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불임은 한방 처방으로도 충분히 치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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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난임(難姙) 또는 불임(不姙)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늦어지는 결혼연령이나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 환경오염이나 음식문화의 서구화, 잦은 음주 및 흡연 등으로 신체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기를 원하는 부부에게 난임 및 불임은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남성 불임의 경우, 남들에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고민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남성 불임은 정자의 수송통로가 막히거나 난자까지 만족스러운 운동이 안 되는 문제도 있지만 대부분은 비정상적인 정자의 문제가 불임의 요인이 된다.
정자가 난관을 여행해 난자 근처에 접근할 수 있는 확률을 보면 절대적으로 수가 많아야 한다. 정작 정자 수는 어떤 요인으로든 최근 수십 년 동안 50%가 감소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수술이나 화학적 약물요법 없이 한방으로 불임을 치료할 방법은 없을까.
▲불임의 한의학적 접근
정자 수가 부족한 남성은 한의학적 변증방법으로 신허(腎虛)한 경우가 많다. 허리나 등골이 아프고 허리 아래로 땀이 많거나 귀에 소리가 나고 어지럽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는 온몸의 진액이 고갈돼 발바닥이 화끈거리는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때문에 한의 치료는 신장을 강화해 신체의 근본인 정(精)을 보충하고, 신체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통해 정자 생산과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불임에 유효한 약재로는 구기자와 토사자를 들 수 있는데, 정자 수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산수유가 정자의 운동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좋다고 하여 자신이 알아서 복용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 및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 한의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환경이나 상황,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해야만 원하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번 호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 불임에 유효한 처방 세 가지에 대해 알아본다.
▲연령고본단(延齡固本丹)
본방은 장년기를 지나면서 노년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사용되는 체력보강의 처방이다. 기억력감퇴, 시력감퇴, 갱년기 무기력 등의 증상을 위해서 자주 사용되지만, 남성 불임에도 효과가 좋다.
적용해볼 수 있는 사람은 남성불임으로서 정자 숫자가 적고 정자 활동력이 너무 약하다는 진단을 받은 경우다. 소화력이 좋은 사람이라면 본방을 사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소화력이 좋으면 본방의 맥문동, 천문동, 생지황, 숙지황이 소화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다. 때문에 1~2개월 가량 복용하면 대개는 정자 수치와 활동력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본방의 구성은 토사자 육종용이 각7.5g, 맥문동∙천문동∙생지황∙숙지황∙산약∙우슬∙두충∙파극∙구기자∙산수유∙백복령∙오미자∙인삼∙목향∙백자인 각각 8g씩, 복분자∙차전자∙지골피 각각 3g, 천초∙석창포∙원지∙택사 각 2g씩을 탕제로 1~2회 나누어서 복용한다.
환약으로 만들어서 복용할 수 있지만, 불임치료를 목적으로 할 경우는 환약을 사용하지 않고 탕약으로 1~2달 안에 정상 상태가 될 수 있도록 치료하는 방법을 택한다.
연령고본단은 육미지황탕과 오자연종환(五子衍宗丸)(토사자, 구기자, 복분자, 차전자, 오미자)이 합쳐져 있는 처방 구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제하함몰과 소변실조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만일 촌맥이 약하면 본방에 황기를 16~24g 추가하여 승함탕(升陷湯)과도 합방한다.
본방에 있는 천초(川椒)는 대건중탕의 천초(川椒)로서 비위를 따뜻하게 해서 소화를 돕기도 하지만, 명문화(命門火)를 도와서 장양제나 명목제로 사용되며 불임에도 효과가 있는 약물로 알려져 있다.
▲보중익기탕
남성 불임으로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 적용한다. 연령고본단으로 소화장애가 생기는 사람에게는 보중익기탕에 오자연종환을 합쳐서 사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오자연종환 이외에 연령고본단에 있는 산수유, 토사자, 두충, 파극, 천초, 원지를 추가해 장양하면서, 맥문동, 천문동, 숙지황, 생지황 대신 적하수오와 백하수오를 보중익기탕에 가해서 사용한다.
맥진상 약하면서 소화력이 약해서 자윤제를 복용하기 어려운 남성 불임에는 보중익기탕의 가감방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제하함몰이 나타나면, 보혈의 공능이 우수한 상심자와 원육을 가해서 적용한다. 또한 백하수오, 적하수오, 상심자, 원육으로 정혈을 보강하는 방법을 쓴다.
이러한 방제법은 남성불임으로서 소화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의 연령고본단에서 맥문동 천문동 숙지황 생지황을 사용하지 않고 백하수오, 적하수오, 원육, 상심자로 이를 대치한다. 여기에 황기를 가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이 된다.
▲고암심신환(古庵心腎丸)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 있는 고암심신환은 남녀 불임에 모두 효과가 좋은 처방으로서, 동의보감 본문에는 허로, 경계, 정중, 유정 도한 이명 등에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면서, 오랫동안 복용하면 머리를 검게 하고 자녀를 얻을 수 있다고 써 놓았다.
본방도 환제이지만 탕제로 사용하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처방 중에 나오는 주사를 사용하지 않고 환제를 짓거나 탕제를 사용하여도 불임치료에 좋은 효과가 나타난다.
고암심신환으로 불임을 치료받은 사람들은 필자의 경험으로 모두 수척하고 얼굴이 흰색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살집이 많고 습담이 있는 사람의 불임에는 신온제가 들어있는 연령고본단이 적당하고, 어느 정도 말라있으면서 습담이 별로 없는 사람에게는 고암심신환이 적당하다.
본방에도 숙지황과 건지황이 군약으로 들어 있어서 이러한 자윤제가 소화가 잘안되는 사람들에게는 위의 보중익기탕 가감방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강주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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