 비염으로 내원한 적이 있었다. 체중은 70kg, 체질은 태음인으로 추정되었다. 주소증은 역시 알레르기 비염으로, 비색증, 재채기, 맑은 콧물, 두통, 항강증(경추디스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아무래도 코가 시원치 않으니 평소 생활도 편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이에 청비환을 1일 3회 7환씩 공복에 15일 동안 복용하도록 처방했다. 2주일 후, 그 환자가 다시 내원했을 때에는 비염 증상이 완전히 치료된 상태였다. 그러나 항강증 치료가 필요해 보여, 추가 치료에 들어갔다.

최근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감기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약 1주일 전에 목 감기 때문에 고생하던 환자가 내원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가벼운 감기로 시작했지만, 며칠 지나면서 코 감기로 발전돼 더욱 힘들어했다. 이 환자에게 청비환 7환을 3일 복용시켰는데, 모든 증상이 사라졌다.

그러나 환을 처방할 때는 복용량이 일괄적으로 같은 것이 아니라 환자의 증상 및 반응도에 따라 가감할 것을 권한다.

강현빈 학회장(대한한의 환단제형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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